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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권리
  • 2014.04.28
  • 1688

[소소권, 작지만 소중한 권리]모바일 상품권 ‘유효기간’ 없애야

ㆍ업체가 맘대로 정해 놓고 안 쓰면 떼먹겠다는 건가

 

“모바일상품권은 금방 안 먹으면 상하는 음식인가요?” 무슨 얘기일까? 직장인 김정현씨(31)는 석 달 전 여자친구에게 보내기 위해 케이크 모바일상품권을 샀다. 결제는 휴대전화로 했다. 이후 여자친구와 함께 프랜차이즈 제과점으로 가서 여자친구의 휴대폰에 저장해둔 상품권을 보여줬다. “고객님, 유효기간이 지난 상품권인데요.” 알고 보니 김씨가 산 모바일상품권의 유효기간은 고작 60일이었다. 

 

김씨는 화가 났다. “아니, 내 돈 주고 산 상품권인데 도대체 왜 상품권에 유효기간이 붙는 거죠? 상품권이 60일 지나면 썩어버리기라도 하는 겁니까?”

 

김씨는 환불을 받으려 했지만 절차는 복잡했다. 환불하려면 자신의 신분증과 통장 복사본이 필요했고 이를 팩스나 e메일로 상품권 발급회사에 보내야만 가능했다. 서류를 갖춰서 보냈지만 하나가 빠졌다고 했다. 상품권 선물을 받은 사람의 서명이 들어간 ‘환불동의서’도 받아오라고 했다. 김씨 입장에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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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간 미사용액 200억대… 주무기관 “막을 법규 없어”

기업 시각만 그대로 반영 복잡한 환불체계도 문제

 

2008년부터 시작된 모바일상품권 시장은 해마다 그 몸집을 불리고 있다. 연간 시장 규모만 2008년 32억원대에서 지난해 1413억원으로 5년 만에 40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당초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는 온데간데없어졌다.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당하게 자기 돈을 주고 산 것이라 현금과 똑같지만, 여기에 마음대로 유효기간을 붙여 이를 쓰지 못하면 그 금액만큼을 고스란히 기업이 먹는다. 실제로 경제정의실천연합이 지난해 12월 당국으로부터 자료를 받아본 결과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13억원가량이 사용되지 않은 상품권으로 드러났다.

 

복잡한 환불 체계도 문제다. 대부분 업체들은 유효기간 이후 5년까지 구매금액의 70~90%가량을 환불해주겠다는 약관을 달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약관은 찾아보기도 힘들다. 이렇게 5년을 넘겨 기업으로 귀속된 금액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3억2000만원에 달했다.

 

왜 유효기간이 붙는지에 대해 모바일상품권을 관리하는 주무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법적으로 막을 법 조항도 없고, 상품권 금액이 소액이라 업체 재량에 맡기고 있다”였다.

 

유효기간을 두지 않고 나중에 상품권에 지정된 상품이 품절되면 소비자에게 다른 상품으로 내주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답은 비슷했다. “상품 공급업체가 해당 상품 재고를 마련하는 비용이 들고, 다른 상품으로 대체할 경우 업체들도 ‘재고 정산이 어렵다’고 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기업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설명이었다.

 

미래부는 지난 2월 상품권의 기한을 2~3개월씩 늘렸다고 했다. 시행은 6월부터다. 환불도 앞으로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본인인증을 받고 이용자가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가능하게 간편화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씁쓸하게 말했다. “소비자가 봉이라니까 어쩌겠습니까. 썩기 전에 (써)먹읍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기사원문보기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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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과 참여연대는 함께 잃어버리거나 빼앗긴 ‘생활 속의 작은 권리 찾기’ 기획을 공동연재합니다. 시민여러분의 경험담과 제보를 받습니다. 제보처 : 참여연대 min@pspd.org  경향신문 s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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