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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9
  • 2019.07.10
  • 861

포용국가 아동정책과 아동보호체계의 개편

 

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아동이 행복한 나라의 아동보호체계

오랜 시간 아동은 투표권이 없어서 공부만이 최대의 존재 이유와 목적이 되어 아동정책의 수동적인 수요자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잃은 채 대상화 되어왔다. 미래세대이고 이 사회의 주춧돌인 아동에 대한 사회적 투자는 인색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아동을 둘러싼 정책환경이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2018년 9월 만 6세 미만의 아동(소득수준 90% 미만)을 대상으로 아동수당이 도입되었으며, 2019년 4월 소득, 재산 등의 선별 기준을 없애고 보편수당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2019년 1월 아동복지법의 개정으로 2019년 7월 아동권리보장원이 설립될 예정이며, 2019년 5월 23일 아동에 대한 국가책임 확대의 원년 선포와 함께 “포용국가 아동정책”이 발표되었다. 포용국가 아동정책은 “아동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아동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핵심적인 추진방향으로 설정하고, 아동보호, 인권 및 참여, 건강, 놀이 영역에 걸쳐 10대 핵심과제, 40대 소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아동보호 분야의 핵심과제는 국가의 책무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아동학대 대응체계, 즉 아동보호체계의 전면개편을 제안하고 있다.

 

2000년 아동복지법의 전면개정과 함께 공적 아동보호체계가 도입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던 “아동보호의 국가책임성 및 보호체계의 통합성 강화”의 필요성이 19년 만에 비로소 아동의 삶에 대한 국가책임의 확대라는 핵심 정책방향을 기초로 구체적인 아동보호체계 개편안으로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포용국가 아동정책은 그 의의가 크다. 포용국가 아동정책은 추진과 시행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많은 이슈들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 아동보호체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중요하다. 본고에서는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 제안된 사회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에 대한 아동보호체계의 개편안을 검토하고 이를 실행하는데 고려해야 할 향후 과제를 제시하기로 한다.

 

<그림 1-1> 포용국가 아동정책 추진방향

<그림 1-1> 포용국가 아동정책 추진방향

 

현행 아동보호체계의 문제점과 한계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포함한 아동보호체계의 개편은 포용국가 아동정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국가의 공적책임 강화”를 통해 “모든” 아동이 건강하고 동등하게 성장하는 것은 현 정부의 핵심가치인 포용국가의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아동보호체계 개편의 필요성은 아동보호체계의 공적 책임성의 부재, 분절성과 파편성, 전문성의 부족 등의 이유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첫째, 2000년 아동복지법이 전면 개정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도입됨으로써 우리나라의 공적 아동보호체계는 구축되었으나, 공공서비스인 아동보호업무가 민간위탁 운영됨으로써 아동보호의 국가책무성, 공적책임성 강화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이러한 공적책임성의 문제는 제한적인 예산으로 인해 아동학대사건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인프라의 심각한 부재 등 재정책임성의 문제와 공공서비스인 아동보호업무의 민간위탁에 따른 국가의 공적 책임성 부재의 문제로 구분될 수 있다.

 

둘째, 중앙과 지역의 아동보호체계의 분절성과 파편성의 문제는 부처 간 칸막이와 연계와 조정업무의 부족에 따라 심화되어 왔다. 현재 우리나라의 중앙부처 아동·청소년 관련 업무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으로 분산되어 아동보호체계, 청소년보호체계, 가족보호체계 등으로 분절되어 기능하고 있으며 이들 보호체계들은 보호 대상 아동의 연령, 위기 유형 및 사업의 주관 부처나 정책 배경 등에 따라 별도로 형성되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두 부처로 분리되어 있는 행정체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한 바 있으나(유엔아동권리위원회, 제3차·제4차 국가보고서 권고사항), 아동보호체계와 청소년보호체계 내, 체계 간의 유기적 연계 또는 통합을 위한 중앙의 기획조정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라 유사 서비스의 중복과 보호의 사각지대의 방치 등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의 신설에 따라 보건복지부 내의 아동보호 및 복지서비스 지원기관의 중앙기구통합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는 아동복지체계 내 분절적이고 파편적인 서비스를 조정하고 연계할 수 있는 중앙지원조직의 신설이라는 점에서 향후 복지부 체계 내에서의 아동보호서비스의 통합성을 제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중앙과 마찬가지로 지역의 아동보호업무의 분절성의 심화는 아동보호를 전담하는 공적 기관의 부재라는 아동보호업무의 공적 책임성 부재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지역의 기획조정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지역단위 공공통합사례관리 체계의 분절성으로 이어졌다. 분절성은 아동보호체계의 공급자 중심의 접근에 의해 심화되었는데, 이는 수요자인 아동에 대한 서비스의 불연속성과 연령, 욕구별 아동·청소년집단의 구분에 따른 서비스의 차별 등의 결과를 초래했다. 이와 같은 아동보호서비스의 분절성과 파편성의 문제는 가정 외 보호 아동에 대한 사례관리 및 사후관리의 부재, 아동보호와 자립지원의 연계부재 등의 문제로 이어졌다. 즉, 학대피해아동 등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이 가정외 보호시설로 들어가면 지속적인 사례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대부분의 아동은 만 18세가 되어 자립할 때까지 가정외 보호에 머무르게 된다. 그 결과, 아동보호의 주요한 원칙인 원가정복귀는 현장에서 지켜지기 어려운 슬로건에 불과해졌다.

