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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20
  • 2020.08.01
  • 598

코로나19 시대 장애인거주시설 현장

 

이승민 사회복지법인 SRC보듬터 원장

 

“나가고 싶어요. 외출하게 해주세요.” 언뜻 들으면 간혹 대서특필되는 장애인시설의 인권문제 같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다. 요즘 같으면 탈시설을 주장하는 장애인단체들의 ‘시설은 감옥이다’라는 억지소리에 반론을 못할 것 같다는 모 시설 운영자의 볼멘소리가 공감으로 다가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장애인시설 이용장애인들은 의사표현 가능여부와 상관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 나름대로의 욕구들을 표출하고 있다. 그나마 표현이 가능한 이용장애인들은 말로, 눈짓으로, 표정으로 가능한 한 극에 달한 불만스러움을 나타내고, 그것도 불편한 이용장애인들은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들이 한 번씩 소란을 피울 때마다 장애인시설 내 다른 이용자들의 불안과 불만은 더 높아지고, 직원들은 힘이 쭉~ 빠지는 소진감과 심장이 두근거리는 불안함을 안고 출근하게 된다고 한다.

 

장애인거주시설의 초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5개월째, 출퇴근 직원을 제외하고 보호자를 포함한 외부인들의 시설 출입이 철저히 차단되었다. 그나마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후에는 1:1 직원 동행하에 병원진료, 이미용, 수리, 행정일처리 등 최소한의 생활유지를 위한 외부지원만 차량으로 가능하다. 지난 4.15총선 때, 시설차량을 이용해 선거를 마치고 한 막바지 벚꽃길 드라이브가 잊지 못할 즐거움이 되었다. 지금의 현실은 앞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느낌이다. 언제 무너질지 모를 두려움 속에서 최소한 우리 시설만은 피해가자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오히려 솔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용장애인들과의 미팅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힘든 상황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았다.

 

 

나가고 싶어요. 외출하게 해 주세요. 가족들, 친구들 만나고 싶어요. 많이 싸워요. 학교 가고 싶어요. 심심해요. 답답해요. 노래방 가고 싶어요. 탈출하고 싶어요. 여기 애들 난리쳐서 싫어요. 감옥살이 같아요.

- S시설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장애인들의 의견

 

 

이렇게 표현이 적극적이었나 싶을 정도로 끊임없는 말, 반복되는 말 속에 지칠 대로 지쳐있음을 알 수 있었다. 외출에 대한 욕구가 높음은 예상했었지만 이용장애인들끼리 싸우거나 도전행동으로 인해 피로함을 표현하는 것은 의외였다. 이는 시설이용인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생각된다. 또한 개별적인 건의사항도 넘쳐난다. 매 건마다 일일이 답을 주어야 하는 일선 생활재활교사들은 힘들었는지 상위 직급자에게 넘기고, 시설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윗선은 국가나 지자체의 전달된 사항에 근거해 답을 주고 있다. 이용인들의 요구와 건의가 난감할 때도 많지만 항상 판단기준의 최우선은 이용장애인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것이며, 불가피하지만 개인이 감내해야 할 것들이다. 그래서인지 시설을 나가겠다는 이용인들이 최근 늘었는데 이것이 좋은 현상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모호하다. 이내 수그러드는 것을 보면 대안 없는 큰 소리로 그나마 스트레스를 푸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장애인거주시설 3개소 총 37명 확진자 발생

 

전국적으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총 3건으로 보도되었다. 제일 먼저 칠곡 ‘○○공동체’ 중증장애인시설 22명 확진(JTBC뉴스, 2020.02.25.)으로 이용인 중 귀가한 가정에서 어머니에 의해 감염된 후 귀원하여 시설에 전파되었다. 두 번째는 경북예천 ‘○○마을’의 간호사에 이어 생활재활교사의 감염이 보도되었다.(한국일보, 2020.02.26.) 세 번째는 대구 ○○재활원에서 원장, 국장 포함 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이용인들의 경우 생활재활교사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경북제일신문, 2020.03.03.)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2~3월, 대구·경북지역 내 확진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입원 병원과 치료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 확진 이용인 및 직원 모두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다. 중증장애인 확진 시 병간호 인력이 확보되지 않아 확진 직원 및 비감염 직원이 이용인을 병간호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비감염 직원의 경우 병간호 중 감염되어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를 겪기도 하였다고 한다. 또한 자체적인 코호트 격리나 코호트 격리와 다름없는 생활로 직원들의 근로시간과 강도가 높아졌고, 코로나19로 발생되는 다양한 어려움을 고스란히 직원 개인과 시설이 감당해야 했다. 장애인거주시설 내 감염예방을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이미 심신이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황이다. 또 개인과 시설에 대해 지자체의 지원은 있으나 이미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지원이 중앙으로 환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차원의 지원이 없었다는 것은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계속 진행중이다.

