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칼럼(cc) 2009-10-12   1299

[국정감사 방청 후기] 교육위, 국정감사 연이어 파행

국정감사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18대 국회 들어와서 이번 국정감사는 작년에 이어 2번째입니다. 요즘 신문기사 등을 통해 의원들이 국정감사 전 여러 피감기관에 자료 요청한 내용이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이번 국정감사, 연일 ‘파행’이라는 단어도 함께 검색이 됩니다.

지난 9일(금)은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가 서울시교육청에서 있었던 날입니다. 그 날 국감도 결국 파행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늘 다시 교육위 국정감사가 시작되었지만 잘 이어질지 의문입니다.

국정감사는 대한민국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입법부가 행정부의 국정계획과 집행내역을 파악하고 수행할 정책의 방향을 검토·제안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각 상임위별로 피감기관만 하더라도 몇 백개가 넘기 때문에 의원실에서도 엄청 바빠지는 시기이고, 피감기관의 공무원들도 야근의 연속입니다.

국정감사, 모두 생중계해야

참여연대는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국회가 정부를 상대로 꼭 따져 물어야 할 주요 과제를 발표하고, 국감 기간 내내 모니터링을 합니다. 짧은 시기에 많은 피감기관들을 다루는데 많은 한계가 있지만 국감이 잘 진행되는지 살피는 것이 시민단체의 역할이지요.

그런데 국감 일정 및 장소 등에 대해서는 잘 공지가 되는 편이지만 아직 모든 국감이 생중계되지않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진행되는 일부 국감만 생중계를 하기 때문에, 모니터를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잘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결국 생중계를 하지 않은 부분은 직접 ‘현지’에 가야만 합니다.

9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 또한 직접 방청을 해야 했습니다. 모든 국감에는 생중계를 해 주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라도 당연한 게 아닐까요?. 그래야 의원들이던, 피감기관이던 긴장하고 제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있겠지요. 시민들이 의원들을, 정부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차라리 안들리는게 나아요”

 9일 서울시교육청 국감 시작하기 전인 30분전. 서울시교육청 문 앞에는 1인시위 및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서도 서울시교육청의 ‘수강료 상한제’ 폐지 내용을 담은 학원 규칙 일부개정안에 대해, “수강료 상한제는 폐지되거나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되어야 할 시점”이라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워낙 사안이 많아 침묵시위로 대체하고 말았습니다. 아쉽게도 서울시교육청 국감에는 이 내용이 다뤼지지 못했습니다.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수강료 상한제’ 폐지 내용을 담은 학원 규칙 일부개정안에 대해, “수강료 상한제는 폐지되거나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되어야 할 시점”이라는 내용으로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국감장에 들어서면 둥그렇게 의원들이 여야 나눠 앉아있고, 그 가운데 상임위 위원장이 앉아 있습니다. 피감기관으로 서울시교육청에 증인출석 요청된 사람들은 그 뒤로 5-6줄 정도 열에 맞춰 앉아있고요. 서울시의 11개 각 교육장들과 서울시교육청의 국장 등은 모두 양복을 입고 약간은 긴장된 상태로 앉아있었습니다. (전 그 분들의 뒤에 앉아 있었기에 얼굴은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뒤에 앉아있으면 질의 및 대답 내용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 모니터를 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몇몇 교육장들은 미리 준비해 온 예상 질의 및 답변을 살펴보는 듯 했고, 간혹 쉬는 시간에는 이런 대화도 오고 갔습니다.

“뒤에 있으니까 잘 안들리고, 심심하잖아.”

“차라리 안들리는게 나아요”

10시 15분 국감이 시작되었습니다. 약 50분간 의원들의 진행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시작부터 막말이 오고 갑니다.

“이성을 지키세요!”

“지금, 이성을 잃게 하잖아요!”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목소리를 높입니다. 야당이 전 날인 8일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때는 잘 안하려고 하고, 정치공세 하기 좋은 서울시교육청만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야당은 정운찬 총리를 교육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여당은 대정부 질문을 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박이 오고 갑니다. 8일 경기도 교육청 국정감사의 파행이 이어질 것처럼 보입니다. 

드디어(?) 11시가 넘어서야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업무보고가 진행되었습니다. 작년 교육위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치닫게 한 장본인이십니다. 현재 공정택 교육감은 선거과정에서 불법 선거자금을 조성한 혐의(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 위반)등으로 1심과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지만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끝까지 ‘버티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당선 무효형 선고의 근거가 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 위헌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까지 했습니다. 국정감사에서 ‘또 다시’ 얼굴을 보게 되다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 9일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장 뒷모습  
 

15분간 업무보고를 공정택 교육감이 읽고, 바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이상민 의원(자유선진당)

학원 적정수강료 산출시스템 운영이 왜 아직까지 시범인가?

->시범을 해보니 생각한 것대로 되지 않고 있다.

–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지 않나?

