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기타(cc) 2012-08-01   1646

[기고] CD금리 담합의혹 어떻게 풀 것인가?

최근 감사원의 감사결과 은행들이 명분없는 기준으로 금융소비자들의 신용정보를 멋대로 평가하고 부당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낮은 학력, 소액 단기 연체 등을 모두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간주함으로써 서민들에게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고소득 계층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과 거래 수수료 비용 면제를 제공한 것입니다. 금융권의 이러한 행태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은 정보의 절대적인 비대칭, 금융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신뢰, 금융당국의 묵인/방조가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입니다.

이러한 CD 금리 담합 의혹에 대해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인 이광철 변호사의 경향 신문 기고 글을 공유합니다.

경향신문 기고 원문 보기 (클릭)

[기고]CD금리 담합 의혹 어떻게 풀 것인가

 
애초 공정위가 담합이라는 ‘선빵’을 날리고, 감사원이 신한은행의 학력에 따른 대출이자율 차등취급의 후속타를 날렸을 때만 해도 은행과 금융당국은 카운터브로를 맞아 게임이 끝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실제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7월17일 이후 지난 3개월간 꿈쩍 않던 CD금리는 각각 0.01%포인트 떨어졌고, 19일 추가로 0.01%포인트 하락했다. 그러자 20일 금융당국이 반격에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국회 답변에서 CD금리 담합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일부 언론도 국면을 진실게임 양상으로 몰고 갔다.
 

그리하여 CD금리 담합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선 공정위가 CD금리 담합문제를 제기해 당장 눈앞의 시한폭탄인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은 경계하는 것이 좋다. 지금 가계부채는 900조원대를 넘어 1000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CD금리가 대출금리를 정하는 기준 역할을 했다손 치더라도 지금 가계부채 규모는 CD금리를 움직여 해결할 수준을 벗어난지 오래다. 이 상황에서 공정위가 CD금리 인하를 유도해 가계부채의 부담을 경감하고자 하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이자, 이 폭탄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터지지 않게 하는 정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문제는 금융권의 탐욕과 부도덕 문제, 나아가 이를 감독해야 할 금융당국의 직무유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 지금도 도처에서 포탄이 터지고 있는 저축은행 사태에서 볼 수 있듯 그간 우리 금융권이 보여준 부도덕과 탐욕, 그리고 이에 기반을 둔 부정이득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금융위원회는 3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1080조원 중 CD금리에 연동된 대출은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쳐 310조원이라고 밝혔다. 만일 CD금리가 0.2%포인트 높게 유지됐다면 은행들이 1년 동안 총 6200억원 정도 추가 이익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신한은행의 학력에 따른 이자율 차별도 그런 부도덕과 탐욕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못 배운 것도 한인데, 못 배운 것을 이유로 이자를 더 물라니, 그러고도 박칼린을 내세워 동행(同行)과 동행(同幸)을 노래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부도덕과 탐욕을 감독해야 할 금융당국은 은행 편에 서서 담합의혹을 부인하느라 바쁘다. 꿈쩍 않던 CD금리가 공정위 조사만으로도 내렸다면 담합을 의심해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CD금리에 대한 문제제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 않은가? 
 

이번 일을 계기로 담합이 있었는지, 그 구체적인 경로는 어땠는지, 담합으로 인한 부정이득이 얼마나 되는지, 금융당국은 대체 무엇하고 있었는지 차제에 명확히 밝힐 일이다. 이에 따라 합당한 책임추궁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나아가서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의 전환을 촉구한다.
금융은 이자놀이를 통한 수익창출이 원래 속성이다. 그런 속성을 알기에 금융당국더러 감독하라는 역할을 맡긴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모피아들과 금융자본간의 강고한 연대는 늘 감독기구에 낙하산을 내려보내고, 감독은 형식에 그친다. 우리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놓고 안심해 온 거다. 이제 금융소비자의 보호를 위해 독립성을 획득한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를 설립하여 약탈적 금융자본을 실질적으로 감독해야 한다.
 

이제 대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저마다 경제민주화를 외친다. 경제민주화가 별 게 아니다. 땀 흘린 만큼 가져가게 하는 것이다. 흘린 땀보다 많은 것들을 가져가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착취라고 한다. 착취를 없애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요체다. 각 후보진영이 이러한 CD금리 담합을 포함한 은행들의 ‘착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보면 그들의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광철 |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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