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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빈곤정책
  • 2019.07.31
  • 799

[논평] 문재인정부의 생계급여 인상률, 박근혜정부보다 낮아

 

공식소득분배지표와 큰 차이 나타난 기준중위소득 문제도 개선하지 않아

재정권력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 개편 가장 시급해

 

어제(7/30)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2020년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이 결국 2.94%로 결정됐다. 1인가구 기준 생계급여를 겨우 1만 5천원 높이는데 그친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 결정한 1.16%, 2.09%, 2.94%라는 수치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이래 가장 낮은 인상률에 해당한다. 특히 문재인정부 3년간 평균 인상률은 2.06%에 그쳐 박근혜정부 하에서 결정된 생계급여 인상률 3.38%보다도 낮다. ‘포용적 복지국가'를 천명한 문재인정부는 이 참담한 사실 앞에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2020년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을 2.94%로 결정한 근거를 단 한 줄도 대지 못했다. 이 수치는 가계동향조사의 최근 3년 평균 인상률 1.66%와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최근 3년 평균 인상률 4.21%의 평균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국민가구소득의 중간값”인 기준중위소득의 산출근거가 되는 국가 공식소득분배지표가 2017년 12월 가계동향조사에서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이번에도 내년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하면서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채택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가계동향조사로 산출된 2017년 기준중위소득은 가계금융복지조사의 2017년 소득조사로 산출된 중위소득에 비해 8.8%(4인가구 기준 약 39만 원)나 낮게 나타난다. 이는 지금까지 가계동향조사에 기초하여 산출해온 기준중위소득이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도,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이 격차를 보정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실태조차 반영하지 못하는 기준중위소득과 부양의무자기준 등의 문제로 인해 생계급여 수급자격을 얻지 못하는 규모가 최대 34만 가구에 이르지만, 정부의 2020년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안은 그야말로 안이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2019.07.18.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성명 참조). 

 

나아가 주거급여의 기준임대료가 2017년 기준 민간임대주택 거주 수급자들이 지불하는 실제 임차료 대비 83%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도 인상필요분의 50%까지만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국토교통부가 최저주거면적 수준의 실제 임차료 수준으로 기준임대료 인상 목표치를 설정한 기준시점이 2017년인데,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결정한 2020년 기준임대료 인상폭은 인상필요분의 50%에 불과하다. 최근 전월세 가격 상승폭을 고려하면 그 격차는 매년 더 커지고 있어 주거급여의 현실화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 목표치를 전혀 손도 대지 않고 있으며 2017년 기준 목표치만큼 주거급여를 인상하는 방안조차 2022년이 되어서야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은 부족한 주거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계급여까지 끌어와서 주거비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실질적 최저생활보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가가 이를 방치하는 것은 수급자들의 최저생활보장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빈곤층의 삶이 걸린 문제와 관련해서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반복하는 가장 큰 원인은 관료주의를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있다. 총 16명으로 구성된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을 비롯한 정부측 위원이 무려 9명을 차지하고 있다. 재정권력을 보유한 기획재정부의 입김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그동안 기준중위소득 논의 과정에 있어서 합리적, 객관적 선택보다 대단히 행정편의적인 결정을 해왔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분석으로 밝혀졌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결정을 미뤄왔으나, 올해 중앙생활보장위원회 및 관련 소위에서 이루어진 모든 발언 내용을 이제라도 숨김없이 공개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준중위소득 결정에 있어서 사실상 지침에 가까울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알려진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반드시 공개할 필요가 있다.

 

통계정이 발표한 공식소득분배지표에 따른 2017년 기준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무려 17.4%에 달해, OECD 국가 평균인 11.8%에 비해서도 매우 높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비롯한 비수급빈곤층의 수급권 보장, ▲생계급여·주거급여 현실화를 비롯한 기초생활급여의 보장성 강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행정부가 이를 감당할 의지가 없다면,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발의한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개정안을 20대 국회 회기 내에 처리해야만 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빈곤은 단순히 통계적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하루 일상으로 마주해야 하는 생존의 문제이다. 포용국가를 국정기조로 내세운 정부라면 마땅히 모든 가능한 자원을 동원해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

 

▶︎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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