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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8
  • 1998.10.10
  • 767

현대 사회에서 사회복지제도는 자본주의적 산업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실업, 질병, 재해, 노령에 따른 소득 상실 등의 사회적 위험에 노출된 대중들의 인간다운 삶이 시장기제나 가족 또는 사적 자선에만 의존해서는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됨에 따라 이를 해결하거나 경감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의 결과로 출현한 것이다. 그러나 사회복지제도가 자본주의사회의 발전과정에서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발전 경로를 통하여 순탄하게 이루어진 것만은 아니다. 서구사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사회복지 발전은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화를 추구하는 진보세력의 성장, 근로대중들의 정치세력화를 통해 인권개념의 사회권으로의 확대를 지향하는 역사적 투쟁과 타협을 거쳐서 이루어진 것이다.

해방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성장중심의 천민자본주의와 개발독재로 근로대중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의 인간다운 삶의 권리는 철저하게 외면되어 왔으며,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적 권리인 정치권, 자유권조차도 유보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 복지사회의 필요조건이라고 볼 수 있는 정치 민주화가 어느 정도 진전됨에 따라서 인간다운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권리인 사회권(복지권)에의 요구가 전면으로 부각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1990년대 초반에 집권하였던 문민정부는 ‘세계화’, ‘삶의 질 향상’, ‘개혁’이라는 세 가지 담론을 내걸었으나, 이들 세 가지 담론은 ‘삶의 질의 개혁’, ‘삶의 질의 세계화’라는 연계구조를 가진 담론으로 발전되지 못하였다. ‘세계화’는 세계자본주의 질서에의 불가피한 편입이라는 맥락에서 국가경쟁력의 확보라는 차원에서만 논의되었으며, ‘개혁’은 정치, 행정에서의 부패구조의 개혁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한 사회경제적 측면의 개혁은 다만 상징의 수준에서 구색 맞추기로 논의되었던 것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특별위원회는 바로 이러한 시대 상황을 직시하면서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의 삶의 질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정치민주화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경제민주화와 사회민주화가 시대를 이끌어 가는 기본 정신으로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한 사람들에 의해서 1994년 9월에 출범하였다. 사회복지특위는 운동 목표로 ‘국민생활 최저선 확보’를 내걸고 국가가 주도적 책임으로 국민생활 최저선을 국민의 권리로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사업을 수행하였다. 그 동안 사회복지특위는 시민들의 사회복지 의식개혁을 위한 언론 캠패인, 사회복지학교를 통한 대중 및 사회복지 종사자의 사회복지 의식화 교육, 삶의 질의 낙후성을 공론화하고 국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공익소송, 사회복지 관련법 개정을 위한 관련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입법청원 활동, 지역사회 수준에서 국민생활 최저선을 확보하기 위한 지역 시민운동단체들간 네트워크 구성 활동, 사회복지예산 GDP 5% 확보운동, 아동인권사업, 사회복지 학생캠프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운동이 시작된 지 2년반 정도 지난 1997년 초에 우리 사회의 경제발전 정도와 선진 복지국가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국민생활 최저선 확보’라는 초기의 운동 목표가 기대치를 너무 낮추어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이 국가복지의 확대를 반대하는 세력들에게 빌미를 주고 있어 사회복지특위는 최저수준의 복지를 넘어서는 수준의 인간다운 생활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운동 슬로건을 ‘국민복지 기본선 확보’로 한 단계 높게 재정립하였다.

또한 1997년 말에는 지난 3년간의 특위의 활동을 회고하면서 사회복지 현안 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응 활동을 강화하고 ‘국민복지 기본선 확보 운동’에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또한 우리 사회의 시민운동단체가 시민의 참여가 부족한 전문가 중심의 운동을 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비판을 참여연대 사회복지 특위도 면할 수 없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게 되었다. 이에 사회복지 특위는 우리 사회의 복지 이슈에 관한 정보를 산출하고 유포시킴으로서 시민들이 사회복지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토대를 마련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와 같은 취지에서 사회복지의 세부 분야별로 자원활동가를 중심으로 ‘참여복지 길잡이팀’을 구성하였으며, 길잡이 팀들은 우리 사회의 복지 문제를 지속적,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 평가하여 그 결과를 시민사회에 이슈로 제기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금번에 창간되는 월간 《복지동향》은 사회복지특위와 참여복지 길잡이팀들의 위와 같은 활동의 내용과 결과를 유포시키는 수단으로 기획된 것이다. 사회복지특위는 월간 《복지동향》을 출판함에 우리 사회에서 항상 주변적인 이슈로 제기되었다가 사라지고 마는 복지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이슈화하고, 관련 정보를 사회복지 종사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공함으로서 복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민복지 기본선의 확보는 시민들의 부단한 사회적 요구에 의하여 달성될 수 있는 것이라 할 때, 월간 《복지동향》이 참여연대 사회복지 위원회가 추구하는 운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 문제를 발굴해내고, 이슈를 제기하고 또한 여론을 형성하는 매체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

1998년 9월
 

백종만 / 참여연대사회복지특별위원회위원장,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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