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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20
  • 2020.08.01
  • 412

꼬인 남북관계 실타래를 푸는 방법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

 

“한반도 평화는 여전히 취약합니다.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어렵게 만들어낸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성과들은 아직까지 미완성입니다. 아직까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얼음판 위를 걷는 것과 같습니다.”

- 2020년 7월 16일, 문재인 대통령 21대 국회 개원 연설

 

 

그렇다. 지금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북한은 지난 6월 9일 판문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 군 통신선, 정상 간 핫라인 등 남북 사이 모든 연락 채널을 차단하고, 지난 6월 16일 4.27 판문점 선언의 상징이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마저 폭파했다. 이어 북은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을 예고했지만, 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군사 조치의 유예에 들어간 상황이다. 2018년, 남북 정상이 함께 군사 분계선을 넘나들고 남북 군인들이 DMZ에서 악수를 하였던 감격스러운 순간들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지금의 이 갑작스러운 상황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도대체 남북관계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어버린 걸까?

 

 

급격히 경색된 한반도 정세

이는 우선적으로 남북, 북미 정상 간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신뢰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2018년 남북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서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 및 신뢰 구축에 따른 단계적 군축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한미는 압도적인 군사력을 바탕으로 북을 압박하는 연합군사훈련을 규모만 축소한 채 지속하고 있고, 이에 대해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군사훈련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북한 등에 대한 제재를 완화 혹은 중단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하였음에도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과 대북 제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남북 간의 교류 협력이나 인도적 지원은 번번이 대북 제재와 유엔사의 저지를 넘어서지 못했다. 2016년부터 이루어진 대북제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이전 통제에서 경제 일반에 대한 제재로 바뀌어 남북관계를 크게 제약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중단을 설득하는데 소극적이었다. 2019년 2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남북경제협력의 일환으로 그동안 중단되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국민 70%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대북 제재, 특히 미국의 반대로 남북 정상이 합의한 교류 협력 사업은 진행되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단계적 군축을 실현해나가기로 한 판문점 선언 이후로도 한국의 군사비는 약 7조 원이 증가해 2020년에는 사상 최초로 50조 원을 돌파했다. 북한의 국내 총생산(GDP)을 훨씬 초과하는 압도적인 액수다. 이렇게 재래식 군비에 투자하면서 북한에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하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군비 축소, 군사행동 중단, 상호 안전보장, 제재 완화 등에 관해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할만한 명확하고 적극적인 입장 전환 없이 북한의 정책 변경만 기다리는 것은 판문점 선언으로 겨우 열린 한반도 평화 체제와 비핵화의 문을 스스로 닫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남북미 대화는 하루 속히 재개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에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는 한미의 선제적인 행동이 시급하다.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선언으로 지금의 위기 국면 전환해야

 

무엇보다 8월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진행 여부는 향후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있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다. 최근 로버트 에이브람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연합 방위 태세 확립과 전시작전권 환수 ‘조건’을 이유로 대규모 연합훈련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대화와 군사행동은 양립할 수 없으며, 적대 정책의 철회 없이 관계의 진전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018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한 결정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두 차례나 약속했을 뿐 아니라, 남북 군사 합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지난 7월 1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최소 90일간 전쟁을 멈추자"는 휴전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번 안보리의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인도주의 휴전 결의'를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내려야 한다.

 

 

[사진1-1] 2020.06.24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제안 기자회견, 출처 = 정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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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0년, 이제 우리가 전쟁을 끝내자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로부터 해방 되자마자 미국과 소련을 축으로 하는 냉전 대결에 휘말려 남과 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일어난 3년간의 참혹한 전쟁은 수백만 명의 사상자와 이산가족을 낳았고, 온 나라는 파괴되었다. 그 후로도 지금까지 불안과 증오,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 주민들의 삶을 지배해왔다. 불안정한 휴전 상태의 한반도는 세계가 탈냉전의 시대를 맞은 이후에도 줄곧 군사 패권의 각축장이 되어왔고, 국제적인 핵 군비경쟁과 확산을 촉발하는 도화선 구실을 해왔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간절한 마음과 절박한 마음으로 지난 2월부터 한국 시민사회와 종교계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을 준비해왔다. “70년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이제 대결을 멈추고 전쟁을 끝내자”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7월 27일 공식 발족을 시작으로 정전협정 70년이 되는 2023년까지 3년간 시민사회 공동의 요구를 담은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에 동의하는 전 세계 1억 명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어 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한계에 봉착했다. 이제 아래로부터 시민의 압력과 요구를 가시화하고 국제 여론을 움직여 어려움에 직면한 정부 간 협상이 제 길로 갈 수 있도록 시민들이 직접 나서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 오랜 전쟁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함께 해주길 부탁드린다.

 

 

*한반도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 서명하기 >> www.endthekoreanw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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