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통신 2014-05-29   1431

[기고문] 한겨레 신문 왜냐면 / 이동통신 3사, 왜 ‘알뜰폰’까지 장악하려 하는가?

[왜냐면] 이동통신 3사, 왜 ‘알뜰폰’까지 장악하려 하는가? / 안진걸

한겨레 | 입력 2014.05.28 18:40

[한겨레]
이동통신 3사,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대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삶과 생활의 필수품 중의 필수품이 휴대폰이기 때문입니다. 가입자만 무려 5400만명이 넘습니다.

현재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여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되어 있는 에스케이텔레콤(SKT)의 2013년 매출은 16조원이 넘고, 순이익은 1조6000억원을 넘었습니다. 엄청난 매출과 순이익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40528184007457.jpg

그러나 이동통신 재벌 3사가 그렇게 잘나가던 세월은 우리 국민들에게 고통과 부담의 세월이었고, 지금도 그 고통과 부담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악의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민생고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통신비로 인한 고통과 부담 역시 세계 최고·최악의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 의하면 작년 가계 월평균 통신비는 15만원을 넘어서 가계지출 비중으로도 7%를 넘어섰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 최악의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이동통신 재벌 3사는 “이동통신 요금이 비싼 것이 아니다”, 심지어는 “국민들이 너무 많이 사용해서 문제다”, 또 매번 높은 요금제를 내놓으면서도 “요금할인 방안을 시행했다”고 말하는 등 궤변과 사기성 행태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민들이 누려야 할 저렴한 통신요금의 혜택과 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이라는 원칙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킨 대가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조는 “전기통신역무의 요금은 전기통신사업이 원활하게 발전할 수 있고 이용자가 편리하고 다양한 전기통신역무를 공평하고 저렴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게 독과점의 횡포를 즐겨온 이동통신 3사가 이번엔 알뜰폰까지 장악하려 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알뜰폰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서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5%를 넘어서자 다시 자신들이 알뜰폰까지 장악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알뜰폰도 궁극적으로 가격경쟁이 사라지고 이동통신 3사의 독과점과 폭리, 담합이 재현될 것입니다.

올해 초 케이티(KT)가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자, 통신소비자·시민단체·경제민주화 운동 단체들이 이를 적극 반대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케이티는 결국 알뜰폰 진출 선언을 미룬 바 있는데, 이번엔 엘지(LG) 유플러스가 공식적으로 알뜰폰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정부 당국이 에스케이텔레콤이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사업(사업개시일 2012년 6월)을 할 수 있게 해준 것부터가 화근이었습니다. 최근 에스케이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에 알뜰폰 업체인 에스케이텔링크로의 번호이동 수가 정지 전보다 2배 늘어났다는 것만 봐도 이동통신 3사의 자회사를 통한 알뜰폰 진출의 위험성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알뜰폰 업체들과의 경쟁에 여러 가지로 유리한 위치에 있으며, 본사의 시장점유율 감소를 막는 수단으로 악용됩니다. 결국 빠르게 알뜰폰 시장을 장악해 기존의 알뜰폰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시민·소비자들의 편익도 침해하게 될 것입니다. 3사가 저렴한 요금제에 의지가 있다면, 자사의 통신 요금을 대폭 인하하거나 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한 망 도매가를 대폭 인하하면 되는 것이지, 기존의 27개 알뜰폰 기업과 수만명의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짓밟으면서 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정부 당국은 이동통신 3사의 횡포를 방치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