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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8
  • 1998.10.10
  • 1409

 

노조, 국민연금 확대 반발



국민연금의 도시자영자 확대 시행을 앞두고 국민연금관리공단 노동조합과 지역의료보험 노동조합이 확대 연기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당사자인 연금노조는 한국노총과 공동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은 중앙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면서까지 확대 연기를 주장하면서 의보직원의 연금관리공단으로의 전출에도 반발하고 있다. 사회보험행정의 일선을 담당하는 노동조합에서 제기한 문제는 이들이 정책의 현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지나칠 사안이 아니다. 국민연금 길잡이팀이 방문하여 만나본 노조원 대부분은 “확대 실시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보험료 납부도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시기가 부적절하다”며 “경제가 안정된 이후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또 연금재정 부실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팽배한 지금 상황에서 기금운용방식을 개선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연금을 확대하는 것은 정부의 독단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연금기금 투자 손실 가속화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최근 연금기금의 투자 손실 문제와 경제난으로 인한 보험료 납부률 저하 문제가 심상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먼저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금융시장에 투자한 기금 중 상당액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있었으나 한 일간지의 보도로 그 액수가 최소 8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 8월 20일자 보도에 의하면,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보유한 유가증권 중 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퇴출 당한 종금사의 회사채 4백여 억원 어치와 퇴출대상 리스사의 회사채 1천 2백여 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부실채권의 예상 지급률을 50%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만 최소 8백억 원의 원금 손실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1997년 12월까지 주식투자부문의 총 평가손이 3,590억 원에 달했으나 올해에도 계속된 주가하락으로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손이 6월까지 288억 원 추가되었다. 물론 주식의 평가손이 실제 손실액이 아니고, 경기가 회복되어 주식가치가 올라가면 회복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지속적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가속시키고 국민연금의 기반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를 전문투자기관에 위탁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연금보험료의 납부율 하락도 점차 심각한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주요 일간지에서는 耐뭐恝П趺맨瓮?체납 심각?《한겨레》), 恬蹈?살기도 힘든데…무슨 공과금, 국민연금 체납 눈덩이?등의 제목으로 국민연금리공단이 밝힌 지난 6월말까지의 보험료 징수 현황을 보도하였다. 이에 따르면 현재 연금보험료 체납은 1,540만 6천 건에 6,226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에 비해 건수는 337만 9천 건, 금액은 2,069억 원이 증가한 것이다.

재경부, 국민연금기금 국채발행 인수 검토



단계적으로 국민연금의 신규예탁금을 국채로 인수하여 2000년 초반에는 100% 국채를 발행하여 연금기금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초에 이 문제와 관련하여 공자법 5조의 폐지가 주요 쟁점이었으나, 재경부의 완강한 저항(?)으로 공자법 폐지가 아닌 연금기금의 국공채인수가 검토되고 있다. 공자법 5조의 폐지는 이미 제1기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사항이기도 하며, 현재 2기 노사정위원회에서 다시 논의되고 있는데, 노동계에서는 합의대로 공자법의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단 정부가 국민연금기금의 단계적인 국채 인수를 검토하고 있은 것만으로도 ‘공자법 폐지 불가’라는 완강한 입장에서 후퇴한 것으로 향후 재경부의 태도가 주목된다. 국채 발행을 통해 연금기금을 인수할 경우 상환의 확실성이 보장되고, 기금운용의 투명성이 보장되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갖고 있다. 한편 재경부가 국채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된 배경은 세계은행(World Bank)이 구조조정차관 제공의 선행조건으로 연금기금의 정부 강제차입 폐지를 강력히 요구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세계은행에서는 올 2월 제1차 협상과 8월의 2차 협상을 통해 국민연금기금은 시장원리에 따라 운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공자법 폐지 등 연금기금 운용의 정부 개입을 최소화시키는 법적·제도적 조치를 빠른 시일 내에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금공단 인력채용 위법 논란



도시자영자 확대 실시 과정에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신규 인력채용 문제가 쟁점화되고 있다. 복지부와 연금관리공단은 올해 초 연금확대 실시를 앞두고 약 344억원 예산을 배정받았고, 필요한 인력 1,800명은 전원 지역의료보험조합의 잉여인력 중에서 채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연금관리공단은 지역의보와 직장의보에서 1,400명을 채용하였으며, 나머지 400명을 신규 채용하는 과정에서 위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8월 임시믄맙【?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400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한 것은 불법적 행위라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인력채용 방식의 변경과 채용과정의 위법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실련과 국민연금 노조에서도 공단측의 이러한 조치가 도시 자영자 확대를 위한 국민연금법 개정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위법적 조치이며 예산과 인력 낭비라고 비난하고 있다.

지역의보 노조에서도 의보직원의 연금관리공단으로의 인력 전출에 대해서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국의보 노조 이민호 수석부위원장은 잉여인력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오히려 인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1,800명의 잉여인력이 존재한다는 것은 1997년 7월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조사에 근거한 것인데 그 조사의 방법과 정확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사의 진실성이 없다고 노조는 보고 있다. 지난해의 잉여인력 조사 발표 이후 의보조직 내에서는 고용불안 문제가 가장 큰 현안으로 등장하여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쟁의가 발생하였으며, 연금공단 전출 희망자의 대부분도 고용불안을 피하기 위해 전출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금공단 전출이 결정된 의보직원들은 지금까지는 의료보험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7월에서 8월로, 또 10월로 전출발령이 늦추어지고 있는 동안 불필요한 인력과 예산이 낭비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나마 10월 1일 전에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그들은 오도가도 못할 처지가 될지 모른다.

철저한 개혁만이 해결책



국민연금은 도시자영자 확대 실시, 기금운용 부실, 경제난, 4대 사회보험 통합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하여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전국민 연금 실시라는 목표가 정당함에도 당위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작금의 현실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에 자극을 받은 때문인지 “국민연금의 존폐까지 포함시켜 전면적 재검토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문화일보》 8월 25일자 사설). 물론 그것이 ‘땜질 수준의 개혁’을 비판하고 ‘철저한 개혁’을 강조하며 나온 말이기는 하지만 충격적인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겸허하고 적극적인 자기반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폐지론’도 ‘연기론’도 주장하는 바는 결국 국민연금의 철저한 개혁과 국민의 절대적 신망을 받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거듭남이다. 개혁의 대안은 그 동안 학계, 노동계, 그리고 시민단체의 각종 주장과 제언에 이미 나와 있다.

한편 이번 노조들의 움직임이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반영하였을 뿐 아니라 고용불안 등의 동기가 작용하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우선 4대 사회보험 통합까지 내다보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각 사회보험의 확대와 사회보험 종사자들의 고용안정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인력조정시 반드시 정보를 공개하고 노조 등 운영주체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노조 역시 고용조정문제를 조직이기주의보다는 4대보험 통합이라는 거시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4대보험 통합은 사회보험 종사자의 고용문제 해결과 수천억원의 국가예산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전국민 사회보험시대를 개막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해결책이다.

 

참여복지길잡이 국민연금팀/감수: 김연명 상지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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