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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08
  • 2008.11.02
  • 12901
장기요양보험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이미진
건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노인수발문제를 사회보험방식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올해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아직 제도가 시행된 지 넉 달도 되지 않아 제도에 대한 평가가 이른 감도 있지만, 제도 도입이전부터 우려했던 문제점이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제도 시행에 따른 문제점과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제도의 운영현황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자.

1. 제도의 운영현황

먼저 제도의 이용 실태를 살펴보면(박종연, 2008), 2008년 9월 18일 현재 전체 노인인구의 6.1%인 306,447명이 장기요양 급여를 신청하여 이 중 65.3%(전체 노인인구의 3.5%)가 1-3등급의 판정을, 15.4%는 등급외의 판정을, 19.3%는 의사소견서 미제출 등의 이유로 각하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서비스 이용을 보면, 등급인정자의 61.2%(107,085명)가 장기요양급여를 받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인 53.1%는 재가급여를, 47.2%는 시설급여를, 0.7%는 가족요양비를 받았다.

본 제도의 관리운영기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자격관리로부터 급여비 심사·지급에 이르는 제도운영 전반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서비스 제공시설과 인력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으로 되어 있어, 장기요양기관 지정·취소는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가, 요양보호사 자격증 발급 및 교육기관 관리는 광역시·도가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9월 중순 현재 전국적으로 요양시설은 1,501개소, 재가시설은 7,712개소 등 총 9,213개소의 장기요양서비스 제공기관이 확충되어 있고, 정부 설명에 의하면 입소시설의 경우 12월말  예측수요를 기준으로 할 때 충족률이 100%를 넘어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설인프라는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재가서비스기관이 과다하게 공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장기요양서비스를 직접 전달할 인력인 요양보호사의 경우, 2008년 8월말 현재 182,565명이 배출됨으로써 필요 예상인력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양질의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장기요양보험료율인 4.05%를 곱한 금액으로 산정되며, 7월에 처음 부과된 평균보험료는 2,586원(지역 2,488원, 직장 가입자 부담분 2,659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험료율은 순차적으로 증가하여 2009년에는 4.25%에서 2012년에는 5.89%수준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2009년도 소요재정은 1조 7,926억원에 달할 것이며, 이 중 정부지원액은 7,358억원(지원율 41%)로 이는 장기요양보험료 수입액의 20%에 대한 국가지원과, 국가 및 지자체의 기초생활 및 의료급여 수급권자에 대한 지원을 합한 금액이다. 일반 노인의 본인부담율은 시설은 20%, 재가는 15%로 식재료비, 간식비, 이미용비 등 비급여를 포함한 본인부담액은 약 70-80만원 수준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보건복지가족부, 2008년 9월).

2. 본 제도의 주요 문제점

1) 중증노인에 한정한 급여대상자 선정방식
본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부터 정부는 급여대상자를 전체 노인의 3% 수준으로 정해, 중증의 수발욕구가 있는 노인에게만 한정할 계획이었다. 이는 경증의 수발욕구가 있는 노인과 수발욕구가 있는 65세 미만의 장애인 등을 배제하는 것으로 적용대상자의 포괄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장기요양보호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도구로 측정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장기요양보호대상자 비율은 노인의 7.9-12.2%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선우덕 외, 2007). 예를 들어 2004년 전국재가노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노인 중 1-5등급 노인은 8.2%라고 추정되며(선우덕 외, 2007) 이를 장기요양보호대상자 노인이라고 본다면, 2008년 노인인구 5,016천명 중 401천명이 장기요양보호대상자이고 1-3등급 노인은 155천명(전체노인의 3.1%)이므로 255천명이 적용대상자에서 제외된다. 즉, 장기요양보호제도의 적용대상자에서 제외된 노인은 255천명으로 추정된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약 102만 명의 노인과 가족이 장기요양보호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함을 의미한다.

