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칼럼(cc) 2009-06-22   1456

[나눔꽃의 제안 ⑨] “자영업자 다 죽은 뒤 대책 세우려나”

[한겨레-참여연대 공동기획 나눔꽃 캠페인]

벼랑끝 내몰린 자영업자들
임대료·카드수수료 큰 부담
기업형 슈퍼까지 상권 잠식
“제도 개선하라” 전국 캠페인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청년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저소득층의 고통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생계수단을 근근이 지켜오던 자영업자들도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 동향을 보면, 실업자 수는 93만8천명으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24.5%나 늘었고, 자영업자 수는 30만명이 준 579만명을 기록했다. 문을 닫은 자영업자를 기다리는 것은 깊은 실업의 수렁이다.

참여연대는 최근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탈출구를 찾으려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서울 마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ㅈ씨는 “임대료 연관 비용은 모두 하향세인데 임대료는 왜 그대로인지 모르겠다”며 “수십억원짜리 건물 가지신 분들이 이럴 수 있느냐”고 한숨을 짓는다.
'중소상인 살리기 전국네트워크’ 발족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 참가자가 중소 자영업자들이 갖가지 어려움에 짓눌려 있음을 표현한 조형물을 머리와 어깨에 이고 있다.
종로에서 음식점을 하는 ㅇ씨는 “은행에 가서 시골집을 담보로 대출해 달라고 했더니 아파트 아니면 절대 안 해 준다고 했다”며 막막함을 호소한다. 자그마한 미용실을 운영하는 ㅇ씨도 “1000만원 버는 사람과 100만원 버는 사람들은 세금부터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있는 사람은 종부세고 뭐고 다 면제해 주면서 우리는 왜 안 해 주느냐”고 성토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ㄱ씨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도 문제인데, 언제까지 배를 불리고 나서 깎아줄지 궁금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런 자영업자들에게 최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동네 슈퍼마켓 사업에까지 손을 뻗친다는 것이다. 이미 막대한 이윤을 얻고 있는 이들이 구멍가게를 상대로 경쟁하겠다는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하는 일이다.

16일 언론 보도를 보면, 정부와 한나라당은 기업형 슈퍼마켓 개설에 현재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등록제를 거치도록 하는 방향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신고제와 다름없는 등록제 확대가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인가?

그동안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입점허가제, 품목 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을 담아 관련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해 왔다. 정부와 국회는 ‘자영업자들이 다 죽고 난 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울 작정이 아니라면, 이번 임시국회에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및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입점을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방향에서 시급히 법 개정을 마무리지어야 할 것이다.
 
 
중·소상인들의 어려움은 비단 기업형 슈퍼마켓의 문제 하나만은 아니다. 상인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은 공동으로 ‘중소상인 살리기 전국네트워크’를 꾸려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합리적 규제 △신용카드 수수료의 즉각 인하 △폐업 중·소상인 실업급여 지급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벌이고 잇다.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생각 말고, 지금이라도 중·소상인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강진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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