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영국 홈플러스 테스코 운영방침은 ‘상생’이라면서, 한국은 왜 반대인가요?

 

홈플러스 테스코는 유통법을 준수하라

마포구 내 도보 10분 거리에 홈플러스 매장 3개 입점 예정

홈플러스, 2011년 동반성장지수 ‘최하위’ 낙제점 받아

 

일시 장소 : 2012. 7. 11(수) 오후 3시 영국대사관 앞(중구 정동 소재)

 

안녕하세요.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위한 마포지역대책위(망원시장상인회, 월드컵시장상인회 등)는 7월 11일(수) 오후 3시, 영국대사관 앞에서 <홈플러스 테스코의 유통산업발전법 준수를 촉구하고 영국대사에게 상인 호소 편지를 전달하는 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마포구 일대에는 불과 2.3㎞ 내 홈플러스가 3곳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마포 지역 상권의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 때문에 상인들은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 1년 가까이 마포구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전국 곳곳 유통대기업 대형마트와 SSM에서 각 지자체를 상대로 의무휴업 조례에 반발해 각 지자체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절차상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자 기다렸다는듯이 홈플러스는 “매주 일요일 영업합니다” 현수막을 걸고 휴일 영업을 강행하여 인근 상인들이 생존권을 지키기가 힘겨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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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 간 한국시민사회의 노력으로 한국의 전통시장을 살리고 상인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유통법, 상생법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인들이 함께 잘 살기 위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편법·기습 입점 및 운영 행태를 보이는 등 기업윤리의 기본원칙과 대중소기업, 상인과의 상생의지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듯이 지난 5월 10일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56개 대기업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홈플러스는 낙제점인 최하위 등급으로 개선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를 위한 마포지역대책위(망원시장상인회, 월드컵시장상인회 등)는 국내 무분별한 입점과 불법 편법적 운영 행태를 보이는 홈플러스 모기업인 영국 홈플러스 테스코에 대해 항의 및 실정법인 유통법을 준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마포지역 상인의 호소가 담긴 편지를 낭독하고 영국대사관에 전달했습니다.

 

붙임1. 영국대사관에게 전하는 서한 전문

 

Scott Wightman 주한영국대사 귀중

 

영국 홈플러스 테스코 운영방침은 ‘상생’이라면서, 한국은 왜 정반대인가요?

 

존경하는 Scott Wightman 대사님. 

 

양국의 조화로운 공존과 협력을 위해 애써주시는 대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저는 절박한 마음으로 대사님께 서한을 전합니다. 

 

이미 소식을 접하셨겠지요. 지난 7월 9일부터 서울 중구 영국대사관 앞에서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반대’ 피켓을 들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월드컵시장 상인들이 1인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에 대해 무분별한 대형마트 입점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수년간 한국 중소상인들이 대형유통기업의 무차별적인 매장 확장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은 대사님도 잘 아실 것입니다. 현재 서울 마포구 일대에는 불과 2.3km를 사이에 두고 홈플러스 3곳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대형유통매장이 3개가 세워진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마포지역 상인들과 NGO가 힘을 모아 마포구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을 저지하기 위해 처절한 투쟁을 벌인지 3년이 되어 갑니다. 그동안 우리 상인들은 장사를 제대로 하지도 못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시장 상인들에게 장사를 접는 다는 것은 생존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 상인들은 대형유통기업들과 함께 잘 살아보자는 절박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한국의 전통시장은 단순히 경제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고유한 전통문화 공간입니다. 그러나 귀국의 유통기업 테스코가 한국의 실정법을 무시하면서까지 사업확장을 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역상권 붕괴는 물론이고 전통문화공간에 종사하는 많은 중소상인의 생존을 위협해 삶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양국 유통기업 간 단순 경쟁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지역경제 전반과 상인들의 생존권이 결부되어 있는 것은 물론 한국 전통문화공간이 파괴되어 가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대사님.

저는 한국의 전통시장에서 23년간 과일장사를 하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집안의 가장입니다. 한국의 전통시장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소상인이지만 나름대로 전통문화공간을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귀국의 유통기업 테스코가 한국의 실정법을 무시하며 다른 나라의 전통문화까지 부정하는 비윤리적이고 부도덕한 행위로 영세한 상인들의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대사님. 