급여대상자 선정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급여대상자를 신체수발욕구 중심으로 선정함으로써 경증 치매노인은 급여대상자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등급판정결과, 스스로 치매환자라고 밝힌 경우 9%가 등급외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장재혁, 2008), 경증 치매노인은 비록 신체적 기능상태가 양호할지라도 가족수발자는 24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보호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의 부양부담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실제 경험적 연구들은 치매노인의 가족수발자가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노인의 가족수발자에 비해 부양부담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증 치매노인을 포함한 정신장애 노인 등을 급여대상자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2) 과도한 본인부담
장기요양보험제도가 공적 사회보장제도로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서비스가 급여로 제공되어야 하지만, 식사 등이 비급여항목에 포함됨으로써 저소득층은 과도한 본인부담으로 인해 서비스이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를 제외하고는, 급여항목의 본인부담비율은 15-20%이고 식사·이미용서비스 및 상급침실 이용 추가비용 등 비급여 항목으로 인해 실제 본인부담금액은 70-80만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하면 소득·재산이 일정금액 이하인 차상위계층은 본인부담비율의 50%를 감면받게 되어 있으나 차상위계층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서 실제로 차상위계층 노인은 일반노인과 같은 수준의 본인부담을 하고 있다. 비급여항목 중 식사만 포함한 본인부담액과 시설급여의 본인부담액을 합한 금액이 얼마나 저소득층에게 과도한 본인부담인지를 살펴보자. 1식을 2,500원이라고 가정하면 한 달 기준으로 225,000원이 되며, 시설급여의 본인부담금액을 더할 경우 1등급노인의 경우 총 513,720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최저생계비 대비 120% 수준의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였을 때 가구소득에서 본인부담금액을 제외하면 1,005,298원인데 이는 3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97.9%수준에 달하게 됨으로써 1등급 노인 1인이 요양시설에 입소하게 되면 나머지 가구원들은 절대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된다(<표 1> 참조). 물론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 정한 대로 본인부담비율을 10%만 부담하게 되면 차상위계층이 절대빈곤층으로 하락하는 문제는 나타나지 않게 된다. 4인 가구가 아닌, 2인의 노인부부가구의 경우에도 유사한 패턴이 드러난다(<표 2> 참조).

한편, 비급여항목을 시장자율에 맡김으로써 요양시설에 따라 비급여부담액에 차이가 커서, 식비의 경우 2배 정도 차이가 나기도 한다(공공노조, 2008). 건강보험에서는 식비를 급여항목으로 선정한데 반해, 장기요양보험에서는 이를 비급여로 처리한 것 역시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장기요양보호를 사회보험방식으로 운영하는 독일, 일본에서도 주거비와 식비는 비급여항목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소득보장제도가 훨씬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노인빈곤문제가 상대적으로 덜 심각하며, 일본의 경우 본인부담율은 10%로 우리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저소득층의 경우, 시설보호는 과도한 본인부담금액이 문제라면, 재가보호에 있어서는 이전에 비해 본인부담금액이 늘어났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재가서비스를 이용하면 1등급의 경우 월한도액 1,097,000원의 15%를 부담함으로써 본인부담금은 164,500원 수준에 달하게 된다(공공노조, 2008). 그런데 보건복지가족부 민원을 살펴보면 과거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재가복지서비스를 받던 노인 중 일부는 본인부담금 때문에 수급권을 포기한다는 민원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보건복지가족부, 2008년 9월).

