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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별금지법제정
  • 2018.02.07
  • 691

<까칠남녀>는 종영시켰지만 더 많은 '은하선'들이 말하게 될 것

 

EBS가 은하선 작가를 하차시키고 결국 2월 5일, <까칠남녀>를 조기종영 했다. EBS는 <까칠남녀>를 향한 공격이 일자 고정출연자 은하선 작가를 부당하게 하차시켰고, 다른 출연자들(이현재, 손희정, 손아람)이 녹화를 보이콧하자 허겁지겁 종영하게 됐다. 자사 PD들의 제언은 물론 외부에서 쏟아지는 비판에도 하차통보를 철회하지 않았고, 2월 6일, 뒤늦게 시민사회의 요구에 답변하며 “특정 출연자의 행동이 문제”라서 하차를 결정했다는 기존 변명만 반복했다. 

 

불평등에 또 다시 힘을 실어준 교육방송 EBS의 사과와 입장정정을 촉구한다. EBS가 내놓은 공식입장은 초라하다.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성 역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극복하고자 했던” “기획 의도와 그동안 이루었던 일련의 성과”는, EBS의 자가당착으로 재를 뒤집어쓰게 됐다. EBS는 ‘평등’의 메시지를 영향력 있게 전파하고자 하면서도, 그것이 조금이라도 반발에 부딪히거나 공격 받자 그간의 행보를 스스로 뒤엎는 차별행위를 했다. 이러한 ‘한 입으로 두 말하기’는 공적 토론을 통해 차별의식을 바로잡아 나가야 할 교육방송의 책무를 스스로 배반한다.

 

익숙하다. 여성이 해고 0순위로 몰리고, 괴롭힘과 폭력 피해를 겪다가 오히려 퇴출되는 상황이 익숙하다. 성소수자인 게 알려지면 불이익으로 이어지고, 스스로 숨기고 드러내지 않기를 요구 받는 학교와 일터가 우리 주위의 모습이다. 성적 고정관념, 성폭력 감싸기, 성소수자혐오는 미디어에서 버젓이 확대 재생산 되지만 소수자는 자기를 드러내는 것조차 낙인과 비난에 처하며, ‘다른 목소리’는 틀어 막힌다. 본 사건은 아직도 기울어진 바닥, 콘크리트 천장을 극복해야만 소수자가 말할 수 있는 불평등을 드러낸다. 

 

은하선 작가는 바이섹슈얼 여성, 섹스칼럼니스트, 섹스토이 셀러, 퀴어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특히 공격 받았다. 그리고 바로 그 정체성과 위치가 은하선 작가를 <까칠남녀>의 가장 중요한 출연진으로 만든다. 우리는 은하선 작가가 <까칠남녀>에서 용기 있게 행한 것처럼, 평등감수성이 우리사회 곳곳에 스며들 수 있도록, 차별은 줄어들고 평등은 더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활동해가겠다. 차별금지법도 10년째 제정하지 못하고 있는, 성소수자혐오가 만연한 차별사회가 이 사건의 진정한 배경이다. 은하선 작가를 향하는 혐오 선동에 단호히 공동 대응하며,  더욱 강건하게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 사회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바람직한 공동체가 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교육방송의 역할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공동의 목표다. <까칠남녀>는 종영되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은하선’들이 말하게 될 것이다. 

 

 

20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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