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칼럼(cc) 2011-09-19   3055

대부업의 진실 파헤친 “대출천국의 비밀” 발간

안녕하세요. 늘 서민들과 함께, 민생문제 해결을 도모하고 보다 나은 정책들의 실현을 기획하고 호소하고 있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대한민국은 ‘미친 등록금의 나라’이면서 ‘미친 대부업의 나라’입니다. 사방팔방에서 빚을 권하고 폭리를 취하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규제하고 조정해야할 정부여당이 오히려 합법적으로 폭리를 보장해주는 나라입니다.
 
국회도 무력하기 짝이 없습니다. 대부공화국, 빚더미 대한민국… 그 속에서 제일 힘든 것은 결국 빚을 구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입니다. 심지어 금융기관들까지도 빚 권하고 폭리 취하는 수법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민 전체 가계부채가 1천조를 돌파하고, 가계 평균 이자로만 1년에 200만원이 넘는 돈을 부담하는 현실이 되버린 것입니다.
 
오죽했으면 얼마 전 방한 한 일본 변호사협회 회장이 “한국은 일본 야쿠자들의 이자 폭리 천국”이라고 말했을까요? 야꾸자계의 자금까지 진출한 일본의 대부업체들이 폭리 천국인 한국에 진출해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어 들이고 있는 현실을 일본 변협 회장이 지적한 것입니다. 어쩌다기 이 지경이 됐을까요.
 
아무리 자본주의라고 하지만 정말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40%대의 고금리 폭리를 합법적으로 용인해주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입니다. 심지어 미등록 대부업체 등은 수백%의 폭리를 취하고 있고, 불법 채권추심이 판을 치는 나라가 되버렸습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주거, 교육, 의료,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는 운동과 동시에 가계부채, 서민금융 보호 문제에 대응해오면서, 사채, 대부업, 금융기관 등의 고금리 폭리가 너무나 심각하다는 판단하에 사채, 대부업, 금융기관 할 것 없이 이자를 20%이하로 제한하고, 사채와 미등록 대부업자들의 불법 행위를 근절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민생연대’라는 단체의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송태경님의 ‘대출 천국의 비밀’이라는 책이 출판됐고(개마고원 출판사), 거기에 민생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의 관련 주장이 잘 소개되어 있어서 <프레시안>에 서평을 게재하게 됐습니다. 아래 주소로 들어가서 보실 수도 있고, 바로 읽으실 수도 있습니다.  
이자 폭리륵 근절하고, 이자제한법-대부업법을 개정하는 활동에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서민금융을 보호하는 활동 등 좋은 의견이나 제안 언제나 기다립니다. min@pspd.org

[프레시안 books] 송태경의 <대출 천국의 비밀>

☜ 기사원문읽기 클릭
* 서평 : 프레시안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대출천국의 비밀.jpg

 ‘지금+여기’ 시리즈 1탄으로 <미친 등록금의 나라>(한국대학교육연구소 지음, 개마고원 펴냄)가  나온데 이어서 2탄으로 미친 대부업의 문제점을 파헤친 <대출 천국의 비밀>(송태경 지음, 개마고원 펴냄)이 나왔다. 평소에도 이자 폭리의 문제점에 대해 관심 많던 나는 단숨에 이 책을 사고야 말았다.

 

 사실, 저자가 송태경이라는 점이 더 흥미를 끌기도 했다. 그는 누구인가? 현재 민생연대라는 단체의 사무처장으로 있으면서 사채, 대부업 관련 무료 법률 상담을 하고 있지만, 그 전에 그는 민주노동당의 정책실장인 적이 있었고, 참여연대와 함께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 운동, 서민 금융 보호 운동, 임대 아파트 주민 권리 찾기 운동 등을 전개했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우리나라에서 마르크스와 그의 명저인 <자본론>의 최고 연구자 중의 한명이다. 1980년대, 1990년대 그는 대학가에서 자본론을 강의하는 저명한 스타 강사였다. 그런 그가 남한 자본주의의 최고 폐해 중의 하나인 이자 폭리, 대부업 문제에 대한 책을 써서 다시 우리 앞으로 돌아온 것이다. 수십 년을 자본주의 문제점을 연구해온 그의 이력을 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저자 이야기는 이쯤하고 다시 책 이야기를 해보겠다. 미친 등록금의 나라와 미친 대부업의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 누구나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 있으니, 바로 그것이 <미친 등록금의 나라> 그리고 지금 소개하고 있는 <대출 천국의 비밀>이다.

