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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희망본부    서민이 행복한 사회를 위해 민생대안을 제시합니다

  • 시민권리
  • 1998.03.18
  • 1144
1. 사건의 개요

1998. 2. 25.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는 서울시의 버스자동안내시스템 실시 연기 및 그로 인한 버스요금 부당인상과 관련하여 서울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하였다. 그리하여 1998. 3. 13. 서울시 대중교통과로부터 버스자동안내시스템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정보공개결정통지서'를 받았다.

그러나 1998. 3. 16.자 보도자료에서 이미 밝힌 것처럼, 서울시는 정보공개법의 시행(1998.1.1.)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정보공개청구에 대비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정보공개결정통지서'를 통해 참여연대에게 요구한 정보공개수수료(179매-26,850원) 또한 법률상 근거가 없는 과다한 금액임이 밝혀졌다.

이에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는 1998. 3. 16. 오후 서울시를 다시 방문하여 서울시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과다한 정보공개수수료요구에 항의하여 이를 시정하였다.

2. 과다한 정보공개수수료를 요구한 서울시

정보공개법 제15조에 보면 정보공개의 비용은 실비의 범위 안에서 청구인의 부담으로 하고, 구체적인 액수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참여연대는 지난 2월 25일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나서 3월 4일에 서울시를 방문하면서 정보공개담당인 시민과 공무원에게 정보공개수수료가 얼마인지를 문의하였던 바 "1장당 복사하는데 150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정보공개법에는 "실비의 범위"안에서 라고 되어 있는데, 어떻게 행정기관이 일반 복사집의 복사료보다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냐고 항의하였고, 과연 서울시에 정보공개수수료에 관한 조례가 있는지에 대하여 문의하였다. 그러나 담당공무원은 현재 제정중이라고 대답하였을 뿐이었다.

1997. 11. 제정된 정보공개법시행규칙에는 1장 복사에 250원이고, 1장을 추가할 때마다 50원씩을 덧붙이도록 되어 있다.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이 시행규칙에 의거하여 수수료를 책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시행규칙도 아닌 그렇다고 특별한 근거 조항도 없이 1장당 150원임을 주장하고 있었다.

이에 참여연대는 1998. 3. 16. 오후 서울시 시민과를 방문하여 정보공개수수료가 과다하게 책정된 경위를 묻고, 정보공개수수료를 정하여야 할 조례의 제정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를 캐물었다. 그런데 그제서야 우리는 1998. 3. 10. 정보공개수수료에 관한 조례가 공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 조례의 내용이라는 것이 정보공개법시행규칙의 내용과 같음을 확인할 수 잇었다. 그렇다면 과연 1장당 150원이라는 주장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가를 따지자 공무원들은 할 말을 못할 뿐이었다. 결국 참여연대가 부담해야 할 정보공개수수료는 서울시가 요구한 26,850원이 아니라 9,150원으로 정정하여 수수료를 지불하였다.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에서는 시민과 공무원에게 정보공개법이 1998. 1. 1.부터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례가 두달 이상 지연된 3. 10.에야 제정된 경위와 3. 10. 제정된 조례에 따라 수수료가 산정되지 않은 이유를 물었지만 공무원의 대답은 "시행규칙이 1997. 11. 11. 만들어 졌는데, 원래 조례를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과 "수수료가 이렇게 산정된 경위에 대해서는 자기가 담당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보공개법이 제정된 것은 1996. 12.말이었고, 1년간의 준비기간이 있었다. 그리고 어차피 지방자치단체는 정보공개법의 위임에 따라 정보공개수수료를 정하는 것이므로, 시행규칙이 만들어진 시기는 조례제정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었다. 또한 참여연대가 이번에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정보공개결정은 조례가 제정된 3. 10.이후에 내려진 것임에도 조례에 따른 수수료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니 담당공무원은 그런 조례가 제정되었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수수료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듯했다.

결국 우리는 정보공개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있어 '국민의 알 권리'는 단지 먼 나라의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정보공개법의 시행에도 꿈쩍않는 서울시

이미 1998. 3. 16.자 보도자료에서 지적한 것처럼, 서울시는 정보공개법이 1998. 1. 1.부터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법의 시행에 대한 준비를 소흘히 하였다. 여기에서는 1998. 3. 16. 서울시를 방문하여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의 준비 소홀을 지적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1)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정보공개법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정보공개수수료는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시는 정보공개법이 시행되기 이전인 1998. 1. 1.이전에 정보공개법에 근거한 조례를 만들었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는 조례의 제정을 미루다가 법이 시행된 지 두달이 지난 1998. 3. 10.에서야 비로소 조례를 만들어 공포하였다. 그에 따라 1998. 1. 1.부터 1998. 3. 9.까지 사이에 서울시에서는 정보공개수수료에 관한 근거조례가 없는 법의 공백상태가 존재하였다. 그리고 참여연대가 정보공개청구를 한 것은 바로 이 법의 공백상태가 존재하던 1998. 2. 25.이었다.

