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세수 부족 타령하면서 세금 감면은 사상 최대?

공약가계부에서 제시한 비과세 감면 축소목표치에는 턱없이 모자라

과세 형평성과 세수 확충 차원에서 비과세 감면제도 정비 제대로 해야

 

 기획재정부가 국무회의 안건으로 보고한 ‘2014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3년 국세감면액이 33조6,000억 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감면액은 늘었지만 국세수입은 예상치에 8조5,000억 원이 모자란 201조9,000억 원에 그쳐 국세감면율은 14.3%에 달했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소장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심각한 세수 부족에도 불구하고 국세감면액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과, 비과세 감면제도 정비의 성과가 지난해 공약가계부에서 제시한 목표치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정부는 과세 형평성과 세수 확충 차원에서 비과세 감면제도 정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난해 5월, 정부는 공약가계부에서 비과세 감면제도를 정비하여 2013년부터 5년간 약 18조 원의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잘못되었다. 작년 비과세감면 축소 목표치는 1,000억 원이었지만 오히려 국세 감면액은 2012년 대비 2,000억 원이 늘었다. 올해도 당초 비과세 감면액을 1조8,000억 원 줄이겠다고 했지만, 어제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4,000억 원 축소에 그쳤다. 그마나 올해 국세 감면액이 4,000억 원 줄어든다면 2년간의 비과세 감면제도 정비 성과는 공약가계부에서 제시한 목표치 1조9000억 원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대로 간다면 공약가계부를 통해 밝혔던 135조 원의 세수 확대 목표는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불안정한 올해 세수 여건까지 고려하면 재정적자가 심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부는 2013년 한해 일몰도래 44개 비과세 감면제도 중 73%에 달하는 32개를 폐지ㆍ축소하였다면서 정비성과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국세 감면액은 되려 2,000억 원이 늘어났으며, 감면제도 정비개수 역시 정부의 주요정책 발표마다 비과세 감면제도를 상당수 추가하여 큰 의미는 없다(표 1). 예비타당성조사제도 도입을 통해 비과세 감면 신설을 억제하고 성과평가로 기존 감면은 줄여나가겠다는 정부의 대책을 믿을 수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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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과세 감면은 한 번 생겨나면 폐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감면제도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이다. 2013년 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서 년차별로 구체적 목표까지 밝힌 만큼 상당한 기대를 가졌으나 지금까지 드러난 성과는 실망스럽다. 정부 스스로 밝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세특례를 받는 이해집단과 국회를 설득하는 성의를 다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비대해진 비과세 감면제도를 그대로 두고서 과세 형평성과 세수 확충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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