과도한 본인부담은 장기요양보험의 적용대상자이지만 급여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발생시킬 것이다. 장기요양보험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적용대상자에서 제외된 집단을 첫 번째 유형의 사각지대라고 정의한다면, 장기요양보험의 적용대상자이지만 실제 과도한 본인부담으로 장기요양보험 급여를 받지 못하는 두 번째 유형의 장기요양보호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을 추정해 보고자 한다. 현재 노인 중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비율은 8%이고, 수급자를 제외한 최저생계비 160% 미만 노인은 33.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김성숙외, 2007). 노인의 소득은 저소득층에 보다 집중되어 있지만 최저생계비 160% 미만의 소득수준을 가진 노인이 균일하게 분포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본 연구에서 문제가 되는 최저생계비 120% 미만은 약 2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특히 문제가 되는 1등급 노인에 한정하면 차상위계층의 1등급 비율이 전체 노인과 동일하다고 가정하면(0.5%), 전체 노인 중 차상위계층의 1등급 노인은 6.2천명(5,016천명*0.25*0.005)이고,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약 2.5만 명의 노인과 가족이 장기요양보호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의 사각지대 규모에 대한 추정은 상당히 엄격한 수준의 가정 하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감안하면(저소득층의 소득분포가 균일할 것이라는 가정,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일반적으로 노인의 건강상태가 더 좋지 않기 때문에 차상위계층의 1등급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점은 감안하지 않았음, 노인부부가구의 경우 2등급 인정자가 시설을 이용할 경우에도 다른 가구원은 절대빈곤선 이하의 수준을 살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았음) 차상위계층의 장기요양보험 사각지대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가족부의 발표에 의하면 1-3등급 인정노인 20만명 중 급여 미이용비율은 38.8%이며 본인부담금 과도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비율은 10%이므로 사각지대 규모는 7.7천명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차상위계층은 정보부족 등으로 인해 등급신청을 하지 않을 것임을 감안한다면 실제 사각지대 규모는 정부 발표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3) 서비스 종류, 양 및 질의 문제
시설보호의 서비스 양과 질에도 문제점이 많지만, 재가보호의 서비스 양 및 질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 먼저 재가보호의 경우 시설보호에 비해 인력기준이 훨씬 낮게 설정되어 있다. 요양시설은 요양보호사 1명이 2.5명을 담당하는데 반해, 주야간보호서비스는 요양보호사 1명이 이용자 7명을, 단기보호서비스는 요양보호사 1명이 이용자 4명을 수발해야 한다. 실제로 단기보호서비스의 경우에도 일정기간 시설에서 24시간 보호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보호의 인력기준이 요양시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음을 알 수 있다. 재가보호의 낮은 인력기준은 서비스의 양과 질의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장기요양보호욕구가 높은 1-2등급 노인이 지역사회에 살면서 재가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가족의 부양부담을 경감시키기에는 재가보호의 서비스의 양 및 종류가 부족하고, 기본적인 서비스가 부재하여 시설보호를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될 수 있다. 먼저, 방문요양의 경우 1일 2회 총 4시간을 이용하는 경우 월한도액 범위내에서 쓸 수 있는 최대일수는 1등급은 27일, 2등급은 22일, 3등급은 19일이다. 예를 들면 2등급 노인의 경우, 식사하기, 옷 갈아입기, 몸 씻기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타인의 도움을 완전히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한 달에 22일 밖에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2등급 노인이 방문요양서비스를 이용하여 지역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하기에는 서비스의 양이 매우 부족하며, 가족이 없는 경우에는 시설에 입소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주야간보호서비스의 경우 서비스를 12시간 이상 이용할 경우에는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 공급기관에서도 서비스를 늦은 저녁시간(보건복지가족부의 표준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까지만 제공하고 실제로 night care의 개념인 야간보호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1일 10-12시간 이용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1일 8시간을 근무한다고 했을 때 출퇴근시간까지 포함하면 최소 10시간은 서비스를 이용해야 함), 월한도액 범위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일수는 22-24일 정도이기 때문에 휴일이나 주말에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방문간호의 경우, 다른 재가보호와 달리 상해보험료가 보험수가에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 장기요양기관의 책임에 따른 문제발생을 회피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간호서비스의 제공이 어려운 실정이다. 단기보호의 경우, 휴가나 출장 등으로 인해 가정에서 노인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 단기간동안 이용하는 서비스이나 실제로는 입소시설의 부족 등으로 인해 요양시설에 입소해야 할 노인들이 장기간 이용(최대 180일까지 이용가능하도록 되어 있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단기간 노인을 맡기고자 하는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재가보호서비스는 부재한 실정이다.

재가보호의 낮은 서비스 양과 질의 문제로 인해, 2008년 9월 현재 서비스이용자 중 1등급은 66.8%가, 2등급은 61.7%가 시설보호를 이용함에 따라 장기요양보험법 제 3조에서 명시한 것처럼 노인 등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가정에서 장기요양을 받는 재가급여를 우선적으로 제공한다는 법조항은 실제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정부는 3등급노인의 경우 시설이용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는데, 원천적으로 급여제공을 금지하여 이용자의 선택의 폭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재가서비스의 양과 질을 개선함으로써 이용자가 시설보다는 재가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인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4) 민간부문에 시설 공급을 의존하는 문제
장기요양보호제도의 성공은 인프라구축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요양시설 및 재가시설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 공급기관을 민간부문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기관의 수를 전혀 통제하지 않고 있는데,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노정되고 있다.