귀국도 지역 상권과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부분 대형유통업체를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도 상인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지정, 대중소기업상생협력을 위한 제도 등을 수정 보완해 유통기업도 살고 전통시장도 함께 잘 살 수 있는 법안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대형 유통업체인 테스코 홈플러스는 법망을 피해가며 불법·편법적인 입점 시도 및 사업 운영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애시당초 함께 잘 살기 위한 ‘상생 의지’ 는 없었다는 의미인 것 같아 속상하고 실망스럽습니다.

 

저는 영국을 ‘신사의 나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는 상대를 배려하고 특히 약자를 배려하는 귀국의 문화가 깊이 인식되어 붙여진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부디 귀국의 유통기업인 테스코도 “신사의 나라” 기업답게 약자를 배려하고 상대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훌륭한 기업으로 남아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대사님. 

테스코 홈플러스의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해 더 이상 지역상권 붕괴와 전통문화공간인 전통시장을 파괴하는 상황이 하루 빨리 중단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상대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보전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양국이 동등하게 자국 상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많은 한국 상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생존권 문제, 그리고 급변하는 산업 문화 속에서 꼭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해 귀국에서 적극적으로 고려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 대사님을 직접 찾아 뵙고 일련의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여러 업무로 인해 바쁘실텐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년 7월 11일

서울시 마포구 상인회 총연합회장 박종석 

 

 

 

[번역 편지]

 

Dear Ambassador Scott Wightman

 

Local Cooperation and Growth in the UK, 

Local Exploitation and Bullying in Korea?

 

Esteemed Ambassador Scott Wightman,

 

I have always been in great appreciation of your ongoing efforts to foster the cooperation and friendship between our two countries. Today, however, I write to you on an issue of much urgency and concern. As you may have already been aware, the shopkeepers of Mangwon Market and Worldcup Market have been leading a series of solitary protests in front of the British Embassy since July 9th. We are gathered in order to protest the imprudent and unethical expansion of the Home Plus supermarkets in our community. The Home Plus brand belongs Tesco, which happens to be based in the UK—it is for this reason that the letter is addressed to you. 

 

As you know, the ruthless growth of giant retailer chains has caused much suffering to small- and medium-sized shopkeepers in Korea for many years now. Today, in the Mapo-gu district alone, three Home Plus stores are set to open within 2.3km –all are within  10-minute walking distance. Three years have passed since the Mapo-gu district shopkeepers and NGOs first started this grueling fight against Home Plus, and during this time we have been hardly able to make our living. For people like us, for whom our daily earnings are barely enough to make ends meet for the day, the inability to open our stores is very much linked with our very survival. Having put our lives on the line, we ask for only one thing: a judicious coexistence with large retailers. 

 

Another important factor that must be considered is the intrinsic cultural value of Korea’s traditional markets. As Tesco continues to expand its presence in Korea–in the meantime, violating the positive laws of the country perhaps–the threat to the local economy as well as to all individuals working in traditional and cultural spaces becomes ever more serious. We ask you to see that the problem is not simply one of commercial competition between the two countries, or of the Korean local economy, but of the serious destruction of Korean traditional culture. You once said that “one of Korea’s great strengths is its traditional culture” and that we can “raise our national brand by combining our modern dynamism with our tradition and history.” I ask you, how are we to combine anything if our traditional culture is on the brink of extinction in nowhere other than our very own traditional markets? 

 

Esteemed Ambassador,

I myself am a father as well as the breadwinner of my family, and I have been making my living for the past 23 years by selling fruits at the traditional market. While I am but a small shopkeeper, my contribution to preserving a place of culture and tradition has always been a great source of pride in my life. At a time when a giant retailer from your country unethically flouts both the positive law and the traditional cultures of our land, I, as a small shopkeeper, am forced to wonder whether I must abandon my life profession.

