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시민권리 2000-02-02   957

참여연대·경실련·YMCA 등 시민·사회단체 프로야구선수협 지원 및 중재활동 나서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바라는 시민·사회단체 성명

1.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운동연합, 서울 YMCA, 민변, 인권실천시민연대,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2월 1일 오후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프로야구선수협의회에 대한 지원·중재활동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2.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공동성명(이하 별첨)을 내는 한편 2월 3일 KBO와 선수협측에 공식 면담을 가질 것을 제의했으며, 설 연휴 이후 이 문제에 대한 공청회 등을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성명서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을 바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입장

우리는 최근 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의를 둘러싼 KBO와 구단 그리고 선수들간의 갈등 상황을 지켜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올해로 출범 19년째를 맞이하는 프로야구는 전 국민의 스포츠로 자리한 지 이미 오래이다. 모든 프로 종목이 그렇듯 프로야구 또한 흥행과 성적,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라는 상업적 동기와 목적이 자리하고 있으며, 때로는 알게 모르게 정치적 목적에도 이용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지난 19년 동안 서민의 여가와 함께해 온 친근한 대중 오락이자 많은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던 스포츠로서 프로야구의 긍정적 기능을 우리는 인정한다. 또한 프로야구가 건전한 발전을 거듭하여 더 사랑 받는 스포츠로 자리 매김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때문에 우리는 선수협의회 문제로 인한 현 대결 양상이 파국적 상황으로 치닫지 않기를 바라며, KBO와 구단, 선수 모두 한 발 물러서서 팬과 국민을 생각하는 자세로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을 모색할 것을 요구한다.

첫째, KBO와 구단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결사의 자유’마저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현 사태의 악화는 무엇보다 선수협의회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KBO와 구단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선수협의회가 향후 어떠한 결과로 작용할지를 떠나 그 자체를 힘으로 막겠다는 것은 기본권에 대한 억압임에 명백하다. KBO와 구단은 뒤늦게 ‘기존 대표들로 구성하는 순수한 의미의 선수협의회는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과거 유사한 기구를 추진했던 선수들이 받았던 불이익과 실패의 전례 그리고 선수협의회 결성이후 KBO와 구단이 선수들을 상대로 취한 압박과 회유 등 일련의 행동으로 볼 때 이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 내세운 형식논리일 뿐 그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선수협의회가 다수의 참여에 기반한 대표성을 갖지 못하게 된 이유가 KBO와 구단의 집요한 방해공작 결과물이란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KBO와 구단이 더 이상 부당한 탈퇴압력등 선수협의회를 와해시키려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선수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구성된 선수협의회의 실체를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

둘째, KBO와 구단은 선수협의회 가입을 이유로 선수들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취해서는 안될 것이다. KBO는 지난 31일 선수협의회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이 탈퇴하지 않으면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수협의회 가입을 문제삼아 그 탈퇴를 조건으로 한 불이익조치는 어떤 합리적인 근거도 가질 수 없는 것으로서, 생존권을 볼모로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박탈하는 처사이다. KBO는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구단훈련에 불참하는 것은 ‘선수의 책임 있는 사유에 의한 훈련 불참’이므로 훈련에 불참하는 일수만큼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이 훈련에 불참하는 이유는 바로 KBO와 구단들이 선수협의회를 탈퇴하지 않으면 훈련에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인 바, 훈련 불참은 선수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KBO와 구단에 그 책임이 있는 것이다. 선수들은 선수협탈퇴라는 부당한 강요에 의해 부득이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훈련 불참이 선수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정당한 사유는 될 수 없다.

셋째, 선수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선수들 또한 일체의 감정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냉정하게 현 사태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젊은 선수들이 사태의 악화를 비관하여 감정에 휩싸이거나 성급히 판단하지 않길 바란다. 많은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자신의 미래와 후대의 미래를 위해 신중하게 행동해 줄 것을 당부한다.

넷째, 우리는 KBO와 구단 그리고 선수협의회 모두 이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다시금 대화와 타협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만일 양측의 대화가 단절되고 사태가 이대로 악화된다면 팬들의 더 큰 실망과 원성을 초래하게 될 것이며, 이는 KBO와 구단, 선수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은 결과일 것이다. 우리는 KBO와 구단 그리고 선수협의회 모두 이 같은 점을 깊이 인식하여 다시금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대화를 위한 중재의 일환으로 KBO와 선수협의회에 시민·사회단체 대표단과의 공식적인 면담을 요청한다.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진다’는 말처럼 이번 일은 프로야구가 진정한 대중스포츠로 한 단계 도약하는 발전의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KBO와 구단 그리고 선수 모두의 현명한 판단을 당부한다. 끝

2000. 2. 2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서울 YMCA

인권실천시민연대, 참여연대,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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