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상가임대차보호법, 제대로 준비하고 시행하자

법의 테두리 밖 상인들, 부칙개정안으로 함께 끌어안아야

정 모씨는 1990년 5월 임대보증금 1억 1천만 원, 임대료 80만원으로 임대차계약을 맺고 강남에서 식당을 운영해 왔다. 그 동안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해 현재 400만원에 이르렀지만 최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법) 시행을 이유로 건물주는 재차 600만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당초보다 4개월 앞당겨 오는 9월부터 상가법을 시행하기로 했지만, 건물주들이 9월 이전에 임대차 계약을 했거나 법 시행이후 첫 계약 때는 새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어 정 씨와 같은 피해상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상가임대차보호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일 상가법이 제정된 이후, 건물주들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임대료 과다인상으로 생긴 상가세입자 피해가 약 3천여 건을 상회하는 등 피해 신고가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이대로 법이 시행될 경우 건물주들이 재계약을 빌미로 임대료인상을 과다하게 요구하거나 계약해지권을 남발할 수 있음을 우려한 상가임대차보호운동본부는 존속중인 임대차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부칙개정안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오고 있다.

존속중인 임대차의 계약갱신청구권 보장해야

26일 역시 상가임대차보호운동본부는 피해상인들과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갖고 부칙개정안을 촉구하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국회는 더 이상 직무유기로 400만 임차상인들의 피해를 방관하지 말고 즉각 상가법의 부칙을 개정하라”며 “상인들을 죽이는 법이 되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 살아있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자 씨 역시 이날 집회에 참석해 건물주가 500%의 임대보증금을 요구해 오고 있어 현재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건물주의 횡포를 고발했다.

현재 상가임대차공동운동본부는 부칙 제 4조 “이 법 시행당시 존속중인 임대차의 임차인으로서 임대차기간이 1년 이상인 임차인은 임대차기간 만료 전 까지 제 10조의 규정에 따른 계약갱신의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개정안을 제출하고 국회의원 20인 이상의 서명을 받아 의원입법으로 발의한 상태다.

참여연대 박원석 시민권리국장은 “정부가 별다른 대책마련 없이 팔짱만 끼고 있다가는 올해 내 법의 시행조차 확신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임시국회 내에 부칙 개정안 제정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상가임대차보호운동본부는 집회가 끝난 후 거리서명운동을 통해 받은 1만 5천명 분의 서명을 국회에 전달하는 한편, 부칙 개정안의 제정을 위해 계속적으로 정부를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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