 

Esteemed Ambassador,

We understand that in the UK, certain regulations are enforced upon giant retailers in order to protect the local merchants and the economy. Similar regulations also exist in Korea in the form of limits on operating hours and mandatory holidays, among many other measures to foster the cooperation between big and small businesses. They exist in order to protect the basic rights of merchants and to protect the local economy. Tesco Home plus, however, has refused to heed these regulations. It has evaded the law and attempted to operate and expand illegally. We are greatly disappointed, because such actions are very clearly contradictory to the company’s philosophy of cooperation and respect. 

 

In our country, the UK is always remembered as the ‘country of gentlemen.’ I believe that such nickname was given because of your culture of giving regard and care to others, especially to those less privileged. We sincerely plead Tesco to remain true to the  ‘gentlemen’s spirit’ of its home country and to respect the traditional culture of other nations.

 

Esteemed Ambassador, 

In closing this letter, we sincerely ask for a stop to the harmful business expansion methods of Tesco Home Plus, putting and end to its destruction of our local economy and of traditional markets. We believe that the conscious effort to understand and care for the traditional culture of one another is the first step to an equitable protection of our respective economies. Once again, we ask the British Embassy to consider the struggles of the Korean shopkeepers, fighting for our very basic rights, as well as the traditional culture of Korea. 

 

We hope to meet you in person soon to discuss these matters of extreme urgence and necessity. Thank you for taking the time to read this letter.   

 

11 July, 2012

President, Seoul Mapo-Gu District Shopkeepers Association

Jong Seok Park

 

 

 

붙임2. 홈플러스 테스코 본사 항의 서한

 

홈플러스 테스코 본사 항의서한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합정동 홈플러스 테스코 입점저지를 위한 마포지역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입니다.

대책위는 마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마포 지역 6천 가구의 조합원이 가입되어 있는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 등이 함께 결합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홈플러스 본사에 이렇게 서신을 보내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마포구 반경 2.3 킬로미터 이내에 이미 홈플러스가 두 곳이 입점해 있습니다. 국내 최고 매출을 자랑한다고 소문이 나있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내 홈플러스와 1.8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망원역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입점해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국 홈플러스는 또다시 망원역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불과 0.5 킬로미터 떨어진 합정동에 홈플러스 입점 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입점 예정인 합정동 홈플러스에서 불과 600미터 떨어진 곳에는 한국의 전통 시장인 망원시장과 월드컵 시장이 있습니다. 이 두 시장은 마포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그 역사가 이미 50년에 이르고 있습니다.

 

만약 합정동에 홈플러스 테스코가 들어올 경우 600미터 거리에 있는 한국의 전통 시장은 초토화가 될 것입니다. 시장 상인들은 올 1월부터 합정동 홈플러스 테스코의 입점을 막아내기 위해서 4차례에 걸쳐 시장 문을 완전히 닫고 마포구청, 국회 앞, 한국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미 한국 내에서는 이 부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습니다.

 

마포구청과 마포구의회 역시 합정동에 홈플러스가 입점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2만명도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을 반대하는 서명을 했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이미 상암동 홈플러스와 망원역 홈플러스가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2.3 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합정동에 홈플러스가 들어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과 2.3 킬로미터 안에 홈플러스가 세 곳이나 입점한다면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테스코 본사가 ‘지역 공동체와의 약속’을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 테스코는 지역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우리는 홈플러스 테스코 본사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 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이미 한국 기독교 감리교 마포지회 20여 곳의 교회에서도 홈플러스가 또다시 입점하는 것에 대해 명백한 반대의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홈플러스 테스코 본사 사장님 이하 임직원 여러분.

한국의 수도 서울의 한 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비상식적인 일에 대해서 조치를 취해 주십시오.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될 경우 홈플러스 테스코 기업이 이미지 또한 나빠질 것이 자명한 일입니다. 이미 서명한 지역 주민 2만명을 포함해 지역 시민단체들도 점차 홈플러스 테스코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형마트로 인해 영세 상인들이 줄줄이 도산을 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합정동 홈플러스 테스코까지 들어오게 된다면 골목상권은 물론 전통시장까지도 문을 닫아야 할 상황입니다. 지역의 영세 상인들과 더불어 공존하는 홈플러스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2012. 7. 11

 

합정동 홈플러스 테스코 입점저지를 위한 마포지역 주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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