 

지난 8월 4일, 우리나라 대학생 약 5만 명이 대부 업체에 800억 원의 빚을 진 것으로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1년 등록금만 1000만 원의 미친 등록금의 시대, 다른 교육비·생활비까지 하면 대학생 1인당 1년 3000만 원 안팎의 교육비가 소요되는 시대, 대학생들은 사회에 첫 발을 딛기도 전에 과중한 채무와 폭리 수준의 높은 이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대출 사유의 대부분이 대학 등록금 및 생활비 등인 것을 감안한다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싼 등록금과 여타의 교육비·생활비 때문에 이자가 40퍼센트에 달하는 대부 업체까지 이용할 수밖에 없는 대학생들의 비참한 현실을 잘 보여주는 조사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부 업체를 이용하는 대학생의 수는 57.2퍼센트, 금액은 40.4퍼센트로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연체율 또한 대부 업체 전체 연체율의 두 배를 넘는 14.9퍼센트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반값 등록금 조기 실현,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전면 개선(각종 자격 제한 철폐)이 없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과중한 빚과 폭리의 수렁으로 빠져들고야 말 것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는 상위 40개 대부 업체를 대상으로만(정확히는 대학생 대상 대부 실적이 있는 28개 대부 업체만) 조사가 진행됐기에(현재 등록 대부 업체는 무려 1만5000여 개에 달하고, 이 책에 의하면 미등록 대부 업체까지 하면 4~5만 개에 달한다), 다른 대부 업체를 이용한 대학생, 미등록 대부 업체 또는 불법 사채를 이용한 대학생들, 대학생 본인 명의보다 훨씬 더 많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등록금 및 교육비·생활비 등을 위해 대부 업체 또는 사채를 직접 이용한 사례 등까지 감안한다면, 실제 등록금 및 교육비 때문에 대부 업체나 사채까지 이용한 대학생·학부모의 숫자는 최소한 십수만에서 최대 수십만까지 이를 것이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비참한 현실인 것이다.

 

여기서 등록금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어쩌다가 대한민국이 ‘미친 대부업의 나라’가 돼버린 것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바로 탐욕 중의 탐욕, 불로소득 중의 불로소득인 대부업과 이자 폭리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누구라도 하루빨리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이자제한법이나 대부업 법을 개정해서 이자 폭리를 막아야 하고 안전하고 저렴한 공적 금융, 대안 금융의 문이 활짝 열려야 할 것이라 공감하게 될 것이다.

 

현행 이자제한법은 개인 간의 금전대차나 미등록 대부업의 경우 법률상 30퍼센트의 최고 이자율(제한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도 잘 지적했듯이 금융 기관과 등록 대부 업체들은 대부업 법에 따라 법률상 50퍼센트, 시행령에서는 무려 39퍼센트의 폭리 특혜를 보장받고 있다. 6월에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 최고 이자율을 44퍼센트에서 39퍼센트로 낮추게 되었지만, 그것 역시 엄청난 폭리라는 것이 저자를 포함한 시민 사회와 법조계·학계·종교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중세 시대에 이자는 대표적인 불로소득으로 아예 받을 수 없게 하기도 했고, 지금도 이슬람권은 이자가 금지되어 있기도 하다. 금융이 상품이 된 시대에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전혀 받지 못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폭리를 용인하는 것은 아주 불의한 일이라 할 것이다. 이 책은 일관되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고, 아무리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지만 정말로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라고 절규하고 호소하고 있다.

 

가계부채 1000조 원 시대에, 우리 국민들이 1년 이자만 평균 200만 원을 넘게 내고 있는 시대에, 야쿠자들의 자금까지 포함된 일본계 대부 업체들이 서민들의 등골을 빨아 매년 수천억 원씩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이 부조리에도(이 책에도 나오듯이, 오죽했으면 일본 변호사협회 회장이 “한국은 일본 야쿠자들의 이자 폭리 천국”이라고 말했을까!) 이명박 정부는 서민보다는 이른바 대부업 자본의 편을 들고 있다. 대부업 금리를 지나치게 낮추면 서민들이 오히려 돈을 빌릴 수 없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송태경이나 서민 금융 전문가인 에듀머니 대표 제윤경,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 이헌욱 변호사)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모든 이자는 20퍼센트를 넘을 수 없게 하고, 그래도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적 금융을 통해서 저리로 잘 빌려주면 될 것을, 정부 여당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은 안하고 대부 업자들과 금융 기관만 일방적으로 비호하고 있는 것이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했듯이 뼛속 깊숙이 ‘친일, 친미’인 이명박 대통령이 너무 친일한 나머지 야쿠자들의 대부 사업까지 잘 도와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씁쓸하기만 하다. 진짜로 친일을 할 거면 최근에 일본이 대부업 특혜 금리를 폐지한 것부터 배워야 할 것이 아닌가. 세계적으로도 금전대차 이자는 20퍼센트 이하로 형성되어 있다. 지나치게 높은 이자는 그 반사회성과 부도덕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나라에서, 동서고금을 통틀어 용납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민 사회는 이자제한법 및 대부업 법 개정안을 국회가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나아가 이자 제한을 연 30퍼센트 이하로 정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가계 부채와 이자 부담으로 고통 받고 있는 점, 대부 업체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금융 약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대부업을 포함한 모든 금전 대차에 적용될 최고 이자율(제한 이자율)을 단계적으로 20퍼센트 이하로 인하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책은 ‘대출 천국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고, ‘내 빚더미에 감춰진 진실’을 세세히 폭로하고 있다. 사회성 짙은 이 책을 많은 이들이 읽고 최소한 대한민국의 자본주의가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정도는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았으면 한다.

 

이 책은 마지막으로 대부업, 사채 등의 피해 사례와 대처법, 대응 매뉴얼을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혹시라도 빚에 시달리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이 책을 읽어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이 빚으로 가득한 어두운 세상을 개혁할 좋은 빛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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