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바꾼 SSM 가맹점 방식 논의

대형마트사의 골목상권 붕괴 문제는 그대로
대기업·중소상인 간 상생협력방안의 시작은 출점 허가제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가맹점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이 대기업과 중소상인간의 상생방안인 것처럼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 방식은 직영체제와 무늬만 다를 뿐이지, 대기업이 기업형 슈퍼마켓을 통해 골목상권을 붕괴시키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가맹점 전환 논의는 문제의 본질을 흐려, 대기업과 중소상인 간의 상생방안을 찾고자 하는 범 사회적 노력을 우롱하는 꼴이다.

따라서 대형마트사들과 자금력을 갖춘 소수의 재력가들의 배만 불리는 가맹점 체제에 대한 논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할 것이며, 정부와 대형마트사들은 중소상인들의 생계터전을 보호할 수 있는 진정한 상생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기업형 슈퍼마켓은 편의점과 비교해 봤을 때 그 규모가 3배 이상 커, 가맹점 체제로 전환할 경우 창업자금이 10억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루하루를 버티기도 힘든 영세상인들 중 누가 이러한 거금을 마련해 가맹점 방식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가맹점 전환 논의는 대기업이 무분별한 출점을 이어나갈 수 있는 묘안이자 자영업자들을 대기업의 불안정한 월급쟁이로 전락시킬 수 있는 묘안이 될지는 몰라도, 대기업과의 진정한 상생협력방안을 고대하고 있는 중소상인들에게는 기만적 술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미 대기업의 유통업계 잠식은 기업형 슈퍼마켓을 앞세워 골목상권을 단숨에 초토화시키는 것에서 보았듯 모세혈관 하나하나에까지 침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태로라면 조만간 유통업계에서 소매점을 운영하는 중소자영업자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고, 지역의 물류 도매업, 대리점도 전멸하는 등 ‘유통생태계’의 다양성은 철저하게 파괴될 것이다.

따라서 대형마트사들은 가맹점 체제로의 전환과 같은 눈속임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통한 횡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중소상인과의 진정한 상생방안을 모색하는 첫걸음임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개설 허가제가 WTO에 위배 될 수 있다는 근거도 논리도 부족한 말만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외국의 사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독일의 경우는 소위 ‘10% 가이드라인’이라 불리는 제도를 통해 대형유통업체의 출점으로 기존 지역상권의 매출에 10%이상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 조사되면 그 계획을 백지화시킨다.

이미 국회에는 다양한 대안을 담은 관련 법안이 여러 건 발의돼 있다. 이제 대형마트사의 매장 출점에 대한 허가제 도입은 정부와 국회의 의지에 달려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중소상인들의 절규에 화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매듭지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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