 

셋째, 아동학대특례법 시행 이후 아동학대 의심 신고사례는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에 따른 조사업무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아동보호업무 종사인력의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아동보호를 담당해왔던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은 신고접수, 현장조사, 사례판단, 조치결정, 서비스 제공, 사례종결까지 모든 과정을 전담하고 있으며 1인당 평균 사례 수는 57.5사례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권장 사례 수는 12-17사례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처럼 부족한 인력문제로 제대로 된 사후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업무의 과부하로 인해 아동보호업무 담당자의 소진과 높은 이직률, 서비스의 질적 저하 문제 등이 발생했다. 이는 아동복지뿐만 아니라 경찰, 사법체계 내에서의 아동보호업무 전담자들의 공통적 경험이기도 하다.

 

“00청 산하 APO들도 77%가 바뀌었어요. 세 명 중 두 명이 힘들어서 다른 데 가고 올해 2/3 이상이 처음 이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란 얘기예요. 다 초짜예요. APO끼리 서로 물어보고 눈치봐가며 이런 상태인데 전문성을 기대한다는 거는 굉장히 어렵죠. 이런 상황인데 아동학대 떨어지면 처리를 해야 하고 입건을 하느냐 마느냐(중요한 판단인데).. 요즘 아보전가면 인사가 뭔지 아세요? 내년에 또 볼 수 있나요? 농담이 아니에요”.

 

“아동전담공무원이라는데 1년 동안 네 번이 바뀌었어요. 그리고 “다음에 오실 땐 저 없을 거예요.” 그랬는데 정말 없더라고요. 저(경찰)도 쓸데없는 반복적인 교육을 공무원들과 1년에 한 번씩 보수교육으로 듣는데 거기 가면 저희들 꿈은 빨리 아동을 떠나는 거예요.”

 

“저출산대책 얘기하지만 아동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일하고 싶은 조건을 만들어야 되잖아요. 민간영역은 너무 척박하고요 그냥 다들 한 번 거쳐 가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스웨덴 공무원에게 물어보니 한 사람이 10년, 20년씩 아동청소년 일만 계속 하는거에요. 그 어떤 연구자보다 전문적이에요. 일본도 아동은 순환보직 예외 직종이에요. 아동이라는 특수성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

 

이와 같은 현행 아동보호체계의 문제점과 한계로 인해 우리는 살릴 수 있었으나 놓쳐버린 무수한 아이들을 기억하고 그 비극적인 사례에 대한 복기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국가 전략 보고서(2016)’의 가장 중요한 정책 제언은 아동학대로 죽어 간 아이들의 죽음에 대한 반성적인 검토가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전략의 첫걸음이라고 제안했으며, 실제로 영국의 아동안전보장체계(Child Safeguarding System)의 개혁은 ‘빅토리아 클림비(Victoria Climbié)’라는 아동의 죽음에 대한 영국 사회의 반성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 등 “심각한 아동학대사례(Serious case review)”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인 진상조사와 이에 기초한 제도 개선과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무고한 학대피해아동의 죽음 앞에서 그 아이들의 죽음을 사전에 막을 수는 없었는지, 현재 우리 아동보호시스템의 취약한 고리는 무엇인지 점검할 때 보다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사회적 아동보호망의 지속적 개선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과연 몇 번이나 그 아이를 살릴 기회가 있었나?

(의정부 아동학대사건 사례, 2018) 2017년 5월 “남매로 추정되는 어린아이들이 거리를 떠돌고 있다”라는 주민의 아동학대의심 신고접수로 관할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개입 이루어졌다. 아동방임 판정 후 법원의 피해아동보호명령에 따라 3남매는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해 2018년 5월까지 약 1년간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하였다. 이후, 친모의 강력한 양육의지 표명으로 법원은 피해아동보호명령을 취소했으며, 이에 따라 3남매는 원가정에 복귀했다.

