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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9
  • 2019.08.01
  • 499

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더 내고 더 받는’ 혹은 ‘덜 내고 덜 받는’ 이 두 가지는 조삼모사처럼 결과가 같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부자와 빈자 입장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동일한 조세부담률이 적용되었을 때에도 총액 기준으로는 부자가 더 큰 부담을 지게 되기 마련이다. 상상을 해본다. 세금을 소득에 따라 똑같은 비율로 나누어 낸다. 그리고 그 세금을 통해 소득을 재분배한다. 예컨대, 사회에 두 명만 있고 세금은 20%이다. 100만 원 소득자는 20만 원을, 1,000만 원 소득자는 200만 원을 세금으로 납부하고 각자 낸 세금을 바꾸어 교환한다. 그러면 100만원 소득자는 280만 원, 그리고 1,000만 원 소득자는 820만 원의 처분소득을 번다. 세금이 10%라면, 이들의 처분소득은 190만 원과 910만 원으로 벌어진다. 저소득층일수록 ‘더 내고 더 받는’ 것이 유리하다. 세금이 누진적이라면 재분배 효과는 더욱 커진다. 굳이 시장임금을 높이지 않아도 저소득층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유효수요가 창출된다. 생계급여, 기초연금, 청년수당 등 복잡한 선별기준과 급여수준을 정하지 않아도 된다. 근로의욕 감소 유인도 없다. 또한 시장에 의한 임금주도성장처럼 불확실하지도 않다. 이처럼 조세를 활용한 소득보장급여는 강력한 재정확보 수단이자 가시적 복지개혁의 가능성을 지닌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덜 내고 덜 받는’ 복지체제가 고착화되어 있다. 오랫동안 저임금 노동시장에서 생계비를 보장하는 방식이 소득보장급여가 아니라 소득세를 감면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덜 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물론 ‘더 내고 더 받는’ 사회가 되려면 ‘내는 것’만큼 ‘받는 것’이 명확해야 신뢰가 쌓이고 저항이 줄어든다. 그리고 ‘받는 것’이 명확하려면 서비스보다는 현금소득이 보다 유리하다. 어떻게 ‘더 내고 더 받는 것’을 선택하게 할 수 있을까? 조세지출을 포함한 재정복지가 그 해답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재정복지는 소득보장의 체감도를 높이고, 조세의 투명성과 공평성을 높이는 과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조세지출 자체가 매우 역진적이다. 첫 번째 기획 글을 기고한 은민수 교수에 따르면, 2017년 근로소득세는 총 34.7조 원이 징수되었는데 감면액은 이보다 큰 59.4조 원이었다. 누가 혜택을 받았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위 10%는 감면액이 15만 원이었고, 상위 10%는 1,061만 원이었다.

 

본 호에서는 복지국가의 조세정책을 다루었다. 은민수 교수는 수요증대와 공급혁신을 함께 고민하다 보면 시장임금주도가 아니라 사회임금주도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매우 단순하지만 강력한 방식으로 부의 소득세(NIT)를 활용한 기초소득(GI)을 제시하였다. 소득에 따라 네거티브 세금을 부과하고 모든 소득자에게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김도균 연구위원은 실질임금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득세 감면이 지속되면서 ‘덜 내고 덜 받는’ 체제가 유지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역진적인 조세지출을 줄이는 조세개혁과 함께 증세를 위한 구체적 마스터플랜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권순미 교수는 일본의 소비세 인상 사례를 검토하면서, 증세가 반드시 부정적인 여론에 좌초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었다. 일본은 사회보장과 조세제도의 연계를 통한 패키지 개혁 전략이 효과적이었는데,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 증가 프레임을 조세의 공평·투명·납득의 3원칙과 결합시켜 복지정책의 개혁을 추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세은 교수는 복지확대를 위한 확장재정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소득불평등 심화와 내수 부진 문제는 OECD 국가들에 비해 GDP 대비 10%p 정도 부족한 복지를 대폭 확대되어야 해결될 수 있으며, 우리나라는 조세부담률이 매우 낮을 뿐 아니라 국가채무도 그 구성상 매우 건전한 상태이므로 증세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복지만이 아니다.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능력대로 시간과 노력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 능력이 있는 이들이 더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이들도 동참해야 한다. 즉 복지국가는 보편증세를 필요로 한다. 물론 그 부담은 명확한 급여로 누구나 인식할 수 있을 만큼 명쾌해야 한다. 조세지출 또는 재정복지를 이용한 복지개혁 방안의 타당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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