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기타(ta) 2013-04-11   4280

[후기] 우리의 국세청에게는 많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426 對 4

 

혹시 저 숫자의 의미를 아시나요. 지난 1997년 미 하원에서 국세청 개혁 법안이 상정되어 실시했던 찬반 표결의 격차입니다. 당시 상원의 국세청 청문회를 계기로 상정된 개혁 법안은 일반인도 포함된 국세청 감시위원회를 구성하고 28개의 납세자 권리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국세청은 고압적인 자세와 직권 남용으로 납세자들의 비판이 높았는데, 이 개혁안을 시작으로 충실하게 개혁을 진행하면서 비로소 중립성을 확보 할 수 있었습니다. 15년 전에 있었던 미국의 국세청 개혁 사례는 비슷한 고민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이에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에서는 지난 월요일(8일) 저녁 5시, “국세청 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참여연대 3층 중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우리에게 ‘국세청 파일’ 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신동아 한상진 기자가 발제를 맡아 주셨습니다. 평일 오후 5시라는 애매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과연 지금의 국세청은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혁을 진행해야 할까요.

 

국세청

 

발제를 맡아주신 한상진 기자는 시작하면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국세청이 하는 일이 과연 정확하게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었습니다. 국세청이 하는 업무는 정확하게 세금을 징수하는 일이지 ‘세무조사’가 아니라는 발언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세무조사’는 납세자에게 원활하게 세금을 징수하고자 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지 그 자체로서 목적이나 무기화되는 행위는 결코 정당하지 않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국세청 = 세무조사라는 등식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던 저에게는 다소 충격이었습니다.

 

지적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왜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그렇게 매달리는지, 현재 국세청 내부에서 벌어지는 권력의 흐름 등에 대해서 미처 책에는 담지 못한 취재 뒷얘기와 함께 들려 주셨습니다. 언론을 통해서 잘 알려진 한상률 게이트 사건이나 안원구 전 국장의 사례와 함께 생각해보니 국세청에 대한 개혁의 손길이 그 어느 사안보다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이어서 세수를 확보한다는 취지하에 700억을 투입해서 야심하게 추진했던 역외탈세TF가 골프회원권 2장을 잡아내는데 그쳤다는 얘기에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발제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자유롭게 각자의 고민과 궁금증을 내놓았습니다. 민감한 세무정보를 가진 자들이 정치권력과 유착해서 본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서 그것을 사용하는 모습에서 다들 생각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저는 국세청이 가장 적은 비용을 들여 효율적으로 세금을 징수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한상진 기자의 메시지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미 하원의 426대 4, 지금 한국에 부치면 어느정도 수치가 나올까요? 적어도 지금의 국세청이라면 상당히 의미있는 숫자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국가재정을 든든히 지켜주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제대로 된 국세청을 위해서 많은 관심을 쏟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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