 

다행히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모두가 의료진의 헌신과 수고로 완치되었고, 장애인거주시설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및 철저한 방역 등으로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가 발생되지 않고 있다.

 

 

[사진3-1] 시설 방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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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장애인 분들이 일상을 못하는 것을 보는 것도 힘든 일이죠....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건 이젠 어려운 축에도 들지 않는다. 날이 더워지면서 마스크로 인한 고통이 더 가중되어 힘듦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많아졌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이용장애인들의 무료한 일상이 지속되며 발생하는 불안·불만들로 직원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높아졌다. 그 동안 계획했던 다양한 개별서비스의 대부분이 외부 진행으로 기획된 것인데 이를 시설 내 진행으로 변경한다 해도 한계가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상황이다.

 

이에 더하여 초기 확진자가 발생된 시설의 감염경로가 직원들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고, 현재 또한 출퇴근을 통해 감염시킬 위험이 높은 것도 직원이기 때문에 ‘나로 인해 이용인들이 감염되면 어떻게 하나’, ‘시설 전체에 피해를 주게 되면 어떻게 하나’ 싶은 부담감과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로 인해 감염될까 겁나요. 시설에 피해줄까 봐. 마스크 쓰는 게 제일 힘들어요. 이용인들과 똑같아요. 외출을 못하는 거. 이용인들이 일상을 못하는 것을 보는 것도 힘든 일이죠. 모두들 예민해져 있어요. 불쾌지수가 높아져 있죠. 오래되니까 지쳐요. 어쩔 수 없죠. 무슨 대안이 있겠어요.

- 장애인거주시설 직원들의 의견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을 생활화하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 분명 대안은 필요하다.

 

최근 유행했던 드라마 ‘슬기로운 ○○생활’의 문구가 유행이다. 장애인거주시설 안에서도 ‘슬기로운 시설생활’을 위한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언제 개발될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지금처럼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움직임에 이용인들과 직원들이 하반기 서비스계획들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이용인들에게 코로나19를 전제하고 어떠한 서비스를 원하는지를 묻고 또 묻고, 방법을 찾고 또 찾고 있다. 또한 외부기관과의 연계서비스도 각종 유선을 통하거나 동영상을 통해 최대한 할 수 있도록 하여 개별상담, 프로그램, 인터넷 쇼핑, 쇼핑대행, 배달음식 등이 대안으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쇼핑도 직원들과 이용인이 함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보며 구매하는 일들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어 시설에 도착하는 택배가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게임대회, 캠프, 여가활용도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직원들의 교육이나 연수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두드러진 이슈는 이용인들이나 직원들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힐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슬기로운 시설생활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의 이런 부단한 노력들에 비해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대안은 미온적이어서 아쉽다.

 

하반기 예상되는 2차 대유행을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인 정비가 시급하다. 다시는 장애인거주시설을 포함한 사회복지시설들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격리’가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는 외부차단의 목적이자 인권 침해적 조치에 불과하며 장기화 대책으로서도 실효성이 없다.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예방 및 관리차원에서 경험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대안들

 

- 예방적 코호트격리 외 다른 방안 필요 → 직원들의 가정생활 안정적 유지

-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들의 감염발생 시 즉각적인 병원이송과 간병을 할 수 있는 추가 인력 필요

- 안전한 외출 및 사회교류 보장을 위한 대안 필요

- 자가격리 발생 시 작동되도록 설비지원 및 추가인력 지원

- 시설의 재난 및 예방관리 지침 개발 및 보급

 

[사진3-2] 동영상을 이용한 동료상담,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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