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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2012
  • 2012.09.15
  • 1341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사회서비스 공급체계 투자, 필요성과 전망

 

주은선ㅣ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I. 머리말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투자 정책은 전적으로 수익률 패러다임에 의해 지배될 뿐 사회정책적 차원의 기금운용에 대한 고민은 전무하다시피하다. 국민연금기금의 축적과 소진 리듬에 맞는 기금운용정책에 대한 고민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에 국민연금기금의 금융시장 중심 투자가 갖는 문제점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기금정책의 공백 속에서 국민연금기금에 대한 금융시장의 영향력은 해마다 커지고 있으며, 그 역도 마찬가지이다. 본고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의 대안적 운용 패러다임에 걸맞는 구체적 대안으로서 공공사회서비스 공급체계에 대한 투입을 제안한다.

 

연기금 복지부문 투자는 연기금 운용 자체의 의미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한국 복지국가 발전 전망에 비추어 좀 더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공공사회서비스 공급체계에 대한 투자는 복지국가 발전 비전 및 지금의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기금의 투입처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사회복지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는 사회서비스의 사회적 욕구에 대한 대응성을 높이고, 사회서비스 제공에서 공적 통제력을 높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과제를 푸는 열쇠는 서비스 제공의 공공성 확대이다. 최근에 확대된 사회서비스의 문제점 상당 부분이 영리업체를 주공급자로 육성하는 공급체계 시장화와 관련된 것으로 이는 복지비용 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회서비스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보육이다. 따라서 최근의 이런 문제에 대해 사회복지 공급체계 개편, 특히 공공서비스 공급을 확대하는 것은 비용 통제력을 높이고, 서비스의 효과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기대된다. 이 글에서는 기존 국민연금기금의 사회서비스 공급체계에 관한 기금 투입의 의의를 살펴보고 그 방안을 모색한다.

 

II. 공적연기금 공공사회서비스 투입의 의의: 공적연금의 안정성 측면에서

국민연금기금은 노후보장을 위한 사회적 기금으로서 기여자들의 개별적 소유권보다는 사회 성원들의 복지를 위해 연대 원리에 의해 형성되고 배분되는 기금이다. 이런 이유에서 공적연금 급여는 소득재분배 효과를 포함하며 크레딧과 같은 다양한 지원제도를 둔다. 국민연금기금과 같은 사회보장제도로부터 비롯된 적립기금의 이익에 대한 법적 소유자는 개인이 아니라 사회보장제도 그 자체인 것도 마찬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입장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은 대중이 모은 사회적 자본으로서 공적 사회보장 요구에 부응하도록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적연금기금의 본질적 목적은 수익성 추구가 아니라 제도의 안정성 확보로서 기금은 그 수단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제도의 장기적 안정성은 기금의 수익률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발전, 즉 견실한 경제성장과 고용률의 증가에 기반한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원종현, 주은선, 2011). 국민연금기금은 연금제도의 부채를 모두 감당하도록 설계되지 않았고 애초부터 다른 공적연금들과 마찬가지로 부과방식으로 전환되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연금가입자에게 퇴직 후 연금급여 지급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의 안정성 제고 수단인 연기금에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게 할 수 없다. 기금 규모로 볼 때에도 기금의 공적 기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지나친 수익성 강조는 연금재정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장기적인 출산률, 노동시장 참여율, 경제성장률 추이이다. 연기금이 보유한 주식, 채권 수익을 실현시키는 원천은 그 시기에 창출되는 부일 수밖에 없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채권이든 지금 당장의 수익률보다 장기적으로 연금 자산을 소화해내고,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공적 기여를 할만한 경제력을 갖춘 인구가 더욱 중요하다. 연금제도 지속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와 미래의 근로세대가 창출하는 부의 양과 고용률, 이와 관련되어 보험료를 납부하는 근로자 수와 은퇴자 수 균형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국민연금기금의 복지투자 갖는 사회적 편익이 세대간 연대의 강화와 연기금 기여 기반 확대로 기금소진 압력을 감소시켜 공적연금제도의 장기적 존립기반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사회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왜 어떻게 연금제도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는지 살펴보자.

