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기타(cc) 2011-08-23   3980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켜내기 위한 보건의료인 선언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켜내기 위한 보건의료인 선언]

국민건강권을 책임지는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 반인권적, 반교육적 차별급식을 반대한다
– 이미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차별 없는 무상급식을 후퇴시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거부한다

– 무상급식은 의무교육의 기본요건으로서 차별없는 무상급식의 시행을 지지한다

‘오세훈을 위한, 오세훈에 의한, 오세훈의’ 주민투표를 거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결과에 시장 직을 걸겠다고 발표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오세훈 시장은 차기대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서울시장 직까지 건 것이다. 대선불출마 선언이야 오세훈 개인의 정치적 진로이니 그렇다 치고, 서울시민의 직접투표로 당선된 시장이라는 공직을 주민투표 결과에 건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면 서울시민은 이번 주민투표를 오세훈 중간평가 선거로 해야 한다는 말인가. 결국 우려한 대로 오세훈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를 ‘오세훈을 위한, 오세훈에 의한, 오세훈의’ 정치투표로 전락시켰다.

오시장의 기자회견을 보며 우리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가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주민투표인가를 세삼 확인한다. 오세훈 시장은 시장 직을 거는 이유로 “무상급식은 퍼주기식 복지로 인기영합주의이며,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는 전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이 정부 들어 더 낮아진 건강보험 보장성 수준으로 인해 여전히 높은 병원비를 부담해야 하는 시민들의 한숨을 기억한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이 정부 들어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의 건강권이 날로 악화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진실이 이러한데도 오 시장은 서민들의 고달픈 삶의 조건을 외면하고 국민들의 복지요구를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라고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오 시장의 발언이야 말로 보수적인 부자들의 정서에 영합하는 짓이다. 오 시장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오 시장과 같은 정치인들이 복지에 대한 말로 인해 시민들이 복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것이 아니다. 복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절실한 필요와 요구가 오래전부터 쌓여왔고, 정치인들의 말이 그 필요와 욕구를 따라 온 것일 뿐이다. 복지에 대한 요구가 민심이고, 시대정신이다.

오시장은 작금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통해 복지에 대한 포괄적인 반대여론을 확장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민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수장이 복지를 반대하는 깃발을 높이 들고 시장 직을 걸고 보편적 복지의 확대를 맡겠다고 호언하고 나섰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일이 서울시민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공직을 걸면서까지 막아야 될 일인가? 이에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오세훈을 위한, 오세훈에 의한, 오세훈의’ 주민투표를 거부하고자 한다. 서울시민들이 이번 주민투표를 거부하여 오세훈 시장에게 국민의 마음을 대변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복지는 시혜와 온정을 베푸는 자선행위가 아니다
국민이 누릴 기본 권리로서 이를 보장해야 하는 것도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다

오 시장은 차별 없는 무상급식 시행에 대해 ‘복지 망국론’이니 ‘복지포퓰리즘’이니 하는 딱지를 붙이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마치 성전을 치르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는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은, 대한민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가 중 최고의 복지 후진국에, 자살률 세계 최고, 출생률은 세계 최저 수준의 나라이다. 한국사회가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드러내 주는 체감지표들이다. 이는 최소복지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불편한 진실이며, 자화상이다. 적어도 한국에서 복지 과잉을 염려하는 것은 누구의 말처럼 영양실조 환자에게 비만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돌팔이 의사의 처방과 같다. 우리는 복지망국론을 선동하는 오 시장의 오버가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고 있으며, 진실을 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평범한 시민들이 고통은 과잉복지 때문이 아니라 형편없는 사회안전망과 복지수준 때문이다. 언제까지 1인당 국민소득 같은 허망한 숫자놀음으로 ‘선진국 진입’을 들먹이며 ‘복지후진국의 품격’을 자랑할 것인가. ‘국가의 품격’은 국민의 삶의 질의 수준, 복지의 수준이 좌우한다. 의무교육을 하겠다고 했으면 학교에서 먹는 밥은 국가가 보장해 주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소득하위 50%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는 오 시장의 주장은 공교육의 울타리 안에서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아이들을 나누고 줄 세우는 반교육적이며 비인격적인 처사이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아이들이 낙인의 피해자로서 가장 소중한 자존감의 상처를 입게 될 것을 매우 염려한다. 이에 비해 무상급식은 경제적 효과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중요한 교육 가치를 추구한다. ‘부모의 소득수준에 좌우되지 않는 기회균등의 원칙’, ‘아동, 청소년기의 자존감의 중요성’, ‘서로 동등한 인격으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관계’ 등 경제적 효과로 비교할 수 없는 ‘교육적 가치’를 추구한다. 내 아이를 소중한 생명과 인격으로 대우하는 이런 가치들이야 말로 부모들이 학교의 공교육에 바라는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오세훈 시장만이 아니라 일부 보수적인 인사들은 부자아이들에게 왜 공짜 밥을 주느냐고 힐난한다. ‘공짜 밥’이 아니라 부자의 아이들도 내 아이와 똑같이 누릴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성인이면 선거 때 차별 없이 한 표의 선거권이 주어지는 것처럼 이는 국가가 보장해 주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에 해당하는 것이다.

