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기타(cc) 2011-05-07   1873

[기고] 그것은 “돈이 아니라 목숨이었다” 금융당국은 어찌하려나?

안녕하세요.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입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우리 국민들의 삶에 큰 짐이 되고 있는 교육, 주거, 통신 분야에서의 부담 완화, 그리고 서민금융 보호, 중소상인 살리기 운동 등을 복합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국민들의 삶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서도 은행경영진의 범죄적 행위를 비판하고, 특히 금융감독 당국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고, 나아가 금융감독 당국의 대개혁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이광철 실행위원(변호사, 민변 사무차장)의 기고문이 경향신문 5월 7일자에 실렸습니다. 시민 여러분들과 공유합니다.

저축은행 문제가 연일 신문, 방송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의 사전 특혜인출로 촉발된 이번 저축은행 사태는 금융감독원 직원의 자살 사건을 거쳐 이제 파장이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까지 번져 가고 있다. 말 그대로 일파만파다. 그것은 “돈이 아니라 목숨이었다”라는 어느 소액 예금주의 절규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 철저하게 규명

무엇을 어떻게 할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는 피해자 구제이고, 둘째는 재발 방지다. 소를 잃었으면 외양간이라도 튼튼하게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처방전을 만들어내자면 제대로 된 진료가 필요하듯, 저축은행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자면 문제의 원인부터 짚어보고 하나 하나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현미경으로 이번 사태를 들여다보자. 현미경에 세 가지가 보인다. 하나, 저축은행의 부실이다. 둘, 경영진과 대주주의 부패와 탐욕이다. 셋, 금융당국의 무능과 나태, 무사안일이다. 다음으로 망원경을 들이대보자. 정부의 정책실패가 보인다.

상호신용금고에 은행이라는 이름을 달아주고, 대출을 허용해 준다. 88클럽을 창안하여 저축은행으로 하여금 80억원이 넘는 대출을 가능하도록 해 준다. 그러자 너도 나도 거액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은 부동산 경기의 하강국면에 따라 바로 정책실패로 판명나고 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불황 국면으로 접어들자 PF대출의 연체율은 대폭 증가하여 작년 3월 말 정부 통계에 따르면 PF대출 잔액은 11조9000억원, 연체율은 13.7%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실패가 저축은행의 부실을 불러왔음은 불문가지다. 자!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보자. 먼저 피해자 구제가 시급하다. 충분한 대책일 수는 없겠으나, 부정한 방법으로 인출된 돈을 원상 회복할 수 있도록 채권자 취소권 행사 등을 강구하고 대주주 중심으로 은닉된 돈을 환수해야 한다.

다음으로 외양간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 첫째, 정책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되겠다. 정책 실패자들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도 뒤따라야 한다. 둘째, 금융당국은 제 할 일을 똑바로 해야 한다. 낙하산 타고 저축은행에 내려가 감사 자리나 꿰차라고 법률로써 금융당국에 저축은행의 관리감독권능을 부여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평소에는 저축은행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감시하고, 영업정지가 임박한 경우 전격적으로 저축은행의 전산망을 장악하는 등의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셋째, 이번 사태에 책임있는 공직자들에 대하여 엄정한 민·형사상 책임추궁이 있어야 한다. 영업정지 정보를 유출한 사람은 없는지, 영업정지에 따른 인출사태를 예견하고도 방조한 것은 아닌지, 저축은행의 대주주나 경영진과 유착하여 그들의 불법을 방조한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규명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융당국이 똑바로 자기 할 일을 하는지 정부가 철저하게 감시하여야 한다. 일 터지고 뒤늦게 금감원에 가서 용서할 수 없다느니 하는 것은 부질없는 화풀이이며 책임소재에 대한 물타기다.

은닉재산 환수·피해자 구제 시급

대출을 여신(與信)이라고 부르듯 금융은 신뢰가 생명이다. 그러나 신뢰는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돈은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 금융당국은 인간의 욕망을 적절하게 통제하여 궁극적으로 금융질서가 신뢰에 기반하여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존재 이유가 있다.

금융당국이 자신의 존재이유를 망각하고 낙하산에 취해 허우적거릴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데 이번 사태의 교훈이 있을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제일저축은행 불법 대출문제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다는 소식에 이른 아침부터 예금을 찾으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사건을 금융당국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광철 | 변호사·참여연대 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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