 

국민연금기금의 복지투자, 특히 사회서비스투자는 국민연금이 일부 취약집단이 아니라 연금제도를 둘러싼 연대 주체인 현 노동세대와 노인세대 다수에게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다. 연기금의 공공사회서비스 투자는 연기금을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광범위한 집단에게 혜택을 제공하여 세대간 연대를 강화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금제도 지속성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현재와 미래의 근로세대가 창출하는 부의 양과 고용률, 이와 관련되어 보험료를 납부하는 근로자 수와 은퇴자 수 균형(Barr, 2000)이기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연기금의 단기 수익률을 최대화하는 것만이 연금제도의 지속성을 높이는 방법이 아니다. 사회서비스의 공급체계 투자를 통해 국민연금기금은 노동력 재생산 비용을 낮추어 경제성장, 고용률, 출산률 제고에 기여하는 사회적 편익을 창출해낸다면, 이는 세대간 연대를 본질로 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의 장기적 안정성을 높인다. 특히 보육, 의료, 노인요양과 같은 부문 투자는 사회적 편익을 직접 누리는 사람의 범위가 넓기에 제도에 대한 연대의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제공한다. 따라서 금융부문 투자로 연기금의 단기적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 실물경제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사회의 질을 높여 출산률을 높이도록 만드는 것이 더 근본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공공사회서비스의 확충은 궁극적으로는 기여자를 늘리고, 수급자를 줄여 연금제도의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투자는 연금제도의 사회적 기반을 강화시켜 연금제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에 공공사회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를 핵심으로 하는 복지투자는 단순히 현재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는 비용이 아니라 연금제도의 기반을 강화하여 지속성을 높이는 투자로 취급될 필요가 있다. 또한 복지투자의 사회적 효용은 현세대뿐만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어떤 형태의 투자보다도 보육, 노인 돌봄 등에 대한 투입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후세대 부담을 더는 데 직접 기여할 수 있다. 즉 세대간 공평성을 제고하는 투자라는 잇점을 가진다.

 

이러한 공적연기금의 사회복지 투자의 수익은 단순히 경제적인 수익률로 환원될 수 없는 사회적 수익으로서 장기적으로 실현된다. 특히 급속한 적립과 가파른 기금감소가 예상되는 한국의 공적연기금에서는 단기적 수익보다는 이러한 장기적 수익이, 그리고 세대간 연대와 연금보험료 기여 기반 확충이 필수적이다.

 

공적연기금 실제 운용을 보아도, 공적연기금을 금융시장 중심으로 투자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오히려 사회정책적 목적에 부합하는 연기금 투입 사례가 먼저이다. 스웨덴의 공적연기금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상당 부분이 주택특별채권으로 소화되어 당시 핵심적인 사회정책 과제였던 공공주택 건설기금으로 사용된 바 있다. 핀란드의 공적연기금은 후발국가였던 핀란드의 초기 산업 기반을 형성하는 데, 특히 전력부문 인프라 형성의 원천이 되었다. 당시 1957년까지 전체 연기금 투자의 절반 이상은 전력생산을 위한 것이었고 모든 발전소의 약 70%는 연기금에 의해 건설된 것이었다. 연기금이 국가재건을 위한 기초 인프라 구축에 쓰인 것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Kangas, 2006). 미국의 OASDI 기금은 지금도 금융시장에 바로 투입되지 않고 미재무성 발행 특별채권에만 투입되고 있다. 공적연기금의 금융자본화는 일반적인 것도 아니고,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것도 아니다.

 

캐나다 CPP 등 몇몇 공적연기금 투자의 금융수익률을 추구 경향에도 불구하고 2012년 지금도 수익률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공적연기금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이는 경제적 목적투자(ETI), 혹은 사회정책적 투자(SI)의 영역으로서 일례로 기금운용체계를 바꾼 이후에도 스웨덴의 공적연기금 중 AP6는 주로 스웨덴의 중소 성장기업에 투자하여 스웨덴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P6는 직간접적으로 소유권도 행사할 수 있고, 투자 기업은 고도의 윤리적 기준을 요구받는다(이은주, 2011).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퇴직연기금들도 경제적, 사회적 목적 투자를 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금융시장 일변도의 투자가 가지는 문제점이 감당할 수 없이 커지고 있는 것은 대안적 연기금 운용을 추구하는 또 다른 근거가 될 수 있다. 연기금의 금융적 수익 추구가 연금제도의 기반이자 원천인 노동자들의 이익과 상충되면서 고용률을 낮추고 불안정하게 함으로써 노동자들을 사라지게 한다. 금융시장의 단기수익에 대한 집착이 구조조정, 해외 기업이전, 인수합병을 수반하고 이것이 대량해고를 상시화시킨다(Hebb, 2001). 게다가 국민연금기금은 2011년 말 기준 국내 주식시가 총액의 5.4%, 국내 채권발행 잔액의 15.5%를 차지하고 있다. 자본시장(주식+채권)에서 국민연금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경 20%대 초반(약 1/5)으로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 주식시가 대비 비중이나 부동산시장에서의 비중은 향후 수 년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국민연금기금이 자산시장 왜곡, 국가 재정규율 약화, 국내 금융기관들이 국민연금기금에 기대 생존한다든가 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기금운용본부와 복지부의 대답은 투자다변화, 즉 해외투자, 위탁투자, 대체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략은 유사한 문제점들을 반복하게 된다. 이에 투자와 회수, 매각의 시점을 정책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형태의 투자, 정책적 투자, 위험통제가 가능한 투자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일부 대기업이 투자의 혜택을 누리는 투자가 아니라 국민 전체가 투자의 직접적인 편익을 누리는 투자가 필요하다.

