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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권리
  • 2014.06.24
  • 2761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소소권, 작지만 소중한 권리 14회]

약품 겉포장에만 적혀 있는 유통기한… 약병에도 ‘언제까지 복용’ 표기해 주세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환절기마다 병원을 찾는 직장인 강모씨(33)는 가끔 집에 있는 약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강씨는 “똑같은 증세로 자주 병원과 약국을 찾다 보니 같은 약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지만 유통기한을 몰라 새 약을 산 뒤 집에 있는 약은 버린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씨(57)는 떨어져 사는 82세 어머니가 혼자서 약을 잘 드시는지 걱정이다. 어머니는 고지혈증 치료제와 종합영양제도 복용한다. 박씨는 “재작년 종합비타민제를 사 드렸는데, 나중에 가 보니 박스는 버리고 병만 보관하고 계시더라”며 “병에는 유통기한이 안 적혀 있어서 지금 복용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다. 옛날 분이다 보니 아껴 먹는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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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불만 늘어나… 복지부, 표기 의무화

 

글씨 작거나 음각돼 알아보기 힘들어 오·남용할 위험 높아

 

약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보통 알약은 1~4년, 연고는 6개월, 안약은 개봉 후 1개월 정도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포장 박스는 버리고 내용물만 보관한다. 박스에만 유통기한이 적혀 있을 경우 약을 먹어야 할지 버려야 할지 혼란스럽다. 보건복지부도 이 점을 인식해 2008년 의약품의 낱알 모음 포장에 제조번호와 사용기한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그러나 글씨 크기가 5㎜ 이내로 작고 포장재에 음각으로 새겨진 경우가 많아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복지부 고시 이후인 2010~2012년 동안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 판매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은 175건, 실제 위해 사례는 29건이었다. 대부분 유통기한이 지난 일반의약품이었고, 위해 사례에 해당하는 소비자들은 구토, 복통, 장염 등 소화기계 부작용이나, 피부질환, 안구이상, 두통 등을 호소했다. 더구나 병에 들어 있거나 은박 포장 제품의 경우 유통기한을 표기하는 것은 여전히 자율에 맡겨져 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어떤 방법으로 포장돼 있든지 약의 이름, 효능, 저장방법, 유통기한을 표시하면 불편을 예방하고, 특히 잘못된 약 복용으로 인한 국민 건강권 훼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낱알 하나하나까지 소비자들이 유통기한을 알 수 있게 하도록 식품의약안전처에 관련 의견서를 보낼 예정”이라 밝혔다.

 

의약품에 유통기한 표기가 강화되면 환자가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으니 복용해도 된다’고 판단해 약을 오·남용할 위험은 없을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소속 황해평 약사는 “약의 유통기한은 기본적으로 환자가 알아야 할 정보”라며 “대신 교육을 통해 환자가 복용 전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는 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이 국민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기사원문 >>

 



경향신문 참여연대 공동기획 - 소소권

경향신문과 참여연대는 함께 잃어버리거나 빼앗긴 ‘생활 속의 작은 권리 찾기’ 기획을 공동연재합니다. 시민여러분의 경험담과 제보를 받습니다. 제보처 : 참여연대 min@pspd.org  경향신문 s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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