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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권리
  • 200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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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아이들’ 위한 아동센터…‘선생님 희생’에만 의존

[참여연대-민변-한겨레 공동기획] 서민입법이 희망이다 ②-1


전국 빈곤아동 9만여명 보살피는 ‘마지막 울타리’
정부지원금 턱없이 부족…교사월급 100만원 미만
“지원근거·지역아동센터 역할 재정립 법제화 절실”

»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송파 꿈나무 지역아동센터’에서 11일 오후 어린이들이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회의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민지(10·가명)는 매일 밤 반지하 단칸방(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혼자 잠든다. 다음날 아침 지방에서 일하는 아빠의 전화를 받고서 일어난다. 학교 갈 준비도 민지 몫이다. 방과 후, 학교 친구들이 대부분 학원으로 가버리면 홀로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온다.

민지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의 별거로 아빠 손에서 자랐다. 식당에 채소를 납품하던 아빠는 지난해 말 사업에 실패한 뒤 전국을 떠돌며 건설현장을 찾아다니고 있다. 끼니 거르는 일도 잦아, 보다 못한 삼촌이 가끔씩 찾아와 밥을 챙겨줬다. 그러다 지난달, 삼촌이 집 근처 ‘송파 꿈나무 지역아동센터’란 곳에 민지를 데려갔다.

그곳은 민지한테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친구가 생겼고, 밥을 굶지 않아도 됐다. 글쓰기, 종이접기 수업도 받는다. 저녁을 먹은 뒤 5·6학년 언니, 오빠들의 수업이 시작되면 민지는 센터 작은방에서 공기놀이 같은 걸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다시 홀로 집으로 돌아간다. 유은진 센터 소장은 “처음 올 땐 말투가 다소 거칠었는데 한 달만에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가난 등으로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지역아동센터’는 벼랑 끝 울타리 같은 곳이다. 주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아이들이 다닌다. 12일 보건복지가족부 위탁 기관인 ‘지역아동정보센터’ 자료를 보면, 전국에 3274곳(지난 6월 기준)이 있다. 이 가운데 정부 지원을 받는 곳은 2788군데(85.1%)다. 이곳을 찾는 아이들은 2004년 2만3347명에서 지난 6월 9만4406명으로 4배정도 늘었다.

그런데, 지역아동센터들이 정부 지원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지의 안식처인 송파 꿈나무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한 달 지출이 800만~900만원에 이르는데 정부 지원금은 그 절반 수준인 480만원(운영비와 급식비)에 불과하다. 이곳 아이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는 80만~100만원의 월급밖에 받지 못한다.

그나마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하는 곳은 더욱 열악하다. 서울 광진구 군자동 ‘희망세상 지역아동센터’는 지난 2006년 한 풀뿌리 시민단체 사무실의 지하 공간을 빌려 공부방으로 출발했다. 지하는 복지부의 시설기준에 어긋나 신고조차 못했다. 정부 지원이 없어 이곳 선생님들은 월급 없이 일했다. 다들 오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에 수업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월세 70만원(보증금 1000만원)짜리 지상공간을 마련하고서야 겨우 신고를 할 수 있었다.

지난 2006년 문을 연 ‘사과나무 지역아동센터’(서울 용산구 청파동)는 규정 교사인원(2명)을 채우지 못해 3년 동안 정부 지원을 받지 못했다. 윤혜경 희망세상 지역아동센터 소장은 “지역아동센터가 언제까지 희생과 봉사, 헌신만으로는 운영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시설 규모에 따라 운영비를 차등지원한다. 학생 10인 미만(교사 1인) 시설은 220만원, 10∼30인 미만(˝ 2인) 시설은 320만원을 받는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분담한다. 급식비는 지자체에서 지원하지만, 이를 소홀히하는 지자체도 있다. 보통 어린이 1명당 2500~3000원 정도를 지원하는데, 전남의 한 센터는 700원을 보태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선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사회 곳곳에 방치돼 있는 빈곤층 어린이가 너무 많다”며 “빈곤아동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아이들을 보듬어 주는 기관으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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