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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칼럼
  • 2015.01.08
  • 1005

'아이사랑카드'만 있음 해결? 이 문제는 어쩌나요

[우리아이들, 보육 안녕하십니까⑤] 보육비용 지원 방식, 재검토 필요하다

 

최근 누리과정 예산 편성 관련 논란이 많았습니다. 결국 여야가 우회지원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보육재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뜨겁습니다. '보육재정파탄공동대책위원회'는 현재 우리나라의 보육 현실을 진단해 보고 실효성 있는 보육시스템 대안을 살펴보기 위해 몇 차례에 걸쳐 '우리아이들, 보육은 안녕하십니까?'라는 타이틀로 글을 게재합니다.

 

무상보육이 실시된 지 2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무상보육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과중한 예산 부담에 대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불만부터 실질적인 무상보육이 아니라는 부모들의 이야기, 아이사랑카드의 사용에 대한 불만까지... 논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린이집을 다니는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은 다소 복잡하다. 어린이집 중 국공립어린이집처럼 인건비를 지원받는 곳은 '정부지원시설',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처럼 인건비를 지원받지 않는 시설을 '정부미지원시설'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아동의 연령에 따라 영아와 유아의 지원방식이 다르다.

 

아래 표에서 보는 것처럼 정부지원시설에서는 영아와 유아를 구분하지 않고 아동을 보육한다. 필요한 비용 중 기본적으로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원장과 영아반 교사는 80%, 유아반 교사는 30% 정도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아동별 지원 금액으로 '정부지원단가'라고 한다. 이는 보호자들이 아이사랑카드로 결제하는 금액을 가리킨다.

 

반면 정부미지원시설은 영아일 때와 유아일 때 지원방식이 다르다. 미지원시설에는 인건비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아동 정원수에 따라 나눈 기본보육료를 어린이집에 지원한다. 그리고 나머지 금액을 아동별 지원으로 보호자에게 지원한다(따라서 이 금액은 지원시설과 미지원시설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유아에 대해서는 기본보육료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이 금액을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

 

부모들이 무상보육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이유

무상보육(또는 정부지원단가 전액 지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면 정부지원시설에 다니는 유아나 미지원시설에 다니는 영아는 특별활동비나 현장학습비 등 필요경비를 부담해야 하며, 미지원시설에 다니는 유아는 어린이집의 보육료와 정부지원단가의 차액과 특별활동비 등을 부담해야 한다. 보육료를 전액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이 실질적인 무상보육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특별활동비 같은 경우는 어린이집에 따라 금액에 차이가 많고 그 필요 여부에도 논란이 많지만 아이사랑카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한다).

 

아이사랑카드는 무상보육과 관계없이 MB정부 때부터 도입된 지원 방식이다. 그 이전에는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을 대신해서 어린이집에서 일괄로 아동별 지원 금액을 신청하면, 정부에서 바로 어린이집에 지원했다. 아이사랑카드를 이용하면서 보호자가 아동별 지원을 신청하면 카드와 연결된 가상계좌로 지원금을 입금되고, 보호자가 어린이집에서 카드를 이용하여 보육료를 결제하는 방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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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원을 현금으로 하지 않고 사용처와 사용금액을 명시한 증서로 지원하는 방식을 바우처(voucher)라고 하며, 우리는 신용카드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자바우처라고 부른다. 보육서비스와 같은 사회서비스를 지원할 때 현금이나 현물로 하지 않고 바우처를 사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서비스 공급에 선택과 경쟁이라는 시장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것이다. 보통 사회서비스는 서비스를 생산·제공하는 기관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공급자 보조방식이다. 그런데 일부에선 공급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면 공급자들이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부의 눈치만 보고 서비스 이용자들의 수요나 욕구에 잘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래서 이를 이용자에게 직접 지원하여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게 하면 공급자들이 경쟁하게 되어 서비스의 질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보육서비스 현장은 보호자의 선택과 어린이집의 경쟁이 가능한 구조일까? 과연 보호자들이 여러 개의 어린이집 중을 비교하고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아이를 보낼 수 있을까? 어린이집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것은 아이를 쉽게 보낼 수 있어야 하는, 접근의 용이성이다. 아무리 좋은 어린이집이 있더라도 거리가 멀어 다니기 어렵다면 이를 이용할 수 없다. 따라서 보육서비스에 선택과 경쟁이 가능하게 하려면 사는 곳 근처에 비교할 수 있는 서로 다른 유형의 어린이집들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부형들이 선호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은 대기자가 항상 밀려있어 어쩔 수 없이 집주위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선택과 경쟁을 유도한다는 바우처의 목적이 보육서비스에서는 달성될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무상보육 이후 오히려 맞벌이가정의 어린이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선택과 경쟁은 불가능한 희망일 뿐이다.

