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시민권리 2009-01-05   833

KBS는 다시 정권의 나팔수로 변질되는가?


 참여연대 등 400여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하여 활동하고 있는 민생민주국민회의(준)는 1월 5일 아래와 같이 kbs앞에서 회견을 열었습니다. 1월 6일 오전 10시에는 조선일보 앞에서 동일한 내용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습니다. <민생희망본부 알림>

[기자회견문] ‘MB악법’·언론법 개악 관련 KBS 보도 행태 규탄
 
KBS, 다시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국민에게 버림받을 것인가?
–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악법 강행을 제대로 보도하라



공영방송 KBS는 끝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권의 나팔수’로 되돌아 갈 것인가? KBS의 ‘이명박 정권 눈치보기’, ‘이명박 정권 홍보’ 행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정연주 사장을 초법적으로 쫓아낼 때부터 국민들은 KBS의 ‘변질’을 우려했었다. 그러나 ‘청부사장’ 이병순 씨가 사장으로 들어선 후 KBS가 보이고 있는 행태는 국민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KBS 뉴스의 급속한 ‘변질’은 충격적이다.

KBS 뉴스는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커녕 정권에 불리한 내용은 외면하거나 축소했다. 반면 대통령의 시시콜콜한 동정까지 보도하고 정부 발표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는 ‘홍보성’ 기사들이 늘어났다. ‘공영방송’ KBS를 돋보이게 했던 탐사보도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고, 사회현안에 대한 비판적인 의제설정 기능도 사실상 마비되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MB악법’과 이로 인한 국회 파행에 대해서도 KBS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포기한 듯한 보도태도를 보였다. KBS 뉴스는 ‘MB악법’의 내용이 무엇인지, 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MB악법’을 반대하는지, 한나라당의 ‘MB악법’ 강행 추진이 절차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등 공영방송으로서 꼭 따져봐야 할 최소한의 내용조차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대부분 보도들이 국회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에 초점을 맞춰 여야를 싸잡아 비난하고, 여야의 주장을 나열했을 뿐이다. 이른바 ‘심층보도’라며 내놓은 몇몇 보도 역시 법안에 대한 심층분석이 아니었다. 오히려 국민의 정치냉소주의를 부추기고, 여당의 악법 강행추진이라는 국회 파행의 본질을 흐림으로써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게 힘을 싣는 결과를 낳았다.

악법에 반대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외면하거나 왜곡했다. 언론노조가 언론 악법에 반대해 총파업에 들어가자 KBS는 ‘방송차질’에 초점을 맞췄다. 언론노조가 왜 총파업까지 벌이면서 한나라당 언론 법안을 저지하겠다고 나섰는지, 왜 한나라당 언론 법안을 ‘민주주의 파괴 법안’이라고 하는지 짚어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KBS는 새해 타종행사에 모여든 시민들이 ‘이명박 퇴진’, ‘악법 반대’를 외치는 유례없는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타종식 생중계에서 ‘촛불시민’의 모습을 가리고, 야유소리를 ‘박수음향’으로 덮어 비난을 받은 KBS는 새해 첫날 저녁 메인뉴스에서조차 타종식에서 터져 나온 정부 비판 목소리를 외면해 국민의 분노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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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KBS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KBS가 ‘독재권력의 나팔수’라는 오명을 벗고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렸다. 국민들이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진전시키고, 양심적인 방송인들이 방송독립을 위해 투쟁한 덕분에 KBS는 ‘독재권력의 나팔수’에서 공신력 있는 공영방송이 될 수 있었다.

이명박 정권이 KBS를 장악하겠다고 나섰을 때도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KBS를 지켰다. ‘청부사장’이 들어서고, 비판적인 시사프로그램이 폐지되고, KBS 뉴스가 비판성을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국민들은 KBS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사회 민주주의를 위해 공영방송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번 망가진 공영방송을 다시 공영방송답게 만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BS는 공영방송을 지키려는 국민의 노력과 공영방송에 거는 국민의 희망을 계속 짓밟고 있다. 정녕 국민이 ‘공영방송 KBS’를 포기하고 KBS와 맞서 싸우는 상황을 바라는 것인가?


우리는 KBS에 엄중하게 촉구한다.

이명박 정권의 독선적 국정운영과 경제 실정, 민주주의 파괴 행태를 제대로 보도하라. 그리고 국민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악법, 재벌과 수구족벌신문이 방송보도까지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악법, 재벌에게 은행까지 넘겨주겠다는 악법, 남북관계를 파탄내겠다는 악법,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겠다는 악법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든 ‘MB악법’과 한미 FTA 비준동의안 밀어붙이기의 문제점을 제대로 보도하라.

4일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한나라당 악법 처리가 일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악법 강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KBS는 한나라당 악법이 어떤 내용인지, 그것이 우리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충실히 보도해야 한다. 그것만이 국민에게 버림받지 않는 길이다.

KBS가 끝내 ‘MB악법’을 외면하고 ‘이명박 방송’, ‘한나라당 방송’의 길로 나아간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KBS의 구성원들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권의 나팔수’였던 KBS가 국민들에게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국민이 얼마나 무섭게 KBS를 심판했는지 상기해야 할 것이다.

KBS가 국민의 마지막 기대를 꺾지 않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2009년 1월 5일
민생민주국민회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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