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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사회일반
  • 2019.07.29
  • 1385

세금 도둑 될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 폐기해야 

이낙연 총리의 ISDS 폐지 동의 국회 발언, 개인 소신 발언에 그쳐서는  안돼 

정부는 엄밀한 평가 통해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개혁 방안 마련해야

 

최근 우리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10번째 투자자-국가 간 중재(ISDS) 의향서를 받았다. 말레이시아의 바자야 그룹이 제주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 사업이 중단되어 4조 4000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중재(ISDS) 의향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로써 2012년 론스타 이후 우리 정부가 중재에 휘말린 사건은 10건이 되었고, 누적된 중재청구액은 13조원을 넘겼다. 여기에 사건마다 각각 지불해야 할 중재인 비용, 변호사 비용을 합하면 어마어마한 돈이 국민 세금으로 나가게 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과정에서 ISDS가 독소조항이라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문제제기에 대해 우리가 분쟁에 휘말릴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던 정부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사회에서도 ISDS 개혁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 정부도 이 제도 시행에 대한 엄밀한 평가를 통해 이  제도의 유지 여부와 개혁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도 ISDS 제도의 폐해에 대한 공감대가 커져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가 2017년부터 ISDS 개혁 논의를 시작했고 현재 각국의 개혁방안 의견을 접수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고,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알려진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7월 12일, 국회 예결특위에 출석해 ISDS의 국제적 폐지 움직임에 대한 송기헌 의원의 질의에  “소송 비용이 과다하게 들고 결과 예측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들면서 “강자의 횡포가 될 가능성이 높아 폐지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변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과정에서  ISDS가 독소조항이라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문제제기에 대해 ‘남소 가능성 0%’라며 줄곧 반박하기에만 바빴던 과거 정부의 태도를 떠올리면 상당한 진전이라고 본다.  그러나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의 개혁안 제출 기한(7월) 내에 국익에 부합하는 안을 마련하겠다던 이 총리의 국회 답변 이후에도 정부 차원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결론이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총리의 국회 발언이 개인의 소신 발언에 그치고 마는 것은 아닌지 우려 또한 지울 수가 없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2019년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ISDS 제소 건수가 많은 세번째 국가로 소개되고 있다. 미국, 인도 등 여러 나라들이 ISDS가 포함된 투자보장협정(BIT)을 폐기하고 있고, 유럽법원은 ISDS가 포함된 유럽연합 회원국 간 BIT를 유럽법 위반으로 판결하는 등 국제사회에서도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들이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26일, 참여연대와 민변 등 시민단체들도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제도 개혁방안 의견서 (http://bit.ly/2Zr1EOw)’를 발표하고 관련 부처에 전달한 바 있다. ISDS가 외국인 투자를 촉진한다는 실증적 근거도 부족한 만큼 이제 정부도 ISDS가 투자 정책 본연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지 따져보고, 제도 폐기를 포함해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개혁을 위한 검토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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