 

가정으로 복귀한 직후, 2018년 5월 친모에 의한 아동학대(방임)의심사례로 신고가 접수되었으며(재신고) 2018년 11월 친부에 의한 셋째(4세) 아동학대(폭행) 의심신고가 접수되었다. 지역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이 방문했으나 친모는 문을 열어주지 않고 거부하여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결국 2019년 1월 1일 막내(4세) 바지에 오줌을 쌌다는 이유로 친모가 아동을 화장실에 가두고 4시간 뒤 뇌출혈로 사망했다.

 

포용국가 아동정책과 아동보호체계의 개편

포용국가 아동정책에 제시한 아동보호체계 개편의 핵심은 다음의 그림에 응축되어 있는 바처럼 시군구 아동보호팀의 신설과 아동복지과의 아동보호 기능강화, 즉 지역을 기초로 하는 아동보호의 공공성 강화에 두어진다. 부모로부터 보호·양육되기 어려운 학대피해아동, 요보호아동 등 “모든” 사회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은 지자체(시군구)의 아동복지과가 게이트웨이가 된다. 어떤 경로에 의해서 오든 모두 지자체 아동복지과가 아동의 사례를 직접 상담하고 조사·사정(assessment)하여 아동의 사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즉, 민간이 수행하던 학대조사업무의 시군구 이관이 2020~2022년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다. 학대사례에 대한 검토와 최종판단은 최종적으로 지자체 아동복지심의위 산하의 “사례결정위원회”에서 내려지게 된다. 이를 위해 시군구 아동복지과의 인력충원이 필수적이다. 현재 시군구 평균적인 요보호아동 수는 192명이나 담당인력은 1.2명에 불과하며 아동에 대한 사정, 보호결정과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수행하기 불가능한 구조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군구 컨트롤 타워의 작동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인력보강이 필요하며, 핵심적으로는 조사인력과 사례관리 인력의 보강이 이러한 개편안을 실행하는데 관건이 된다.

 

 <그림 1-2> 포용국가아동정책의 중앙-지자체-민간 아동보호체계

 <그림 1-2> 포용국가아동정책의 중앙-지자체-민간 아동보호체계

 

다음으로, 아동보호체계 개편안의 핵심은 아동에 대한 사회적 보호의 연속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군구 아동복지과의 아동보호팀 중 공무직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가정외 보호아동에 대한 지원(통합사례관리) 및 시설에 대한 지도감독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가정외 대안양육시설(가정위탁, 그룹홈, 시설)로 배치된 아동에 대한 공적 사례관리의 부재라는 심각한 아동보호체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대안양육시설에서의 아동보호는 원래 “일시적”이고 “대안적” 돌봄이라는 가정외보호의 특성과 달리 한번 아이가 맡겨지면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 원가정이 아닌 가정 외 양육시설(가정)에서 자라게 된다는 점, 영구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는 가정외 조치판정이 내려지면 계속 지켜보고 관리하고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역량을 아동과 부모에게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 주체가 없었다는 점에서 기인하며, 원가정보호원칙은 이미 체계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가정외보호시설이 “일시적”인 성격의 대안양육적 보호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정외 보호를 받고 있는 아동에 대한 공공코디네이터의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필수적으로 필요로 한다. 시군구 아동복지과 공공사례관리사는 가정외 보호에 있는 아동의 안전과 복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아동의 친부모와의 정기적인 만남과 관계회복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아동의 원가정복귀 가능성을 정기적으로(6개월) 진단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셋째, 아동의 사회적 보호의 연속성은 그 끝단에 자립지원이 놓여야 하며, 아동의 가정외보호의 연장선에서 자립지원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번 포용국가 아동보호체계에서는 기존의 자립지원정책이 보호아동에 대한 사례관리의 부재상황에서 갖는 지원체계 및 지원의 연속성 등에서의 한계를 보호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제도화하고 자립지원과 연계함으로써 해소하고자 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자립은 “보호종료 전후 지원”으로서 보호아동에 대한 사례관리의 연속선상에서 제공되어야 할 것이며, 향후 기존의 시도에 설치된 아동자립지원단과 중앙의 아동권리보장원과의 역할과 기능의 분담과 조정 등이 구체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포용국가 아동보호정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아동보호체계의 개편을 통해서 아동보호의 패러다임에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아동에 대한 국가책임성의 확대는 아동의 양육과 보호의 책임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에 대한 전환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아동양육과 보호는 부모 개인의 책임만이 아니라 가정과 사회의 공동책임(shared responsibility)이라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둘째, 아동권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인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아동보호 관련 아동권리 최우선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수요자인 아동을 중심으로, 아동의 관점에 기초해서 아동보호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아동중심의 보호체계”란 아동의 연령(만 0세-18세 미만)에 따라 아동이 어디에 생활하든(가정내/가정외, 학교밖/안), 아동의 위기수준(저위기-고위기)에 따라 아동보호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시군구의 아동복지과에 아동보호팀 신설을 통해, 아동의 가정내-가정외 아동보호의 연속성을 확보함과 동시 아동보호의 연속성 상에서 아동보호의 마지막 단계의 출구전략(exit plan)으로서 자립지원을 연계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다. 또한 중·저위기아동에 대한 사례관리를 전담하는 드림스타트와 중·고위기 아동의 사례관리를 담당할 아동보호팀을 아동복지과 내에 연계함으로써 사례관리의 연속성을 확보하고자 했다는 점도 아동복지전달체계의 확장으로 의미가 크다. 다만, 만 12세 미만으로 제한되어 있는 드림스타트의 대상아동연령의 제한을 어떻게 만 18세 미만으로 확장하여 전 연령의 중·저위기아동에 대한 포괄적이고 연속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보호체계의 공공사례관리 업무와의 연계조정에 대한 실질적인 검토와 부처 간 논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그림 1-3> 지자체 아동복지 공공사례관리의 연속성 