-> 300여개 학원이 시범운영을 하고 있고 검토 분석해서 시행여부를 결정토록 하겠다.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

– 8일 위탁급식업체 부도에 따라 급식중단 사고가 일어났다. 오전수업만 하고 보내더라.

-> 조치를 취하겠다.

 – 법에 따라 내년부터 급식업체들을 모두 직영화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왜 서울만 아직까지 위탁급식 업체 비율이 45%가 넘느냐. 오후까지 직영급식 전환 기획서를 제출해 달라.

권영진 의원 (한나라당)

– 외고 입시문제가 심각하다. 오히려 학력이 더 저하되고 있다. 이에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올해 연말까지 외고를 전환시킨다는 얘기가 있다.

-> 그렇게 하겠다.

김영진 의원(민주당)

– 4.15파동 이후 교육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는가? 0교시 수업부터 야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설 모의고사를 포함해 무려 1년에 16번의 시험을 본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0교시 수업을 철저히 단속하겠다. 사설 모의고사를 줄이려고 하지만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신경쓰겠다.

– 일제고사 문제가 많은데 재검토하시겠는가?

-> 그렇게 하겠다.

–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들을 법적 근거 없이 해임, 파면의 징계를 하고 있다. 재검토 할 것인가?

-> 국감 끝나고 보고하겠다.

질의는 대부분 길지만 대답은 짧습니다.

작년엔 공정택 때문에, 올해는 정운찬 때문에 파행?

 1시 40분에 잠시 감사중지가 시작된 후 4시가 되어서야 재개하였습니다. 하지만 또 다시 의사발언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운찬 총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 작년에는 공정택, 올해는 정운찬 건으로 파행이 치닫고 있다. 여당의 입장을 정치적 입장으로서는 이해하지만 동료의원 전체가 규칙도 없고, 막무가내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정운찬 총리를 국민들이 납득 못하고 있다. 청문회장에서 거짓말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공정택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교육계에서는 도덕이 가장 중요하다. (권영길 의원)

– 왜 정운찬을 부르지 못하냐. 결단을 해 달라. 분명한 것은 진실이란 게 있다는 것이다. 정운찬 감싸기가 많다. 올해 국정감사 중에서 정운찬 만큼 중요한 것이 어딨느냐. 이것은 국가공무원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다. 이래서 국가의 근간이 어떻게 되겠느냐. (최재성 의원)

이에 여당은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합니다.

– 증인채택의 문제는 중요하지만 국감을 위한 증인이지, 증인을 위한 국감이 아니다. 국무총리 증인 채택 부분을 흔쾌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한가지로 정리하면 증인은 피감사 행위에 대한 사실 행동을 위해 부르는 것이다. 대상기관에 대한 사실 확인해 나가는 과정이어야 할텐데 정운찬 총리는 퇴임한 전직총장이다. 감사의 대상으로서는 퇴임했기에 감사대상이 아니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교과부 장관이 대답해야 한다. 여당에서는 대안으로 국감 기간 내에 전직 서울대 총장의 겸직, 비리 사실에 대해 총리실과 서울대 입장도 들어보고 해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만약에 총리의 자격문제는 국감에서도 다룰 수 있지만 대정부 질문에서 다루는 것이 옳다는게 여당 여러분들의 입장이다. (황우여 의원)

박영아 의원(한나라당)은 증인신청 관련해 여야가 공방하게 된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며 중간에 퇴장을 했습니다.

국감은 오후 늦게 한나라당 의원들이 1∼2명을 제외하고 집단퇴장하하면서 결국 오후 11시께 산회가 선포됐습니다.

언제까지 국정감사가 이렇게 파행으로 치달아야 할까요?

의원들 스스로 국정감사의 중요성을 인정합니다.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서로 막말을 하고, 국정감사가 언제까지 파행으로 이어져야 하나요? 

의원님들,

국정감사, 시민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십시오.

<의원들의 말말말>

조전혁 의원 : (이성을 지키세요라는 야당 의원의 말에 반박하며) 이성이 싱싱하게 살아있다. 야당의 조직적인 작전에 의해 파행을 빚게 됐다는 의혹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강래 원내대표의 지휘하에 교과위 국감이 파행되고 있으니 이 원내대표를 증인으로 요청한다. 안민석 의원도 증인으로 출석해라.

권영길 의원 : (공정택 교육감을 향해) 벌써 1심과 2심 당선무효형을 받으셨는데, 교육감으로서 명예를 지키라고 했었는데 기억하나? 그런데 이렇게 또 이 자리에서 보게 되니 가슴이 참 답답하다.

안민석 의원 : 정운찬 총리가 총장 시절의 여러 문제점들이 나오고 있다. 공정택 교육감 또한 작년에 선거자금 관련하여 호되게 몰아붙였었다. 하지만 공정택 교육감은 지금 정운찬 총리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2009 국정감사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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