복지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는 주장이야 말로 대표적인 ‘포퓰리즘’이다
 
복지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위협하는 주장 속에는 복지를 국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로 이해하지 않는다. 복지는 시혜와 자선의 산물이다. 의무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차별 없는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이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라면 의무교육 자체를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도 아니라면 의무교육하면서 오시장의 제안처럼 ‘소득상위 50%는 학비를 따로 내도록 하든가. 진짜로 이렇게 하자고 할까봐 겁이 난다. 게다가 소득수준 50%의 아이들에게만 급식비를 지원해야 하는 근거는 무엇인지도 설명된 바가 없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부자 자녀들의 밥값을 줄여 국가재정을 아끼려는 백년지계의 충정이라면 오 시장은 부자감세부터 철회하라고 주장해야 옳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오시장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 것인가. 부자들에 대한 감세정책을 반대하지 않는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시행으로 인한 재정위기를 들먹이는 것은 블랙코미디이다. 오시장이야 말로 복지를 시혜와 자선행위로 보는 ‘세속적 포퓰리즘’으로 진실을 왜곡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말 복지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가?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이 과잉복지의 전조라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대부분의 나라가 복지과잉 국가이며, 이들 나라 중 망하지 않을 나라가 어디에 있겠는가.  

시민들의 투표 거부 동참을 촉구하며

오세훈 시장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주민투표를 동원하여, 무상급식으로 나라가 망할 것처럼 진실을 왜곡하면서,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낙인과 수치심을 불러올 시혜적 지원책을 ‘합리적 복지’인양 거짓포장하고 있다. 우리 보건의료인은 이번 8.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오세훈 시장을 위한, 오세훈 시장에 의한, 오세훈 시장’의 주민투표로 규정한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우리 아이들이 차별 없는 무상급식을 누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이번 8. 24.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거부하며, 서울시민들이 관제 주민투표를 거부하는 행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한다.

끝으로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최근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둘러싼 복지논쟁이 향후 진행될 의료복지 확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차단하고 왜곡하게 될 상황을 또한 우려한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복지망국론이야 말로 거짓된 선동이며, 복지의 축소가 사회적 갈등과 위기를 불러올 것임을 경고한다. 물가는 오르고, 실질소득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복지축소는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사회안전망을 약화하여 사회계층 간의 갈등을 격화시킬 것이다. 더 이상 진실을 왜곡하여 시민의 눈과 귀를 현혹하지 말라.

반인권적, 반교육적 차별급식을 반대하고
오세훈 시장의 ‘나쁜 투표’를 거부하는 보건의료인 일동

[환자와 시민] 강대성, 강은정, 강필성, 강현옥, 김경애, 김수왕, 김유림, 김정숙, 김정희, 김진범, 김창보, 김현호, 김형숙, 김화심, 남기석, 노은영, 박용덕, 박유경, 박지영, 방영미, 배은영, 서대선, 손정인, 손현준, 송명환, 송연석, 송연이, 안종주, 양승욱, 오희선, 유연, 유원섭, 유재술, 윤선희, 이미연, 이미자, 이상윤, 이용재, 이윤덕희, 이재욱, 이정상, 이종섭, 정은경, 정은일, 조경애, 조아영, 주미순, 천희란, 최성희, 최현동, 편무성, 홍대업, 황석지, 황승식, 강금아, 김명숙, 김애란, 김혜정, 라옥란, 신은영, 안세영, 윤태석, 이미숙, 이승아, 이향춘, 정규일, 정미화, 최선임, 현정희, 홍낙인
[의사] 고소영, 고영훈, 공형찬, 권기탁, 권수진, 권오완, 권혁용, 김동근, 김미자, 김용진, 김의동, 김인수, 김철신, 김혁수, 김형성, 김혜영, 문세기, 박남용, 박덕영, 박상태, 박종순, 배강원, 소종섭, 손세일, 안재현, 안준상, 유영재, 윤귀성, 윤규승, 윤훈기, 이문령, 이미금, 이선장, 이원주, 이희원, 임동진, 임석영, 장인호, 전민용, 전성원, 정달현, 정명호, 정성호, 정태환, 정형근, 조상연, 차상윤, 최봉주, 최용석, 한동헌, 한정우, 허경기, 현석환, 홍관석
[약사] 강미경, 고해정, 고형석, 김대정, 김미향, 김상범, 김성용, 김성진, 김순한, 김용환, 김일웅, 김재익, 노영균, 리병도 박용철, 박준용, 백승준, 성소민, 소의원, 송미옥, 송해진, 신형근, 오건영, 오덕수, 오성곤, 오승우, 오창은, 윤수미, 윤승천, 이동훈, 이상혁, 이연수, 이용혁, 이우철, 이인선, 이정란, 이지현, 이화진, 임애숙, 임희원, 장철호, 정옥연, 정원용, 조용성, 천문호, 최율희, 최은경, 최종수, 최희철, 한희용, 함기인, 현수미, 황해평

2011년 8월 23일
건강세상네트워크

CCe20110823_[보도자료] 보건의료선언 등 일일브리핑.hwp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