<그림 1-3> 지자체 아동복지 공공사례관리의 연속성

 

셋째, 아동학대사례에 있어서 가장 민간하고 어려운 문제는 아동학대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가정이라는 공간 내에서 가족관계로서 물리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정서적으로 묶여있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아동보호는 아동의 안전과 이익을 최우선으로 함과 동시에, 아동이 속한 아동의 원가정에 대한 “지속적” 지원과 보호에 대한 우선적 고려를 필수적인 요건으로 하고 있다.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아동보호체계의 공적 책임성 강화는 아동보호 매뉴얼과 가이드라인에서만 존재했던 원가정 보호의 원칙을 실제로 실천하도록 하는 체계와 기반의 확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포용국가 아동보호체계 개편 실행을 위한 과제

2013년 울산의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기점으로 비극적인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학대대응 대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의 대책수립결과, 아동학대처벌특례법의 제정, 아동학대 대응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전환하는 등의 주요한 예산 및 법제도 상의 개선이 이루어져 왔으다. 반면 국가책임성의 강화, 인프라의 확충, 전문성의 강화 등은 종이위의 대책으로 머물고 후속대책이 마련되어 지속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기존대책의 한계는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표 1-1> 아동학대에 대한 정부대책 발표 연혁

<표 1-1> 아동학대에 대한 정부대책 발표 연혁

이러한 과거 경험에 비추어, 포용국가 아동정책의 아동보호체계의 공공성 강화는 아동에 대한 국가책임성 강화의 원년이라는 선포에 걸맞게 지속적으로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안을 가지고 추진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더구나 이미 기존의 아동보호체계에서 작동하고 있는 부분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조정은 새로운 제도와 체계를 새판에서 짜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포용국가 아동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아동보호체계 재구조화를 실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본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 밝히고 있는 아동보호체계 개편은 예산과 인력이라는 물적 인프라의 확보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포용국가 아동정책 발표에서 이와 관련한 예산안 또는 예산확보방안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과의 부처협의 과정을 필요로 할 것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반드시 지자체 시군구의 인력확충에 필요한 최소 인원의 확보, 예산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둘째,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 밝히고 있는 아동보호체계의 통합과 공공성 강화의 기본적인 방향과 원칙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를 기초로 하여 포용국가 아동보호체계의 재구축을 위한 다음 단계, 즉 구체적인 이행전략의 수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포용국가 아동정책 발표이후, 지난 6월 18일 이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동복지학회 주관으로 관련 학계, 현장 전문가 등과 함께 진행되었다. 포용국가 아동보호체계 개편에서 체계변화의 방향과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와 정책여건상의 실행을 위한 준비를 필요로 주체는 시군구를 비롯한 시도 등 지자체의 아동관련과와 공무원이 될 것이다. 지자체 담당과와 공무원들과의 정책토론회, 협의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아동복지의 공공성과 통합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2022년까지의 아동보호체계 개편을 위한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쟁점에 대한 검토와 방안 마련의 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셋째, 아동보호체계 개편의 복잡성은 이미 작동하고 있는 아동보호체계의 공공, 민간부문의 다양한 하부체계가 존재하며, 그 특성과 작동방식이 지역적 특수성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예컨대, 취약빈곤아동 등 중·저위기아동 대상의 사례관리를 제공하는 기능을 하는 드림스타트의 경우 광역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산어촌에서 각각 사례관리를 수행하는 비중과 방식의 차이가 크며 사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또한 