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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빈곤정책
  • 2019.08.19
  •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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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의무자기준 조속히 폐지하고, 전달체계 개편해 신청자의 수급권 보장해야

 

참담한 죽음을 맞이한 북한이탈주민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 참담한 죽음의 경로를 추적한 수많은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당사자는 이혼한 남편이 있어서 부양의무자기준에 걸릴 수밖에 없었고, 생계 유지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까다로운 서류를 요구받아 사실상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신청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모든 시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권리로서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실제로는 사람의 생존조차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참혹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정부가 부양의무자기준을 조속히 폐지하고, 복지 전달체계를 개편해 이른바 ‘당사자 입증주의’를 해소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수급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그동안 정부는 당사자가 신청해야만 급여를 제공하는 ‘신청주의’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문제는 ‘신청주의’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자신의 필요를 드러내는 것이 바로 ‘신청’이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는 사람조차 발길을 되돌리게 만드는 경직되고 행정관료적이며, 빈약한 예산을 수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배제적 제도운영이 문제다. 수급권자는 본인이 정말 가난하고 모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담당공무원은 이번처럼 사망사건이라도 나지 않는 이상 보장이 필요한 사람을 방치하였다 하여 문제되지 않는 반면,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의 수급을 보장하면 바로 감사대상이 된다. 행정청 입장에서 돌려보낸 사람은 신청기록조차 없어 신청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하면 그만이다.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상 신청을 하면(제5조) 조사를 하여(제7~8조) 급여를 결정(제9조)하도록 되어 있고, “필요한 자료의 확보가 곤란한 경우”에만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제7조 4항의 4)고 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가 책임있는 조사와 급여결정을 하기 보다는 당장 생계가 급해 옴짝달싹 못하는 신청자가 스스로 필요를 입증하지 못하면 아예 급여에서 배제하는 ‘당사자 입증주의’가 적용되고 있으며, 신청자는 자신의 처참함을 스스로 일일이 입증해야 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의 추락과 낙인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행복e음 시스템을 더욱 큰 규모로 확장해 빅데이터로 위기가구 파악 능력을 높이고자 하는 보건복지부의 계획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부양의무자기준 등 신청자의 수급권을 침해하는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빅데이터로 위기가구를 파악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또한 실제 수급신청이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당사자 입증주의가 잔존하는 한 중앙정부의 정책적 개선이 이루어져도 수급권자의 권리가 향상될 수 없다. 이번 참사를 겪은 당사자도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제도신청 절차를 온전히 밟지도 못한 낙인을 경험한 이후, 다시 수급권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권의 보장기관인 기초자치단체가 그 책임을 방기한 것인데, 중앙정부가 까다로운 제도의 기준과 관련한 모든 세부사항을 지침으로 내려보내는 관행에 의존하며 지역주민의 최저생활보장조차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복지전달체계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고자 하는 비전 없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전산시스템에 의존한 전달체계는 사각지대의 발굴보다는 부정수급자 선별을 명분으로 가족과의 통화내역까지 조회하여 수급권을 탈락시키는 등 배제의 수단으로서 더욱 일상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복지제도에 대한 시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제도적 장치를 해소하는 것보다 신청자의 정보인권을 침해하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우선적인 정책으로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번 참사에서도 큰 문제가 되었던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는 것이 정책의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설정되어야 하며, 그러한 제도적 개선이 일선 현장에서도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달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 복지부를 비롯한 정부가 이번 참사를 두고도 또 다시 안이한 입장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이제 더 이상 한국에서 방치된 가난이 죽음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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