먼저, 지역별 불균형의 문제이다. 시설공급을 민간부문에만 의존함에 따라 수도권지역과 일부 대도시 등에서는 요양시설이 부족하고,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재가시설이 과도하게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박종연, 2008). 시설의 지역별 불균형문제는 이용자의 접근성의 불평등 문제와 기관간 과다경쟁으로 인한 인건비 절감이 결국 서비스의 질 저하로 연결된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두 번째 문제점으로는, 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비영리부문의 민간부문조차 국고보조금 방식의 운영에서 구체적인 서비스실적에 따라 서비스 비용을 보상받는 제도로 변화됨에 따라 장기요양기관들이 비영리·영리의 구분없이 전반적으로 영리추구적인 성격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이다(김귀자, 2008; 석재은, 2008). 극심한 예로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건립된 시설이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시설을 폐쇄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하였으며(윤종범, 2008), 보건복지가족부에 접수된 민원 사례에서 보듯이 일부 시설에서는 상대적으로 노동집약적인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하는 치매환자를 입소 거부하기도 한다.

세 번째, 민간부문에 시설공급을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비영리부문보다는 영리부문의 공급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이 운영하는 체인점, 프렌차이즈 형태의 재가기관이 점차 늘어서고 있으며,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업형 재가기관은 지역에 기반한, 소규모의 비영리기관과 경쟁할 경우 규모의 경제가 갖는 이점으로 인해서 소규모 기관을 합병해 나가게 된다. 이는 결국 민간부문의 다양성, 지역사회 근접성 등의 이유로 민간부문의 서비스공급을 활성화시키고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혼합경제의 이념과는 대치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우국희, 2006; 홍성대·홍필기·김철주, 2007).

네 번째, 민간영리조직은 수익성 추구를 위해 서비스를 가능한 축소하여 제공할 수 있고, 이용자는 서비스공급기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획득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서비스의 질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포함한 규제와 감독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민간부문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영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공적 부문의 전문적 우월성이 어느 정도 담보될 경우에만 가능하다(우국희, 2006). 따라서 시설부족의 문제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공급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공공부문이 서비스인프라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여야 하며, 정부의 규제와 감독을 통해 이용자의 권리보장 및 서비스의 질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5) 요양보호사의 무차별적인 양상과 열악한 근로조건
정부는 요양보호인력의 양적인 충원에만 힘쓴 나머지 요양보호사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나 단체에 한정해 요양보호사 양성기관으로 지정하지 않고, 일정 정도의 최소 시설 및 교육조건을 갖춘 기관을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으로 지정하였고 교육기관에 대한 지도감독 역시 단순경고를 주는 데에 그치고 있다(허준수, 2008). 이에 따라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이 과다하게 설립되고, 요양보호인력 또한 필요인력에 비해 세 배 이상 많은 약 18만 명이 배출되었다. 요양보호사 자격요건을 다른 국가처럼 고등학교 졸업 이상으로 한정하지 않음에 따라 기본적인 문서작성을 하지 못하는 요양보호사가 배출되는 등 요양보호사의 질 관리가 되지 않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근로조건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보험수가에 의하면 방문요양의 경우 30분 이상-60분 미만은 10,680원의 보험수가가 산정되어 있지만, 실제로 요양보호사가 받는 시급은 5,000-7,0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 제공시간만 인정을 받기 때문에 이동시간 및 보고서 작성시 등은 제외되며, 방문간호와는 달리 교통비가 보험수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실제 한 달 임금은 70-90만원의 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저임금의 근로조건은 다른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이 요양보호사의 이직 및 타업종으로의 취업으로 인해 수발인력의 공급불안정의 요인이 되고 있다(유호선, 2007). 수발인력의 부족은 서비스의 질 저하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3. 개선방안

1) 급여대상자의 포괄성 확대
장기요양보험제도는 욕구의 보편성에 기초하여 운영하여야 하는 사회보험제도이다. 따라서 서비스 대상자를 장기요양보호의 욕구를 가진 경중증 노인과 장애인으로 확대해야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장기요양보호대상자 비율은 노인의 7.9-12.2%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선우덕 외, 2007). 혹자는 급여대상자의 확대는 보편주의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는 장점을 가지지만, 사회적 비용부담을 고려하여 반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증노인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이들이 중증화됨으로써 노인의 입장에서는 삶의 질이 저하되고, 가족의 입장에서는 수발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장기적으로는 중증의 장기요양보호 수급대상자가 증가함에 따라 사회적인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우국희, 2006). 일본은 2006년 개호보험제도를 개정하면서 경증 노인 뿐만 아니라 일반 노인까지 포함하여 장기요양예방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이를 통해 장기요양보호의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임혜경, 2008).

