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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20
  • 2020.08.01
  • 382

편집인의 글

김형용 복지동향 편집위원,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0년의 시작과 함께 코로나19의 등장은 그동안 미래학자들이 제시하였던 뉴노멀 사회의 모습을 앞당겨 보여주고 있다. 초연결 사회의 바이러스는 지구촌 곳곳에 침투하였고, 경제 는 저성장에서 더 나아가 마이너스 성장의 위기로 치닫고, 재정지출과 통화정책은 무차별적 공급으로 전환되었으며, 사회적 소수자와 타인에 대한 혐오는 포퓰리즘적 국면에 이르렀고, 각 국가의 보호주의와 대응은 민주주의를 시험대에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대응은 생산과 소비 방식이 창출한 위험과 불확실성 그 자체에 있지 않고 한국판 뉴딜에서 볼 수 있듯이 디지털 산업재편, 녹색성장 등 현 자본시장의 활로 찾기에만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 팬데믹 선언 이후 각종 이슈들은 노동시장, 금융시장, 투자시장, 상품시장 등을 중심 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주식시장은 다시금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었고, 산업 전반에 틈새시장 개척과 신기술 도입 요구가 급증하고 있고, 부동산은 전 국민을 패닉 상태로 빠뜨릴 만큼 거품이 만들어졌다. 그야말로 현재의 위기를 틈타 오히려 자본의 이윤 을 강화하는 재난자본주의 수법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위험의 신호가 전방위적으로 그리고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에도, 이에 따른 사회적, 정 치적, 문화적, 정신적, 생태적 피해는 크게 주목받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종식이 가능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우리의 삶과 함께 존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모 두가 이전의 삶으로의 복귀를 고대하지만, 전문가들은 유사한 감염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노동시장과 상품시장, 그리고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의 회복은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과 같이 매회 되풀이되는 위기에 기술적 대응만을 바라는 것은 무책임할 뿐 아니라 실효성도 낮다. 문제는 질병에 취약한 이들과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 들은 위험이 장기화될 것이며,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고통스 러울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코로나 대책을 방역전문가나 경제관료에게만 맡길 수는 없 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대전환의 행동을 취해야 하고, 더 나아가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응책은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째, 단기적인 대응이다. 코로나 극복에는 치료제에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고 감염의 전파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만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돌봄을 비롯한 대인서비스에서 비대면과 거리두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돌봄의 공백을 어떻게 메 편집인의 글 3 울 것인지 시급한 대안이 요구된다. 거리두기하에서는 경제와 노동 측면에서 해고와 폐업이 속출할 것이다. 실업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오로지 실업자 가구가 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분담해야 한다. 건강이 위태로워지는 이들을 대상으로 보건의료 요구가 급증할 것이다. 수 익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민간병원이 대응할 수 없다면 공공의료가 대폭 확충되어야 한 다. 이 또한 부족하다면 지역사회 전 구성원이 협력하는 뉴노멀 시대의 뉴딜이 필요하다. 사 회적 거리두기 또한 장시간 동안 지속된다면 상당한 피로가 누적된다. 면역력이 취약한 이들 의 고립은 정신적인 고립으로도 이어진다. 사회적 지지를 조직해야 한다. 우리는 뉴노멀에 적응해야 한다. 앞으로의 시대는 코로나 시대이다.

 

둘째, 장기적인 대응이다. 단기적 대응만으로는 위기극복이 어렵다. 코로나19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재난의 예행연습일 뿐이다. 위기는 근본적인 시스템적 오류에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현한 이유는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가 그 배경이었지만, 생태계 위기의 근본 원인은 이윤 우선의 자본주의적 생산방식과 낭비에 가까운 소비방식, 그리고 세계화된 경쟁 주의 자유무역의 논리이다. 이에 기후변화와 생태계 위기에 대응하는 공생 시스템을 정착시 키지 못한다면 위기는 사후대응을 우습게 넘어 되풀이될 것이 명확하다. 이에 대전환이 필요 하다. 장기적 대응은 너무나 한가로운 질문이 아니다. 장기적 대응이 버거운 일이라고 회피 한다면, 모든 이들의 노력이 허무해진다. 정작 문제는 시스템 내부에 있는데, 해결이 쉽다고 시스템 밖의 장치만 수선하는 것은 허무한 노릇이다. 모두의 생존을 위해 경쟁이 아닌 공생 의 삶으로 전환해야 하며, 위험을 유발하지 않는 건강한 생산과 소비 방식을 지역사회 단위 에서 정착시켜야 하는 것이 더 시급한 대응과제이다.

 

본 호는 코로나 시대의 보건과 복지 현장의 증언들을 담았다. 안수경 지부장은 한계 상황에 놓인 병원에서의 코로나 대응을 중심으로, 김용길 관장은 사회복지관의 이용실태를 중심으 로, 이승민 원장은 장애인거주시설의 코호트 격리의 문제를, 오승은 정책기획부장은 요양 노 동자의 실태를 점검하였다. 위험을 야기한 이들은 알아야 한다. 현장의 노동자와 서민들이 언제까지 뒤처리를 감내할 수 있다고 보는지. 분노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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