 

III.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사회서비스 투입의 의의: 한국 복지국가 발전 측면에서

과거에 민간 복지시설 설치자와 생계가 어려운 개인에 대한 ‘대부’ 방식이었던 국민연금기금 복지사업은 1990년대 중반에 보육시설 및 노인복지시설 설치 자금대여사업으로 시작되어 1997년 경제위기 당시 생계곤란자에 대한 일시 생계대부사업으로, 또 2008년 신용불량자 채무상환으로, 다시 2012년에 연금수급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후 긴급자금대부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사업이 주가 된 기존의 복지사업은 복지 목적에 충실하지 못하다. 기존 대부사업은 국민연금에서 복지목적으로 실시하는 지원이긴 연기금이 대부사업자로서 개인에게 채무를 지우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이용자가 대부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 사회보장에 관한 권리(연금급여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제재하게 된다. 혹은 연금액을 일부 선공제하여 지급하기도 한다. 이는 기금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에 의한 것이다. 이는 1998년 경제위기 당시 신용회복지원사업에서 빈번하게 나타난 문제점이자, 최근 노후긴급자금 대부사업에서도 우려되는 문제점이다. 복지사업이 복지 목적을 결국 위배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대부 방식으로 취약한 상태에 빠진 개인이 의료비, 주거비, 생활비 등을 각자 조달하도록 지원하고, 이를 알아서 책임지도록 하는 방식이란 점에서 비롯된다. 이 부분에서 국가의 책임은 부재하다. 이 사안이 주는 교훈은 신용불량자였거나 노인이거나 생계비 지원을 필요로 하는 개인이 공적연기금 수익을 이자 형태로 책임지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적 주체가 복지 목적과 기금 안정성을 도모하고 책임지는 형태여야 한다.

 

기존 대부사업 위주의 복지사업에 비해 사회서비스 공급체계 개선을 위한 국민연금기금 투입은 장기적인 복지국가 발전 비전 하에서 이루어지는 정책 투자의 전형이 될 수 있다. 공적연기금을 통한 공공사회서비스 공급체계 구축은 지금 한국 복지국가가 가진 여러 가지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 과제로, 이 부문의 자원 투입은 한국 사회서비스에서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공공서비스 공급자 비중을 늘림으로써 사회서비스 시장화의 문제점을 억제할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의 사회서비스는 바우처 제도 도입,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보육수당 등의 도입과 같은 서비스 이용비 지원에 힘입어 양적으로 팽창한 바 있다. 그러나 사회서비스의 양적 성장과 함께 크리밍, 마케팅 과열, 의도적인 잘못된 정보제공, 클라이언트에 대한 서비스 제공 거부, 클라이언트 유인 및 알선행위 등 부당, 불법사례 등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서비스의 시장화는 다양한 부정과 비리 뿐만 아니라 서비스 질을 낮추고 부문에 따라 다르지만 관련 종사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또한 지역적 계층적 사회서비스 공급 및 이용의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로 노인 돌봄, 장애인 돌봄 서비스 시장의 단기간 확대 결과 나타난 현상이다. 보육과 의료 등에서는 기존의 가격통제 및 관련 규제를 벗어난 서비스 시장(영어유치원, 규정된 요양 비용 이외의 다양한 명목의 추가 비용들, 비급여 항목들) 확대로 그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시장은 시장이라 할지라도 공공복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상당한 공적 재원이 바우처, 수당, 수가제도 등을 통해 비용으로 조달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규제장치가 존재한다. 그러나 공급체계 개편 없이 평가제도 도입, 인건비 규제 등과 같은 장치만으로 효과가 발휘될지는 의심스럽다. 사실상 위 세 가지 사회서비스 분야는 공급이 포화상태로 유혈경쟁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규제가 이윤논리를 앞서 나가며 이를 압도할 수 있을 것인가?