 

둘째는 아동별 지원에 대한 보호자의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어린이집에 직접 지원하니 보호자들은 자신들이 정부로부터 얼마를 지원받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를 바우처방식으로 바꾸면 보호자들이 얼마를 지원받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보호자들이 카드를 결제할 때마다 금액을 알 수 있으니, 이 목적은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것도 일부는 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위의 표에서 봤던 것처럼 실제 보호자가 지원받는 금액에는 카드 결제금액 이외 기본보육료(또는 인건비 지원)도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아래 표에 나와 있는 2014년의 금액을 보자. 어린이집을 다닐 경우 실제 아동이 지원받는 금액은 0세는 약 75만 원, 1세는 약 52만 원, 2세는 약 40만 원, 3세는 약 27만 원, 4~5세는 약 26만 원 정도다. 그럼에도 정부지원단가에 근거한 아동별 지원만 아이사랑카드를 통해 지원하면서 보호자의 체감도를 높인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구나 보호자의 실제 체감도는 정부지원보다 본인들이 직접 부담하는 비용에 의해 형성된다. 다시 말해 보육료 지원에도 불구하고 미지원시설의 유아처럼 학부모 부담액과 특별활동비 등 추가 부담액을 통해 체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원을 받고 있다는 부모의 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별활동비 등을 최소로 억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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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랑카드 부정사용 막을 수 있을까

한편 바우처의 문제점으로는 부정사용과 같은 도덕적 해이가 지적된다. 아이사랑카드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여러 번 지적된 바 있다. 지난해 6월 제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제주시장을 상대로 낸 보육료 지원사업 보조금 반환처분취소에 대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2두28032호)은 이런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제주시는 이아가 외국에 있는 외가에 다녀오느라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았음에도 보육료를 결제한 것은 부당하다며 해당 어린이집에 보조금 반환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아동별 지원은 보조금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명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법리적으로는 조금 복잡하지만 단순하게 요약하면,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시설별 지원은 보조금이지만 보호자에게 지원하는 아동별 지원은 보조금이 아니기 때문에 보조금의 부정 지원이나 부당사용 명목으로 어린이집을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물론 보호자에 대한 처벌은 가능하다).

 

이는 기본보육료를 지원받지 않는 정부미지원시설에 다니는 유아(3~5세)의 보육에 대해 지방정부가 관리·감독할 수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2015년부터는 누리과정의 확대로 아이행복카드로 통합되고 재원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관된다.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지방정부가 민간어린이집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방안이 전혀 없어지게 된다.

 

물론 정부에서는 법 개정을 통해 아이사랑카드의 부정사용 했을 때 어린이집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민간어린이집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

 

바우처 방식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보호자가 아이사랑카드로 보육료를 결제하면, 보육서비스의 내용이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어린이집이 보육비용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도 희망일 뿐이다. 실제로 학부형들이 얼마나 어린이집 운영에 관여할 수 있을까?

 

별로 효과도 없으면서 문제점만 보이고 있는 아이사랑카드를 이용한 보육료 지원방식을 계속할 필요가 있을까? 더구나 2015년부터는 누리과정 확대로 아이행복카드로 통합된다. 아이행복카드는 수수료가 0.01%로 알려져 있다. 아마 카드 사용수수료 중에서는 가장 낮을 것이다. 그것도 어린이집에서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지원해준다. 정부가 수수료까지 지원하면서 아이사랑카드를 계속 할 필요가 있을까?

 

이제 새로운 보육비용 지원방식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본보육료(또는 인건비지원)과 아동별 지원을 구분해서 지원하는 방식 대신 이를 통합하여 지원하는 방식과 보호자에게 지원하는 대신 어린이집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어린이집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신뢰의 확보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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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해 |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 본 기고문은 2015. 1. 8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문글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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