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M허가제 법안, 전반기 국회 처리를!”

4월 임시국회 SSM법 처리 촉구 상인·시민단체·야5당 의원 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 2010년 4월 21일(수) 오후 1시 30분, 국회 본청 앞 계단


중소상인 및 시민사회단체, 야5당 의원은 공동으로 4월 21일(수) 오후 1시 30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4월 임시국회 SSM법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4월 국회는 18대 국회의 전반기 마지막 회기로 내달이면 각 상임위가 새로이 구성됩니다. 하지만 민생법안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에관한법(이하 상생법)은 전반기 국회가 끝나가도록 그 처리 여부가 묘연한 상황이어서 중소공인들의 좌절과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두 법안의 해당 상임위인 지식경제위원회는 이번 회기의 마지막 법안심사소위원회의와 전체회의를 각 각 22일(목)과 23일(금)에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전국 각지의 중소상공인 및 시민사회단체, 야5당 의원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기업형슈퍼마켓 및 대형마트에 대한 허가제 도입을 골자로 한 관련 법안의 4월 처리를 정부와 여당에 촉구하였습니다.        

이렇듯 관련 법안의 국회 논의가 지연되는 동안 중소상공인들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반면 대형유통회사들의 SSM(기업형슈퍼마켓) 사업 매출은 급성장세를 타고 있습니다. 지난해 SSM에 대한 사업조정신청이 전국 각지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왔음에도, 2009년 SSM분야의 빅3라 불리는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슈퍼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33.1%, 25%, 15.7% 성장했고, 세 업체의 신규점포도 한 해 동안 141개나 증가했습니다.

또 재벌 대기업들은 슈퍼마켓뿐만 아니라 주유소, 정비소, 공구상, 서점까지 그 사업 영역을 무차별적으로 확장하고 있어 전국의 중소자영업자들은 지금 바람 앞에 등불과 같은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에 대한 허가제 도입 등의 규제 법안이 WTO 서비스무역협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국회에서의 규제 논의에 제동을 가해왔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관련 학자 및 법률전문가들은 허가제 도입이 WTO협정에 위배되지 않음을 지적해 왔고, 실제로 WTO출범 이후 이와 관련해 제소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더욱이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조승수 의원의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WTO 서비스무역협정 시 식품소매업 중 과일 및 채소류, 생선 및 수산물을 제외한 유제품, 육류, 빵, 캔음료, 기타 식품 등의 품목에 대해서는 개방을 하지 않았으므로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이 취급하는 비개방 품목에 대한 영업품목 제한은 국가 재량권에 속한다“고 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WTO 서비스무역협정 위배 가능성’이라는 거짓된 주장과 추측으로 중소상인들을 벼랑 끝으로 내 몰 것이 아니라, 이번 4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관련 규제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기자회견 순서>

○ 일시 : 2010년 4월 21일(수) 오후 1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앞 계단 
○ 주최 :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사업조정신청지역전국연석회의, 전국유통상인연합회(준),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 민주당 노영민 의원·김재균 의원, 자유선진당 김용구 의원·이상민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 사회 : 신규철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 집행위원장
○ 촉구말씀 : 각 지역 상인대표
○ 연대말씀 1 : 시민사회단체대표
○ 연대말씀 2 : 각 당 의원
○ 호소말씀 : 인태연 사업조정신청지역전국연석회





< 정운찬 총리님께 드리는 상인 인태연의 글 >


봄이 참으로 더디게 옵니다.


올해 4월은 봄꽃들이 도시와 국토를 물들이지만 나라는 슬프고, 고통으로 가득합니다. 우리 상인들의 가슴도 차가운 삭풍 앞에 놓인 가을 낙엽처럼 아슬하고 불안하기만 합니다. 유통재벌들의 시장파괴와 골목까지 휘저으며 우리의 삶터를 할퀴어 대는 기업형슈퍼마켓의 위력 앞에 망연자실할 뿐입니다. 그저 내 한 몸 열심히 살면 되는 줄 알았던 세상이지만, 이제 누구도 보호해 줄 수 없는 절망의 늪으로 우리 상인들이 점점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벌어진 대기업과 중소상인들의 사업조정을 통해 그나마 생존의 희망을 걸어 보기도 했으나, 대기업은 중소기업청의 상생을 위한 사업의 일시정지 권고도 무시하고, 거침없이 사업장을 골목시장 안으로 들이밀었습니다. 우리 영세소상인들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의 마을과 일터를 지켜내는 싸움을 해왔고, 이런 우리의 노력이 시간이 지나면 생존권을 지켜내는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비관적입니다. 유통재벌들은 정부기관의 권고마저 무시할 정도로 염치를 잃었고, 여당 정치인들은 개별적으로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을 규제해야 된다고 하면서도 정작 법으로 만들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관료들이 나서서 대기업을 보호하는 설득력 없는 논리를 반복할 뿐입니다.


