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공정위 조직 개편, 불공정근절 위한 실질적 대책 뒤따라야

공정위 조직 개편, 불공정 행위 근절 위한 실질적 대책 뒤따라야

지자체 협력행정 구축하고 일반 불공정행위 전속고발권 폐지해야

점주 집단적 대응권 강화 위한 법개정도 조속히 추진해야  

 

 

공정거래위원회에 유통정책관과 대리점거래과를 신설하고 관련 감시⋅조사 인력을 보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 개정령안」이 10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공정위 직제 개정령안의 주요내용은 △ 소상공인 보호 강화를 위한 유통정책관 신설 △ 유통정책관 내 대리점거래과 신설(9명) △ 가맹거래과 인력 보강(4명) △ 기술유용감시팀 설치 및 인력 보강(7명) 등이다.

그동안 공정위의 늑장 행정, 소극적 대응을 비판해왔던 중소상인,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공정위가 사건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처리해주기를 기대한다.  조직개편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관련부처 및 지자체와의 협력행정 체계를 구축하고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등 관련법 개정도 조속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불공정행위 근절에 의지가 엿보이는 공정위의 조직개편 방향은 긍정적이나 효과적인 행정 집행을 위한 과제는 아직 남아있다. 핵심은 공정위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다. 내년부터 가맹사업거래 및 대리점거래 분쟁조정협의회가 각 지자체에 설치될 계획이지만, 조사권 등 권한 분산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분쟁조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2017년 한해 불공정거래 행위로 접수된 사건만 227건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공정위 인력 보강만으로 무리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전속고발제도 일부 폐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정위는 앞서 대규모유통업·가맹사업법·대리점법 등 유통3법에서 뿐만 아니라 중대한 담합 행위에 대해서도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겠다고 했지만,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하지도 못한 채 종결되는 일반 불공정행위 사건들은 여전히 많다. 이를 전속고발권 폐지 범위에서 제외한 것은 불공정행위 문제를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근절해야 한다는 산업현장의 목소리와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공정위가 강제조사권이 없어 대기업이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던 문제를 감안하면 전속고발제 전면 폐지는 효과적인 피해자 구제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관련법 개정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모든 불공정 문제의 근원이 되는 본사와 점주간 힘의 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가맹사업법상 가맹점주들의 집단적 대응권 강화하기 위한 가맹점사업자단체 구성 신고제 도입, 거래조건 협의 거부 시 제재,  단체활동 방해 시 제재, 협의 거부/결렬 시 가맹점사업자에 거래조건 일시중지권 부여 등이 도입되어야 한다. 대리점법에도 대리점단체 구성권과 거래조건에 대한 협의 요청권 도입이 절실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행령·고시 등의 조치만으로도 개선 가능한 사항도 있다. 가맹사업상 ‘부당한 필수물품강요 금지’를 불공정 행위로 신설하고, 필수물품의 기준이나 영업지역에 대한 합리적인 최소기준 등을 마련하는 것은 점주들에게 매우 실질적인 내용임에도 간과되고 있다. 조직 개편만으로 불공정행위 근절은 요원하다. 이미 실추된 공정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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