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사 원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3150600095
[단독]어느 청년 편의점주의 죽음
거제 |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ㆍ살던 집 담보로 빚내 창업, 적자에도 24시간 운영 강제
ㆍ불공정계약 시달리다 자살… 휴대폰엔 사채 독촉 문자
지난 1월15일 오후. 거제도에도 눈이 쌓인 추운 날이었다.
문이 잠긴 아들의 편의점 문 앞에 섰을 때 김미숙씨(55·가명)는 불안했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이기 때문에 아들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편의점에는 불이 꺼지는 법이 없다. 하지만 이날은 날이 밝았지만 간판 조명까지 꺼진 편의점은 어두웠다. 일을 마치고 집에 왔어야 할 아들이 이날 아침에는 보이지 않았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문을 한번 따보시죠. 점주님의 가게이기 때문에 저희는 손을 댈 수 없습니다.” 편의점 본사 직원이 재촉했다. 어머니는 열쇠공을 불러 문을 열었다.
중략….
결국 임씨는 지난 1월14일 편의점 내 음료 냉장고 뒤 좁은 구석에 주저앉았다. 번개탄을 피우고 수면유도제를 탄 양주를 마셨다. 그리고 엎드려 쓰러진 뒤 그의 희망을 담았던 편의점에서 세상을 떠났다. 유족들이 경찰로부터 받은 그의 휴대폰은 초기화돼 있었다.
“고객님 연체 1일입니다. 은행 마감 전까지 부탁드리며….”
“입금하지 않을 시 독촉장 발송될 수 있습니다.”
유족들이 우는 와중에도 그의 휴대폰으로는 대부업체의 독촉문자들이 연이어 날아왔다.
거제/박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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