2) 비급여항목의 축소 및 본인부담비율의 축소
비급여항목 중 식사는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급여항목으로 바뀌어야 하며, 차상위계층의 과도한 본인부담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장관고시가 발표되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건강보험으로 전환된 차상위계층 의료급여 수급권자에게는 본인부담비율 50% 경감이 이루어져야 하며, 차상위계층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차상위계층에 대한 조사의 행정적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같이 수급자를 제외한 모든 노인에게 동일한 본인부담비율을 적용하던지(예: 시설 10%, 재가 7.5%) 아니면 독일처럼 급여한도액 이상은 본인부담을 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3) 서비스의 양 및 질의 개선
현재 우리나라 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제공되는 급여는 시설급여와 재가급여가 있으며, 재가급여에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방문간호가 포함된다. 그러나 재가에서 노인이 지속적으로 살아가면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night care의 개념인 야간보호서비스 등을 포함한 24시간 대응체제의 재가보호서비스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본 소규모다기능형 재가개호서비스처럼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왕래를 중심으로 한 수시방문이나 숙박을 조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임혜경, 2008). 또한 노인의 건강상태가 중증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본처럼 개호예방 및 건강증진서비스를 급여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서비스의 양 및 질의 개선을 위해서는, 시설·재가보호의 인력기준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하여, 오전오후·저녁·야간대별 필요인력기준을 달리 산출하여야 하며, 단기보호의 인력기준은 요양시설의 인력기준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어야 한다. 재가보호의 서비스가 야간이나 주말·휴일에 이용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선 월한도액이 상향 조정되어야 한다. 또한 주야간보호서비스의 경우에는 방문요양과 같이 저녁 6시 이후는 20%, 휴일에는 30%의 보험수가를 가산하도록 제도를 바뀌어 야간보호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인할 필요가 있다. 방문간호의 경우에도 상해보험료가 보험수가에 반영됨으로써 방문간호서비스제공기관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으며, 단기보호의 경우에도 기능재정립을 통해 실질적인 단기보호·휴식보호(short-stay or break)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재가급여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의 종류 및 양이 늘어나게 되면, 일본처럼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보호 제공을 하는 케어매니저의 도입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4) 공공시설의 확충 및 민간부문에 대한 규제·감독의 강화
서비스공급기관을 민간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공시설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서울시나 대도시처럼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구립·시립 요양시설을 건축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일본의 경우처럼 제공자의 주체(공공·영리·비영리)와 시설의 수량통제를 할 필요성이 있다. 농어촌지역과 같이 민간에서 시설을 공급하기 어려운 지역에는, 공공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시설설립을 지원하여야 하는데 예를 들면 재가시설은 보건소·보건지소의 활용(석재은, 2008)을, 요양시설은 국립·시립병원에 병설된 형태의 시설설립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민간부문의 서비스 질 저하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질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부정사업자에 대한 지정취소, 지정 사업자 갱신제 도입 등의 법적인 규제 및 감독의 강화(임혜경, 2008)와 더불어 보험수가의 가산(예: 치매환자비율이 높은 시설, 농어촌지역 시설) 등의 재정적인 지원, 등급인정자에 대한 사후관리(예: 입소거부, 부실한 서비스 제공 등 사후 확인 등)를 같이 병행할 필요가 있다.

5)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 대한 규제·감독 및 요양보호사 근로조건 개선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 대한 평가체계 구축 등을 통해서 양질의 교육기관만을 지정하도록 하여야 하며, 요양보호사 자격요건을 고졸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는 등 양질의 요양보호사가 배출될 수 있도록 자격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양질의 요양보호사가 배출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근로조건의 개선과 교육훈련 및 승진이 가능한 인력양성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요양보호사의 시급 최저기준 마련 및 방문간호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보험수가에 교통비포함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여겨진다. 또한 서비스의 질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서비스 전달인력에 대한 부문을 포함시킴으로써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인력관리 및 근로조건을 개선하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서비스 이용자의 가장 큰 불만 중의 하나인 수발인력의 교체이므로(OECD, 2005)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의 지표로서 직원이직율을 서비스의 질 평가 항목에 포함시키게 되면, 기관에서도 직원이직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자율적으로 수립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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