 

사회서비스 공급에서 공공부문을 의미있는 규모로 확대시키는 것은 사회서비스 공급량 자체의 증가보다는 사회서비스 시장에 견제장치를 만들어 비용 통제 가능성을 높인다. 공공이 사회서비스 시장을 주도하는 경우에 이는 서비스 가격을 표준화하는 기능을 하여 이들 사회서비스에 투여되는 공적 비용의 통제에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사회서비스 제공에 공공부문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존재하면서  가격 설정과 시장 작동을 주도하게 된다면 시장 규율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유혈적 경쟁을 통해 나타난 사회서비스의 질 하락을 막고, 사회서비스 제공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이는 시장 내부의 힘을 이용한 것이기에 외부적 강제나 제약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즉, 공공부문 비중 증가는 시장에 대한 가장 강력한 규제책이다. 정리하면 공적연기금의 사회서비스 공급체계에 대한 투입은 시장화를 지향하는 현재 한국 복지국가의 방향을 다시 한 번 공공성을 중심으로 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공공부문 확대는 또한 서비스 가격의 표준 제시로 사회서비스 지출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는 사회서비스 예산의 합리성을 높인다.

 

이제 의료, 보육, 노인요양 등 각 부문별 사회서비스 확충이 가져오는 사회적 편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공공보육 확충은 출산률과 여성 노동시장참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세대간 부양부담을 낮추고 연금 수입을 높여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 한국의 보육서비스는 공급 과잉상태였으나(2010년 말 기준 보육시설 이용률은 82.2%) 최근 보육료 지원이 확충되면서 이용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보육수요 팽창이 이끌고 있는 보육시장의 변화는 보육기관의 크리밍(creaming)과 공급불균형(영아시설 부족) 등의 문제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보육서비스 이용량의 증가가 보육시설의 질 개선을 수반하고 있지 못한 것은 큰 문제이다. 보육 수요 증가에 대안 반응은 일정한 질을 갖춘 공보육시설이 아니라 소규모의, 사실상 질 관리가 힘든 가정보육시설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중의 욕구와 상반된다. 한국에서 보육의 질에 대한 갈망은 공공보육에 대한 욕구로 나타난다. 백선희(2009)의 한국노총 조합원 대상 조사에 따르면 국공립보육시설 선호 비율이 48.1%(2위 직장보육시설 24.1%)에 달하였다. 같은 조사에서 조사대상자의 21.7%가 국공립 시설 희망 비율을 40-60% 사이로, 또 21.7%가 60-80% 사이로 답하였다. 이는 현실의 국공립시설 비율과 차이가 크다.

 

특히 보육에서 질 문제는 여성의 경제활동 중단을 막는 데 결정적이다. 따라서 공공보육 확충과 보육서비스 질 끌어올리기는 일-가정 양립 가능성을 높이고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을 막아 50% 수준에 머무르는 여성 고용률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또한 출산률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가장 많이 지적한 것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정부지원 어린이집 확대’이다. 그 밖에 양질의 보육서비스 제공은 미래세대인 아동에게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보육시설 확충은 민간보육시설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이고 적절한 일자리를 보육교사들에게 제공하는 효과를 가진다. 부모, 아동, 보육종사자 등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진다.

 

둘째, 국민연금기금 투입을 통한 공공의료체계 확충은 예방체계 강화, 건강불평등 시정 등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 수준과 삶의 질을 높인다. 민간 의료체계에 비해 공공의료는 수익보다는 질병방생 예방, 건강 관리, 그리고 취약집단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의료 서비스의 확충과 전면적인 의료보장체계의 개편은 의료 부문에서 낭비적 요소를 줄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핵심이다.

