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통신 2001-10-11   2024

정보통신부 사이트 자유게시판 전격 폐쇄

이동전화요금관련 항의 폭주 이유인 듯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사오정’이란 별칭이 붙여졌던 정보통신부가 정말 귀를 막았다. 정보통신부 사이트(http://www.mic.go.kr) 자유게시판이 이동전화 요금 공청회가 열리던 10월 9일, 전격 폐쇄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현재 정통부 사이트 자유게시판 메뉴를 클릭하면 게시판은 없고, ‘운영 중단’ 안내문만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정통부는 안내문에서 “그동안 정보통신관련 토론과 정보교환의 장을 제공할 목적으로 자유게시판을 운영”해 왔지만 “일부 네티즌들이 자유게시판의 익명성과 인터넷의 특징인 신속성과 광범위한 파급성을 악용하여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사례가 급증”하여 자유 게시판을 폐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역기능을 개선하기 위하여 게시판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하는 등 노력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이동전화 요금인하 불가 입장을 밝힌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 발언 이후, 폭증한 네티즌들의 항의글이 직접적인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8일, 양장관의 발언 이후 참여연대에서 벌인 ‘게시판 시위’ 등으로 인해 그동안 수 천 건의 항의 글이 폭주해 왔었다. 이동전화 요금인하 운동이 시작된 3월부터 정통부는 계속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해와 지속적으로 항의글이 올라왔었지만 이번에는 특히 양장관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많았다.

정보통신부 사이트 자유게시판은 정보통신부라는 부처의 성격에 맞게 ‘온라인 시위’의 ‘메카’가 되어 왔다. 작년 8월, 인터넷 내용등급제에 항의하는 온라인 시위로 정통부 서버가 다운되어 ‘온라인 시위’라는 방법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한 이동전화 문제로만 지난 5월과 4월 두차례 대규모 온라인 시위가 벌어져 한 때 서버가 다운되는 수난을 겪었다.

이같이 네티즌들의 ‘표적’이 되어 왔던 이유는 그만큼 정통부가 그간 국민에게 반하는 정책을 해온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정통부는 인터넷 검열 논란을 빗어온 ‘인터넷 내용등급제’ 역시 아직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여러 사이트를 폐쇄시켜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 이동전화 요금문제 또한 일방적으로 사업자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정보통신부는 자유게시판을 폐쇄함으로써 골치를 하나 덜게 되었다. 하지만 닥친 비난에 머리부터 숨기고 보는 꿩의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지는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을 위해 노력했다면 격려와 지지의 글로 폭주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되지 않았을까?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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