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교육 2008-04-01   714

“등록금때문에 엄마, 아빠들이 뿔났다”

등록금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학부모 기자회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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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첫째 날인 오늘 오전11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학부모들이 등록금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나섰다.


3월 7일 서울지역 대학생들도 같은 장소에서 ‘08 새내기 등록금 성토대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지난 28일에도 서울시청에서 ‘범국민대행진’이 열렸다. 학부모들도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야 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직접 발언을 위해 자리에 나선 것이다. 


이 날 행사는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타워크(등록금넷)의 주최로 이루어졌으며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한국진보연대, 전교조,  민주노총, KYC(한국청년연합회), 다함께, 한국대학생연대,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고양시,파주시의 학부모들이 참여했다.


앞치마를 두르고 뿔모양의 머리띠를 한 학부모들은 등록금 문제를 정부가 해결하라는 구호를 연이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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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를 대표하여 나온 이랜드 비정규직 노조의 한 학부모는 “돈이 없어 아들을 등록금이 싸다는 국립대를 보냈는데도 학자금 대출만 벌써 두 번 받았고 앞으로 세 번 이상 더 받아야 할 상황”이라면서 “학자금 대출 이자만 갚는데도 버겁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80만원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교육을 시킬 감당이 안된다”면서 “돈이 없어 아들에게 제대로 등록금도 마련해 주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을 정부는 아느냐”며 눈물을 지었다.


또 다른 한 학부모는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한국의 교육현실에 딱 들어맞는다”면서 “아이들을 낳으라고만 하지, 등록금 등의 교육비를 어떻게 감당하라고 하는 것인지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양시에서 온 학부모 이헌숙씨는 “세탁기를 돌릴 때 엉킨 빨래를 한번 풀어주면 잘 돌아가는 것처럼, 등록금 문제 해결이 교육 전체를 잘 풀어주는 해결의 실마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등록금넷은 내일 오전 국회기자실에서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의 각 당 대표들과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정당협약식을 열 예정이며 지속적으로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학부모가 봉이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등록금,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라.


1. 1989년 사립대학 등록금이 자율화되고 2003년에 국공립대도 등록금 책정에 대한 자율화가 이루어진 후 고공행진해온 등록금은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다. 연간 1,000만원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사립대 인상률은 평균 6~9%, 국공립대는 8~14%로 물가인상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아무런 대책도 강구하지 않고 있는 사이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학부모가 삶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2. 2007년 2월 17일 OECD에서 고등교육에 관한 보고서를 냈다.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문제에 관해 언급한 대목에서 정부의 부담은 적고 고소득층에 유리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지적하고 저소득층이 대학에 접근하기 어렵지 않은 효과적인 정책이 마련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OECD국가 중 고등교육재정 최하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는 등록금 자율화조치 시행으로 대학을 그야말로 영리추구 수단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에 따라 사학재단은 무려 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물가인상률의 3배~5배까지 등록금 인상을 강행하고 있다. 또한, 국립대를 민영화하려는 정부당국의 ‘국립대 법인화’ 추진에 따라 국립대 등록금은 매년 사립대 인상률의 2배를 상회하고 있다.

3. 연간 1000만원이 넘어버린 대학등록금을 학부모들에게만 부담지우게 해서는 안된다. 학부모가 봉이란 말인가? 등록금 때문에 못살겠다.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기 이전에 내 자식 공부시킬 능력도 없는 자신의 경제적 처지를 비관하는 것에 익숙한 학부모들이다. 학부모들은 등록금 폭등에 시달리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생업전선으로 내몰리고 빚더미에 앉아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 이제 등록금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한다. 여러 가지 방도를 강구하여야한다.

4. 현재 등록금마련에 도움이 되는 것은 정부가 보증하는 학자금 대출이 유일하다. 2007년 학자금 대출 전체 건수 62만 건 중 72.5%가 최고금리(2007년 기준 금리 6.6%대)를 이용하고 있고, 무이자 대출은 5만 9천 건으로 전체의 9.7% 불과하다. 주택금융공사가 밝힌 ‘소득 분위별 학자금 대출금 현황’에 따르면 2007년 2학기 학자금 대출에서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소득 1~3분위 계층은 37.5%로 2005년 51.4%에서 감소했고, 소득 6~10분위 계층의 대학생 자녀가 학자금 대출을 받은 비율이 48.8%로 나타났다. 7.65%나 되는 학자금 대출 이자율로 상환능력이 어려운 계층이 대출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등록금 때문에 고통받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학자금 대출제도는 무이자로 운영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므로 무이자를 전면 확대하여야 한다.

5. 실질적으로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여야 한다. 등록금을 도시근로자 연간소득의 일정 범위 안에서 책정하는 등록금액 책정 상한제, 도시근로자 연간소득과 연동하여 형평성 있게 책정하는 등록금액 차등 책정제, 등록금 인상시 물가인상율 이상으로는 인상을 할 수 없는 등록금 증액 상한제와 같은 제도를 적극적으로 고민하여야 한다. 또한 대학에 다니는 동안 등록금을 국가에서 내주고 졸업 후에 세금형태로 납부하는 등록금 후불제는 이미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로 매우 적극적인 해결책이다.

 6.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재정 마련이 우선일 수 밖에 없다. 국가에서는 교육재정을 6-7%대로 확보하여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을 늘려가야 한다. GDP 대비 0.4%에 불과한 고등교육지원비율을 1%까지 높여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대학들의 등록금의존율이 낮아질 수 있을 것이다.

7. 오늘 이 자리에 모인 학부모들은 ‘반값 등록금’으로 생색내던 한나라당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대선시기에 국민들에게 약속한 반값 등록금은 어디로 갔는가? 이명박 새 정부와 한나라당이 그토록 부르짖는 ‘자율과 경쟁’이 등록금을 폭등시키기 위한 ‘자율과 경쟁’이었는 지 묻지 않을 수없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등록금에 관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엄중하게 심판할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



2008년 4월 1일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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