 

한국의 의료보장 시스템은 흔히 공급과잉 상태라고 일컬어진다. 그러나 공급과잉 뿐만 아니라 현재 의료서비스 공급의 부문, 지역, 계층 등 다양한 측면에서 왜곡과 불균형이 존재하며, 낭비가 유발되고 있다. 의료서비스 공급은 넘쳐나지만 6개월 이상 보험료 체납 세대가 지역가입자의 20%인 153만 세대에 달하는 등 의료사각지대는 광범위하다. 또한 건강보험을 통해 의료비용 상당 부분은 공적으로 처리하면서도, 사실상 의료공급주체들은 영리 추구적 성격은 지나치게 강하다. 이진석(2012)에 따르면 한국의 의료보장체계는 건강 증진 및 예방, 질병관리 서비스는 매우 취약한 채 병이 난 이후 ‘치료’만 제공하는 의료체계이다. 의료서비스 과잉공급이라 하지만 2011년 현재 전국 보건소는 253개, 도시보건지소는 32개에 불과하다. 또한 규모의 경제(300병상 기준)에 미달하는 병원이 전체 입원의료기관의 97.7%(병상기준 77.1%)로 대다수가 구조적으로 비효율적이다. 이러한 의료시장 비효율과 낮은 공공의료서비스 비중은 과잉진료와 의료서비스 질 하락을 가져왔다. 또한 의료서비스 공급량 및 의료서비스 질의 수도권과 지방, 또 동일 광역지자체 내에서의 격차도 상당하다.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의료공급체계의 공공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진석(2012)은 보건의료 공급체계 개편 내용을 전국민평생건강관리체계 구축, 300병상 이하의 2차병원 매입을 통한 퇴출, 공공병원 확대강화, 지방병원 확대 강화, 병원 인력의 이동과 확충 등으로 제시한다. 우선 한국 의료서비스 공급의 중요한 공백인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 건강관리체계의 구축은 공적자원 투입을 필요로 한다. 불균형한 과잉공급 상태에 있는 의료서비스 시스템 개혁은 공공병원 확대와 함께 300병상 이하의 비효율적인 민간 병원의 점진적 퇴출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 이 역시 대규모의 자원 투입을 요한다.

 

연기금 투입을 통한 공공병원 확대와 민간병원 퇴출, 예방체계 구축은 의료서비스 공급 체계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시킬 수 있다. 또한 의료서비스의 질 격차 해소와 의료사각지대 해소가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연금제도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사전 예방적인 평생 건강관리체계 구축은 질병 발생과 더욱 중대한 질환으로의 악화를 미리 막아 의료비 지출 및 노동력의 손실을 막는데 기여한다. 사회 성원들을 더 오래 일하고, 늦게 은퇴할 수 있도록 하며, 장애 발생률을 낮추는 것은 연금급여 지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높은 건강수준은 높은 소득과 생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공공의료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연금기여금 수입 증가에 기여한다.

 

셋째, 노인요양서비스에 대한 연금기금 투입을 옹호하는 논리 중 하나는 연금기여금은 포괄적으로 노후보장을 위한 기금으로 노인들의 복지에 기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노인요양서비스에 대한 연기금 투입은 노인뿐만 아니라 후세대에도 편익을 제공한다. 연기금을 노후보장 차원에서 공적 노인요양 서비스 확충에 투입하는 것은 노인 부양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켜준다. 또한 노인 돌봄에 대한 사적 부담을 감소는 역시 고용률 제고, 특히 여성 고용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노인요양서비스에 대한 연기금 투입을 통한 공공성 제고 효과는 현재의 노인요양서비스 시장 상황  진단으로부터 도출된다.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은 노인요양서비스 시장을 팽창시켰다. 2011년 11월 국민건강보험의 정기평가 당시 장기요양기관은 3,195개에 달했다. 그러나 노인요양시장 팽창은 경쟁의 역효과인 크리밍, 마케팅 과열, 잘못된 정보제공 등의 문제를 가져왔다. 본인부담금을 감면해주거나 면제시키고, 금품을 제공하거나 요양보호사에게 대상자 확보를 요구하는 사례, 시설이 부족한 수도권 일부 시설에서 1등급자만 선별 입소시키거나 치매 노인 등을 거부하는 것 등이 보고되었다. 이는 서비스 공급기관들이 제한된 클라이언트를 놓고 생존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경쟁이 격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서비스 재정에서 이용자 부담률이 비교적 높은 것은 소득계층에 따른 불평등과 배제의 문제가 노인요양서비스 부문에서도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몇몇 중소도시에서 노인장기요양 서비스 시장에서 상당한 독과점이 진행되었다. 경쟁을 통해 오히려 서비스 질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경쟁을 통해 나쁜 시장 행위자를 퇴출시켜 시장 규율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주은선, 2011).