가장 억울한 것은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승자만을 인정하는 삭막한 논리를 정부관계자가 들먹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가는 존재할 가치도 없는 것입니다. 승자보다 훨씬 많은 약자를 국가가 보호하고 지켜줄 수 없다면 그것은 야수들의 법칙과 무엇이 다릅니까? 오히려 짐승들은 배부르면 먹이사냥을 멈추지 않습니까. 오히려 그들보다 포악하고
비정한 사회가 어찌 인간들의 사회가 될 수 있습니까?


총리님도 ‘가슴으로 생각하라’는 저서에서 “우리의 행복은 결코 경쟁에서 이기는 데 있지 않고, 조화롭게 더불어 사는 데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저는 이 말씀에 공감하며, 그 따뜻함에 감동합니다. 작은 들꽃, 큰 나무 심지어는 보잘 것 없는 잡초까지 어우러져야 비로소 숲이 이루어지듯, 우리 사는 세상도 부자와 서민, 강자와 약자 모두가 모여 서로를 유지함으로써, 서로의 토지와 공기와 하늘이 되는 것이지요.


시장의 생태계도 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상인의 존재를 감싸는 유통과 시장의 생태계가 온존해야, 그곳에 진정한 일자리와 삶이 존재하는 것 아닌가요? 몇 개의 재벌기업이 우리 일자리를 모두 만들어 주는 세상을 우리는 원치 않습니다. 우리의 운명이 몇몇 재벌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곳이 진정한 일자리 진정한 삶터일 수 없지 않습니까?


논과 밭을 빼앗고, 거기에서 노동하게 하고, 작물을 조금 나눠 준다한들 그곳에 농부의 희망이 자랄 수 없듯이 전통시장이 파괴되고, 동네 골목길에서 상인들이 쫓겨난 후 그들이 어디로 가서 새로운 일터를 만들고 삶과 희망의 뿌리를 내릴 수 있겠습니까? 이미 IMF이후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쫓겨난 사람들이 마지막 회생의 몸부림으로 자리를 잡은 곳이 이곳 전통시장과 골목시장입니다. 이제 이들이 이곳에서 물러나 갈 곳이 정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총리님 ! 상인들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입니다. 이런 상인들에게 외교통상부는 외풍까지 일으켜 상인들의 상처를 차갑게 후려칩니다. WTO규정을 들이대며 대형마트 규제를 가장 반대하는 곳이 외교통상부라고 합니다. 정부의 이런 행태는 우리 상인들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 가치가 있는지를 묻게 만듭니다. 외교적 문제에 이르면 자국민인 상인들의 생존과 보호를 원칙으로 하고, 전문적 식견을 동원해 외교적 마찰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국민 앞에서 해야 할 국가공무원의 임무가 아닌가요?


그런데 이들은 차가운 태도로  WTO규정 ‘위배 가능성’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입니다. 이것은 외교적으로 그들이 무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아니면 그것은 오직 핑계이며, 정부가 재벌들을 막아주는 방파제 같은 논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너무 심한 생각이 아니길 바랍니다.


총리님! 아직도 대형마트규제법은 국회에서 배회하고 있습니다. 본회의장에 얼굴도 못 내민 이 미운 오리새끼 같은 법이 사실은 600만 자영업자들의 운명을 살릴 백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형마트에 의해 죽어나갈 상인들을 보호해줄 마지막 보루가 대형마트규제법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실행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국회와 정치인들은 정부의 의지를 이 법안 통과의 열쇠라고 합니다.


지난 3월 소상인들은 현재의 위기를 견딜 수 없어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형마트규제법의 통과를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했습니다. 몇 분의 상인이 실신을 하는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자 단식농성장에 총리실 책임자가 찾아와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상인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어떤 내용도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권과 총리실의 방문 그리고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랐던 상인들은
다시 절망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눈물과 한숨이 교차되는 시간을 보내는 수많은 소상인들의 절규를 이제는 부디 외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상인들이 무너진 세상에 쌓아올릴 대한민국의 희망은 없습니다. 상인들의 몰락은 말 그대로 중산층의 몰락을 의미합니다. 중산층이 사라진 공간에 채워질 것은 재앙입니다. 그리고 수백, 수천만 가정의 파산이 다가올 미래를 채울 것입니다. 총리님이 대한민국에 재직하시는 이 시간이 부디 상인들에게 희망을 던져주는 따뜻한 시절과 역사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4월의 봄꽃들이 우리 상인들 그리고 그 가족들의 가슴도 따뜻하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봄으로 기억되기를 기대합니다.


2010년 4월 21일  상인 인태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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