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4 2004-03-10   719

[심층분석: 할 말 있다, 총선! 4] 조세제도를 바꾸자

밖으로는 미국의 군사패권주의가 언제 한반도의 평화를 깨뜨릴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 경제의 세계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안으로는 경기의 양극화가 극심하여 일부 중심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산업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개방을 거스를 수 없다는 주장만 하고 있을 뿐 개방에 대한 대책은 내 놓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소득분배구조도 점차 악화되어 비정규직을 비롯한 많은 노동자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항거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정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는 어떠한가? 권력을 잡기 위해 부정한 정치자금을 차 떼기로 받고, 그것도 모자라 정치자금으로 받은 돈을 개인 주머니에 쓸쩍 챙기는 사람들이 우리 나라의 국회에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숨겨놓고도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한때 집권여당의 총재로서 대통령을 하였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정당을 옮기면서 이적료를 받은 사람이 정치지도자 행세를 하고 다니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국회라는 사실이 정말 부끄럽다. 이들 정치인은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 유지와 자기 배 채우기에 급급한 사람들이었다. 4ㆍ15 총선이 50일 정도 남았다. 국회의원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정치권은 요동을 치고 있다. 여의도의 썩은 냄새가 천지를 뒤덮고 있다.

정치를 바꾸어야 한다. 정치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밖으로는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한반도 정책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자주성을 확보하여야 하고 안으로는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비롯한 사회갈등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직접세 비율을 높이고 누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세제도를 바꾸고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여 소득분배구조를 개선하여야 한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장애인, 고령자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의 각종 사회보험을 사회연대원리에 적합하도록 대폭 개편하여야 한다. 일자리를 핑계로 기업에게 효과도 없는 지원을 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나누고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사업에 재원을 투입하도록 하여야한다.

4ㆍ15 총선에서 우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내야한다. 특히, 재벌로부터 부정한 돈을 받고 권력을 이용하여 뒷돈이나 챙기는 파렴치한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꾼을 국회로 보내야한다. 국회가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한가지만이라도 제대로 해결하는 국회가 되길 기대한다. 그것은 조세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소득분배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의 유효수요를 늘려 안정적인 국내경제를 확보하는 길이다. 내수를 확대하는 것은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길이다. 그리고 사회적인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책이 될 수 있다. 17대 국회는 조세제도를 바꾸어 소득분배 개선에 기여하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학 /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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