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참여연대 공식일정+ 더보기

민생희망본부    서민이 행복한 사회를 위해 민생대안을 제시합니다

  • 칼럼
  • 2010.08.06
  • 1228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



요즘 간간이 야간집회가 ‘합법적으로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첫 합법 야간집회는 7월1일 환경단체들이 연 ‘4대강 죽이기 반대 집회’였다고 한다. 참 반갑고 다행한 일이다. 낮에는 생업에 바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을 생각하면 진작 그렇게 됐어야 했다. 또 헌법적 기본권을 행사하는데 낮과 밤을 차별할 이유가 그 어디에도 없다(낮에는 헌법 적용, 밤에는 헌법 안 적용?)는 점에서도 늦었지만 정말 바람직한 변화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2009년 9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야간집회에 대한 일반적 금지·예외적 허가 법률(집시법 10조)이 효력을 상실, 신고제를 통한 야간집회의 합법적 개최가 가능해진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많은 국민들은 야간집회가 보장되면 나라에 난리가 날 것처럼, 밤이 되면 국민들이 폭도로 돌변할 것처럼 주장한 수구언론과 한나라당, 경찰 수뇌부의 ‘매터도’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필자가 전국적으로 파악한 것과 다수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한 달 동안 어떠한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경향신문 7월30일 11면 참조). 오히려 주간집회보다 더 평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촛불을 든 손은 분노한 심경마저도 평화롭게 해주는 힘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후 야간집회 현장에서 불가피한 충돌이 일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주간집회의 경우에도 더러 발생하는 충돌과 달리 해석할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즉 밤이라서 더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야간집회의 경우에만 따로 국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집회 때 일부 발생해온 충돌도 경찰의 과잉 대응이 야기한 측면이 크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감안하면, 제한을 가해야 할 것은 국민들의 기본권이 아니라 ‘공권력의 과잉과 남용’이라 할 것이다.

솔직하게 지적하자면, 수구언론과 한나라당, 경찰 수뇌부는 국민들이 표현·집회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무척이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세력이다. 그런데 거기에다 야간집회의 자유까지 보장된다니, 끔찍하게 싫었을 것이다. 그래서 야간집회 보장의 의의와 국민들의 기본권 확장을 말도 안되는 논리로 공격해온 것이다. 말로는 헌법적 기본권이니 존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이 표현·집회의 자유에 대해, 특히 권력에 비판적인 시민들에 대해 얼마나 적대적인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촛불집회를 탄압하고, 이견이 있는 국민들을 ‘빨갱이’로 몰고, 민간인까지 불법사찰하는 것이 다 그러한 ‘반 헌법적 정신상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그런 그들이 지금은 아무 말도 못하고 숨을 죽이고 있다. 야간집회가 보장된 지 한 달이 더 지나도록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고, 또 야간집회가 국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퇴근 이후의 의사표현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국민들을 모독하고 헌법적 기본권을 폄훼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그들이 반성하는 뜻에서 조용히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지금 야간집회에서 조그만 충돌만 발생해도 침소봉대하려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나아가 정기국회에 즈음해서 야간집회의 권리를 축소 또는 제한하자고 또다시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최고 규범인 헌법은 ‘국민들’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지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권력’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그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수구언론, 한나라당, 경찰 수뇌부에 권한다. 헌법 제1조와 제21조가 무엇을 규정하고 있고, 왜 그렇게 규정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곱씹어보기 바란다.

‘헌법 제1조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 8월 6일자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참여와 행동에 동참해주세요
참여연대 회원가입·후원하기
목록
제목 날짜
[서명] 전국의 세입자 여러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해요 1 2019.10.01
[종합] 떼인 '소비자 권리' 찾으러 갑시다! 2015.06.01
[참여연대 경향신문 공동기획] 소소권, 작지만 소중한 권리 2014.02.28
[종합] 갑의 횡포에 맞서는 을과 함께합니다 2 2013.08.05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를 소개합니다 2015.03.07
[소소권20] 수입 오토바이 연비 규정 없어 소비자 부당 피해 속수무책   2015.02.25
[소소권18] 사랑니 발치 전 에이즈 검사, "의료진 위험 예방 목적"이라며 비용은 환자...   2015.01.01
[참여연대 경향신문 공동기획] 소소권, 작지만 소중한 권리   2014.02.28
[기고] 한나라당 반값 등록금, 또 국민을 속일 셈인가?   2011.06.07
'반값 등록금' 위한 무기한 1인 시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도 동참!   2011.05.07
[기고] 그것은 “돈이 아니라 목숨이었다” 금융당국은 어찌하려나?   2011.05.07
[기고] ‘반값 등록금·통신비 인하’ MB공약 어디로 갔나? (1)   2011.04.07
[칼럼] 맨날 "내가 그것 해봐서 아는데..."라는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글 (2)   2011.02.09
[인터뷰] '현장에서 본 2010 경제' - "팍팍한 서민 살림"   2010.12.26
"준 고등교육기관 학생들에겐 장학금 지원도, 학자금 대출도 없어"   2010.10.04
[기고] 야간집회땐 ‘난리가 날 것’이라던 그들에게   2010.08.06
[5대 민생공약 검증 ①] 등록금·사교육비-‘李의 반값’ 간데없고 ‘대안’도 없고   2008.04.03
© k2s0o1d4e0s2i1g5n. Some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