아동 인구, 학대피해아동 인구, 요보호아동 인구를 기준으로 시군구의 아동보호팀의 전문인력을 확충한다고 할 때, 아동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산어촌, 도서지역의 경우 어떻게 소수의 아동보호팀이 광역의 지역을 커버할 것인지, 지역별 특수성을 고려한 접근성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지역의 특수성과 여건을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아동보호체계 개편방안에 대한 지역의 실험과 검증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지자체에 신설되는 아동보호팀의 역할은 지역 기반 아동보호체계 개편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시군구 아동복지과는 지금까지 아동복지에서 단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 지자체공무원이 아동학대사건을 조사하고 최종적인 판정을 내리고 지역의 다양한 아동, 가족서비스와 자원을 연계하는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는 단지 시군구별 공무직사회복지사와 사회복지공무원의 양적 확충으로서 해결될 수 없다. 아동복지과의 아동보호업무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아동전담공무원을 지자체에 배치하고 아동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 높일 수 있는 순환보직예외적용 방안 및 효과성이 있는 인센티브제도 도입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아동보호업무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체계적 지속적인 훈련프로그램과 멘토링 제도의 도입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시군구 아동복지과가 아동보호의 게이트웨이 및 컨트롤타워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시군구 아동복지과와 중앙정부, 중앙의 지원체계인 아동권리보장원, 지역의 다양한 공공 및 민간의 아동보호 및 복지서비스제공기관, 지역의 경찰, 법원, 학교와의 연계 등과 관련 조직의 연계와 업무의 협조방식에 대한 구체화가 필요하다. 그 중 우선적으로는 [그림1-2]의 포용국가아동정책의 중앙-지자체-민간 아동보호체계의 그림에서 시군구의 아동복지과와 아동권리보장원, 지자체와 아동보호전문기관, 지자체와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 등 대안양육체계와 연계와 협조의 수준과 절차, 방식을 설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아동권리보장원의 경우, 7월 출범을 앞두고 있으나 중앙지원조직으로서 어떠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지,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제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아동권리보장원이 중앙의 통합적 지원조직으로서 아동보호 및 복지업무의 가이드라인과 전문인력 교육 및 훈련의 체계화, 아동보호 관련 DB의 통합 등에 대한 전문적 지원을 제공한다면 지자체로의 아동보호업무 이관이 주는 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시켜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표 1-2> 아동권리보장원의 구성

<표 1-2> 아동권리보장원의 구성

  

결론적으로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아동보호체계의 통합성 제고와 관련해서 아동과 청소년의 부처별 분리라는 한계를 해결해 나가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아동을 중심으로 수요자 중심의 아동보호서비스 전달체계에서 풀어야 할 과제는 아동과 청소년 보호체계의 연계 또는 통합이다. 우리나라 아동은 공급자 중심의 아동·청소년정책과 전달체계에 의해 머리 한 부분과 팔 한쪽, 다리 한쪽 등으로 분절화되고 있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분석된다. 만 12세를 기준으로 아동의 발달상의 특성은 크게 대별될 수 있으나 그들은 지속적인 발달과 성장의 연속선상에 놓인 유기체이다. 학교 안에 있으면 교육부의 대상이 되지만 학교 밖을 나가면 학교밖 위기청소년으로 관리와 통제의 대상이 되는 그들은 동일하게 부모와 학교와 사회에게 도움과 지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요청하고 있는 동일한 우리 아이들이다. 그러나 현재의 체계는 가정 안 학대를 받은 아동을 지원하는 체계와 가정 안 학대에 못 이겨 집을 학교를 뛰쳐나간 ‘청소년’을 지원하는 체계가 나뉘어져 있고 이들 사이의 보호와 지원은 차별적이기까지 하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 아동·청소년 보호체계의 재구조화는 아동·청소년 등 서비스 수요자 중심의 통합적 재편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림 1-4> 아동·청소년 중심의 아동·청소년 보호체계 통합

<그림 1-4> 아동·청소년 중심의 아동·청소년 보호체계 통합

 

자료: 류정희 외.(2018). 사회보장제도 「아동의 안전한 성장을 위한 제도·전달체계 심층분석」 핵심평가.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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