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일반(cc) 2015-01-20   1440

[기자회견] 용산 화상경마장 노숙농성 1년

“박근혜 정부와 마사회는 언제까지 선생님·학부모·주민·종교인들을 차가운 바닥에서 밤을 지새우게 할 것인가?”

– 아이들과 주민들을 도박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노숙농성 1년!

– 마사회가 화상경마도박장 입점을 포기할 때까지 농성 계속!

 

– 주민과 학부모가 노숙농성이라는 극한의 방법으로 교육환경·주거환경 위해 희생한 게 벌써 만 1년, 2013년부터 시작한 화상도박장 반대 투쟁은 벌써 630일 째

– 학교 앞 도박장을 계속 추진한다면 노숙농성도 계속 될 것임을 선포하는 기자회견 

 

※ 일시·장소 : 1월21일(수) 오후 2시,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저지 주민농성장 (원효대교 북단)

20150121_노숙농성1년

20150121_노숙농성1년 

1. 작년 1월 22일은 참 추웠습니다. 농성장을 시작했던 그 날도 오늘처럼 수요일이었습니다. 제사 음식 준비와 친지 방문 계획이 바쁜 설날 일주일 전이었지만 우리는 농성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민족의 명절인 설 이전에는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개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마사회의 그간 입장을 완전히 뒤엎고 2일 후인 금요일에 입점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노숙농성’, 말만 들어도 두려운, 이 엄청난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학부모이고 주민인 우리가 다른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2년 가까이 용산 주민 17만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고,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1인 시위를 했고, 매주 쉬지 않고 기도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상경마도박장이 입점하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 앞, 우리 아이들이 뛰노는 주택 앞에서 말입니다.

 

2. 농성 선포를 하고 천막을 설치하려니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경찰들이 우리를 막았습니다.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우리 아이들을 지키겠다고 나선 선생님, 학부모, 주민들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우리를 끌어내고 밀쳐냈습니다. 우리는 누구를 위협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가치를 지키겠다는 이유인데도 내동댕이쳐졌습니다. 그렇게 천막도 못치고 차가운 땅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나?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서러움이 복받쳤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쓰러질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옳은 것이고, 또 우리만 바라보는 아이들을 모른 채 할 수 없었기에 다시 힘을 냈습니다. 그렇게 학부모로서, 주민으로서 이겨낸 결과 마침내 새벽이 되어서야 마사회와의 실랑이 끝에 극적으로 농성장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막아줄 홑겹 텐트 하나가 생긴 것만으로도 기뻤습니다.

 

3.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시작한 노숙농성이었습니다. 학부모, 주민인 우리가 노숙농성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걱정하며 시작했지만 벌써 1년을 했습니다. 농성장에서 설날을 보내고 꽃이 피고 지고, 비닐하우스같이 푹푹 찌는 여름도 보냈습니다. 농성장에서 한가위 달을 보고 매서운 추위도 이겨내며 2015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그 곳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곳에서 우리는 이웃의 마음을 나눴습니다. 그 곳에서 우리는 도박의 피해를 더 많이 알았습니다. 

 

노숙농성 1년은 우리와는 먼 이야기로 생각했지만, 어느새 우리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돌이켜보면 따뜻하고 시원하고 웃음꽃이 넘쳐나는 1년이었습니다. 1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수세미를 팔아서 마사회 빌딩을 사겠다며 뜨개질을 하고,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꽃꽂이로 농성장을 환하게 만들고 한문을 배우고 책을 읽었습니다. 새 단장한 농성장 집들이로 이웃과 맛있는 밥과 음식을 나눠먹은 건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4. 지난 1년 동안 마사회는 학교와의 거리를 120미터나 늘리면서 민원 제기 가능성 없다며 농림부에 허위보고를 하였음이 드러났고, 전과자를 경비로 채용한 것도 모자라 경비들을 이용하여 집회를 방해했음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마사회 이사가 선출한 평가위원이 임시개장 평가를 했음에도 공정했다는 둥, 형편없는 평가 결과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식개장을 하겠다는 둥, 마사회를 공기업이라고 하기 힘든 파렴치한 행동을 했음에도 여전히 용산에 언제라도 화상경마도박장을 열려고 준비 중입니다.

 

5. 우리는 이 싸움을 멈출 수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아이들이 내민 손을 잡은 맨 처음의 그 마음을 결코 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살아야 된다고 가르치는 학교 교실에서 도박장을 바라보고 있게 할 수 없습니다.

학교 다니면서 도박으로 병든 사람들을 보게 할 수 없습니다. 부모들이 도박장에 다니게 되어 가정이 파탄 나게 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우리의 아이들을 미래의 ‘도박 꿈나무’로 키울 수 없습니다.

 

6. 농성 1년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그 짐을 나눠가졌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나눠가진 짐으로 우리의 아이들이, 우리의 이웃이, 용산이, 대한민국이 도박으로부터 보호될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사회가 화상경마도박장 입점을 포기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에게 힘을 주십시오.

 

2015년 1월 21일 

(반대투쟁 630일, 농성 1년)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대책위원회

20150121_노숙농성1년

※ 용산 화상도박장 반대에 함께 하고 있는 주민·시민·사회단체들

 

**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대책위원회

(용산구아파트연합회, 용산구학부모연합회, 용산가톨릭대책위, 용산기독교대책위, 성공회교회, 원불교, 용산마을넷, 평화와 참여의 지역공동체 용산시민연대, 용산교육희망, 행복중심 용산생협, 빈집, 동자동사랑방,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용산 나눔의집, 수다방, 마을공방, 고래이야기, 용산구 학교장 협의회, 용산지역 초중고등학교 연합)

 

** 교육과 삶을 파괴하는 화상도박장 폐쇄·추방을 위한 범시민 공동대응 모임

(도박규제전국네트워크,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 서울교육희망네트워크, 서울풀뿌리시민단체네트워크, 함께사는서울연대, 경제민주화2030연대, 서울시민연대, 민변민생경제위, 희년함께, 민생연대, 도박추방염원시민의모임, 도박피해자모임(세잎클로버), 시민사회청년활동가모임, 서울시민네트워크, 참교육학부모회, 전교조서울지부, 경실련시민권익센터, 서울청년네트워크, 소음진동피해시민모임,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전국20개시민단체연합체], 예수살기, 촛불교회, 흥사단교육운동본부)

 

** 화상경마장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전국 공동 활동 연대기구)

–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전국 20여 시민단체의 연합체/경기북부참여연대, 대구참여연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순천참여자치시민연대, 여수시민협, 울산시민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참여연대, 참여와자치를위한춘천시민연대, 참여자치21(광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 도박규제네트워크

–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대책위원회

– 교육과 삶을 파괴하는 화상도박장 폐쇄·추방을 위한 범시민 공동대응 모임

– 대전월평동마권장외발매소 확장저지 및 외곽이전 주민대책위

– 화상경마장 유치반대 충주시민연대

–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청주지역 화상경마장 개장 반대 활동)

– 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서울노원,봉천,성북,용산,인천,포천,수원,춘천,동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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