(2) 정보공개법에 의하면 공공기관은 정보공개청구를 받았을 때 공개여부를 심의하기 위하여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설치, 운영하여야 한다. 그런데 정보공개법이 시행된 지 두달 이상이 경과하였지만, 서울시에는 '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가 여기에 대해 묻자, 서울시 담당공무원은 "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없지만 유사한 위원회인 문서평가심의회에서 심의를 하면 된다"라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다면 문서평가위원회에서 정보공개여부를 심의한다"는 규칙이라도 만들었냐고 질문하자, 담당공무원은 그런 규칙은 아직 만들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우리가 다시 "그렇다면 문서평가위원회가 정보공개여부를 심의한다는 어떤 근거가 존재하느냐"고 묻자, 담당공무원은 근거는 아직 없다고 대답했다.

사실 문서평가위원회가 과연 정보공개여부를 심의할 유사한 위원회에 해당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번 정보공개청구만 하더라도 문서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대중교통과에서 자체결정한 것을 보면, 위 담당공무원의 해명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3) 정보공개법과 동 시행령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일반국민들이 정보공개절차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보공개청구의 처리절차, 정보공개청구서식, 수수료 기타 주요사항이 기재된 정보공개편람을 작성하여 비치하여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에는 정보공개편람이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에 대하여 캐묻자 담당공무원은 총무처에서 작성한 "정보공개 운영요령"이라는 책자를 내 놓았다. 그러나 이 책자는 담당공무원들을 위한 지침서일 뿐, 일반 시민들을 위한 편람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었다. 더구나 1,000만이 넘는 시민들이 살고 있는 서울시 정도의 지방자치단체가 시민들을 위한 편람 하나 자체적으로 제작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4) 일반시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하려고 해도, 행정기관에 어떤 문서가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정보공개법과 동 시행령은 행정기관에 대하여 일반국민들이 공개대상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주요문서목록'을 작성하여 비치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요문서목록에는 공공기관의 각 부서별 세부기능 및 주요문서 제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에는 '주요문서목록'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서울시 담당공무원은 '행정정보공개목록'이라는 책자를 꺼내어 놓았는데, 그것도 1994년까지만 있을 뿐, 그 이후의 문서는 전혀 나와 있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보공개법과 동 시행령은 '주요문서목록'에 들어갈 부서별 주요문서제목의 목록 대신에 보존문서기록대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시 시민과에 있는 보존문서기록대장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여, 이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보존문서기록대장은 기재가 부실하여 어떤 문서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1996년까지만 기재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1997년도 문서는 왜 기재되어 있지 않는지를 물었다. 그런데 담당공무원은 "아직까지 정리를 못했다"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우리가 언제까지 정리가 되겠냐고 묻자, "4월15일은 돼야 끝난다"고 대답했다.

사실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으려면 행정기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가장 기본인 문서의 목록조차 제대로 제공해 주지 않고서야 시민들이 정보공개청구를 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5) 지금도 정보공개법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은 시민들이 쉽게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제도에 대한 홍보도 할겸해서 정보공개청구서 서식을 다른 민원서류 양식과 함께 창구 바깥에 비치해 두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 시민과 사무실에 갔을 때, 다른 민원서류 양식은 보여도 정보공개청구서 양식은 보이지 않았다. 담당공무원에게 이 점을 지적하자 담당공무원은 "요구하면 서식을 준다"라고 답변했을 뿐이다.

4. 위에서 지적한 점 이외에도 정보공개청구제도에 대하여 서울시 공무원들이 전혀 무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 많았다. 심지어 어떤 공무원은 정보공개법이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 그리고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정보공개법이 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전혀 인식을 못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정보공개법은 바로 공무원들의 이런 관료주의적 의식을 타파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지난 과오를 겸허히 반성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서울시의 직무유기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규명하기 위하여 "서울시의 정보공개청구 준비상황 미흡에 관한 정보공개청구"를 98. 3. 18.(수)에 제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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