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센터(종료) 미분류 2002-04-29   790

‘만약 태어나더라도, 짧고 슬픈 인생이 될 것이다’

(뉴사이언티스트紙, 이탈리아 과학자의 인간복제 임신 주장 관련 논평)- 우리나라 역시 생명윤리법 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

1. 유력한 과학잡지인 <뉴사이언티스트> 4월 5일자에 의하면, 이탈리아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가 인간배아를 복제하여 한 명의 여성의 자궁에 착상하여 8주째를 맞이했다고 보도하였다. 그러나 안티노리 박사는 이 여성의 국적이나 사는 곳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확인하려는 <뉴사이언티스트>의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하고 있어서, 아직 사실 확인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는 오래 전부터 인간복제를 하겠다고 주장하였던 인물이며 그럴 만한 수준의 기술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에 보도된 사실에 개연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2. 만약 안티노리 박사가 배아복제를 통해 임신을 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정자와 난자의 수정이 아니라 체세포 핵이식을 통해 인간을 생산하는 대단히 반윤리적이며 인간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점이 분명하다. 그의 무책임하고 경악스러운 이번 행위는 당연히 전세계적인 항의를 받게 될 것이다. 설사 이번의 시도로 복제 아기가 태어나더라도 그 동안 동물복제의 경험에서 충분히 드러났듯이, 지금의 기술 수준에서는 유산이나 기형아가 아니라 제대로 건강한 아기가 출산이 될 지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영국의 한 의료윤리학자의 말대로 ‘만약 태어나더라도 그 아기는 아주 짧고 슬픈 인생을 살게 될 것’이란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3. 한편 이번 보도를 접하면서 우리는 인간복제 금지를 포함한 생명윤리협약이나 법률이 전혀 없는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해 다시 한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국가들이 인간복제금지법을 제정했거나 그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엔에서도 올해 초부터 인간복제금지협약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과학자들과 생명공학기업들이 연구의 자유니 기술경쟁력이니 하는 이유를 내세워 생명공학의 윤리를 입법화하려는 노력을 지연시키거나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인간복제를 공공연히 옹호하는 의사종교단체 라엘리안이 우리나라에 “클로나이드”(Clonaid)라는 복제전문기업을 설립하여 인간복제를 추진한다고 장담을 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혹시나 이번 안티노리 박사가 시도한 복제 아기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고 있는 것도 국내의 현 실정을 볼 때 전혀 무리가 아니다. 따라서 이런 불행한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국회는 현재 지연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생명윤리법 제정을 더욱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이 자료는 웹사이트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https://peoplepower21.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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