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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세정책
  • 2002.09.11
  • 1361
  • 첨부 1

재산세 보유과세 강화, 금융소득종합과세 확대, 상장주식 양도차익과세 신설



1.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에 절망하고 좌절하던 서민들은 또한번 허탈해 졌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억제책을 연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가격대의 강북과 강남의 아파트에 부과되는 재산세가, 강북이 오히려 5배 이상 높다는 사실이 '다시한번' 확인되면서 힘없고 가난한 이들의 상식과 기대는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2. 문제는 강북의 재산세 과표가 높기 때문이 아니다. 거꾸로 강남의 과표가 턱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세금을 많이 거두는게 뭐가 좋냐면서 아예 다른 지역의 세금도 내리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세금으로 거둬들여진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의 문제와 세금이 어떤 기준과 원칙에 의해 거둬들여지고 있는가를 혼동한 결과이다. 자신들이 누리는 모든 부와 행복이 오직 자신만의 노력에 의해 가능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잘 살아보겠다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도저히 잘 살 수 없는 그런 사회가 되지 않도록 하는 재원 또한 세금인데 지금의 조세구조는 오히려 그런 불평등 구조를 막기는 커녕 조장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큰 것이다.

3. 한국 사회에서 재산은 주로 예금, 주식 그리고 부동산으로 구성되고 이들 재산의 열매는 바로 이자, 배당, 주식양도차익, 임대소득 그리고 부동산양도차익 등이다. 그러나, 이자와 배당에 대하여는 금융소득종합과세가 현실화되어 있지 않고, 상장주식양도차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며, 비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차익은 11% 내지 22%의 저율로 분리과세 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부동산은 보유과세 비율이 낮으며, 투기지역의 경우 기준시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부동산 양도소득이 분리과세됨으로써 누진효과를 피해갈 수 있다.

4. 실제로 이러한 세제상의 결함과 한계는 IMF 경제위기 직후 20%에 가까운 고금리에 고액예금자들은 엄청난 이익을 누릴 수 있게 하였고, 그 이후 불어닥친 주식투자열풍, 그리고 지금의 부동산투자열풍에 이르기까지 많은 여유자금들이 제대로 과세되지도 못한 상태에서 투기성 자본으로 요동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한 피해와 부담은 서민들이 고스란히 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재 부동산 투기열풍을 막기 위해선 과세체계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며, 이는 재산세 과표현실화와 더불어, 거래세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보유과세를 강화하여 투기를 사전에 제어할 수 있는 조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5. 지금의 한국 사회는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도 '최대한의 의지와 노력'이 절박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할 세법개정안을 다시 수정, 보완하여 부동산 등 재산세 과표의 현실화 및 보유과세의 강화뿐만 아니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의 확대 및 금융실명제의 실질화,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의 신설 등 '부동산, 예금, 주식'에 대한 종합적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즉, 돈의 흐름과 규모, 성격이 정확히 파악되고 이에 근거하여 공평하게 과세가 이뤄지도록 근본적 개혁을 추진해야하며 단순히 눈가림식 부동산대책 차원에서 현 상황을 인식해선 결코 안될 것이다.

6. 또한, 정치권 역시 이번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거치는 동안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의 실태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를 해결하기는커녕 더욱 조장하고 있는 '거꾸로 선 세제'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이런 작금의 현실에 대한 노력 여하가 '표'로써 직결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7. 최근 상황에 대해 행정자치부를 포함한 정부 일각에선 종종 '조세저항'을 운운하며 재산세 과표 현실화 및 보유과세 강화 등의 처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누구의 조세저항을 두려워 하는가? 강남 땅부자의 조세저항은 두렵고, 힘없는 서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말인가?"라고 말이다. 이러한 정부 일각의 안이하고 위험한 상황인식에 "진짜 조세저항"이라는 파국적 현실이 벌어질 것을 우리는 더욱 걱정하게 된다. 일관되게 투명하고 공평한 조세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될 때만이 우리 사회의 좌절과 분노를 희망과 기대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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