 

한국 노인요양서비스의 문제점 상당 부분은 다수 영리기관이 극심한 경쟁을 벌이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노인요양서비스 공급자 중 민간 비중(대다수는 영리기관)은 요양시설일 경우 97.34%, 재가기관인 경우 99%에 달한다(곽정숙 의원실 보도자료, 2010). 서비스 질 평가 결과 공공기관의 서비스 질이 더 높다는 점에서 이는 역설적이다. 이는 공공 노인요양서비스기관이 일정량 이상으로 증가할 때 현 노인복지 서비스의 공급 시스템 속에서 공공성을 실현하고, 구매력이 아닌 욕구(needs)에 따라 적절한 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특히 공공부문 확충은 서비스 공급의 공백을 메우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IV. 국민연금기금의 사회서비스 공급체계 투입 방안

1. 보육서비스 공급체계에 대한 투입

국민연금기금을 보육 부문에 투입하자는 제안은 이미 몇 차례 제출된 바 있다. 일례로 김연명(2008)은 국민연금기금 신규여유자금의 1%를 전부 보육부문에 투입할 것을 제안하였다. 특히 보육시설투자는 부동산투자의 성격도 갖고 있어 복지투자와 자산투자의 성격도 갖고 있으며, 국공립보육시설이 평균적으로 흑자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연기금의 재정안정을 해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김연명(2008)은 연간 3천억원을 보육시설에 투자할 경우 104개의 국공립보육시설을 신축하고, 263개의 민간보육시설을 국공립보육시설로 매입하여 36,289명의 아동이 새로 국공립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추산하였다. 5년간 이런 투자를 계속할 경우 1,835개의 국공립보육시설이 만들어지면 시설 이용아동은 총 18만 명이 된다. 이 연구는 연기금의 국공립보육시설투자 방안을 획기적으로 제시한 초기 연구로서 특히 이러한 투자의 사회적 편익으로 출산률 제고를 강조하였다.

 

국공립 보육시설의 비중 증가에 목표를 두고 국민연금기금 투입안을 설계하면, 시설 수 기준 2012년 3월 말 기준 총 40,493개 중 2,156개소가 국공립시설로서 현 비중 5.3%를 향후 5년 동안(2017년 기준) 15%로, 나아가 장기적으로 25%-30%까지 늘려가는 안을 설계할 수 있다. 일단 백선희(2010)에서의 보육시설 1개소 당 예산에 물가상승률(2008-2012년 사이 약 13.7%)를 반영하여 1개소 당 건립 예산을 약 17억으로 산정하고 목표치를 5년 후 시설 수 기준 약 15%로 잡는다면 120명 정원의 보육시설을 약 4,020개, 즉 연간 804개소씩 늘려가야 한다. 즉 2017년까지 국공립보육시설을 4,020개를 추가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한 예산은 연간 1조 3,668억이며, 5년간 총액은 6조 8,340억이다. 물론 이를 민간시설 매입과 혼용한다면 예상 소요액은 줄어든다.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을 통해 100명 정원 기준, 약 40만 2천명의 영유아들이 공보육의 혜택을 본다. 한편 국공립보육시설의 추가 설립은 지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대구(시설 수 기준 2.48%), 광주(2.48%), 대전(1.74%), 전북(3.23%), 충남(3.32%) 등 국공립보육시설 비중이 매우 낮은 곳을 우선으로 배치될 필요가 있다(참여연대, 2012).

 

2. 보건의료 공급체계에 대한 투입

한국 보건의료 공급과잉 및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공공성을 확충하기 필요한 국민연금기금투입의 용처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이진석(2012)은 전국민 평생건강관리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인구 5만명 당 1개소, 총 650개의 도시보건지소의 확충과 인구 5천명 당 1명 즉, 1만명의 방문간호사 확충, 농어촌 지자체당 1개소 이상, 총 130개소의 노인종합건강관리센터 설치, 학교 건강관리체계 및 직장관리체계 구축을 제안한 바 있다. 이를 위한 비용은 2017년까지 연간 4천억원으로 추산하였다. 둘째, 의료서비스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중소형 민간 병원을 매입하여 정부가 2017년까지 OECD 평균 초과병상의 절반인 약 9만 병상을 해소한다. 이를 위한 비용은 2017년까지 연간 5천억원으로 추산하였다. 그밖에 민간의료기관에 공공적 기능인 건s강증진 및 질병관리 사업, 필수 취약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재정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공공의료체계를 강화의 목표치는 2017년까지 현행 8%인 공공병상 비중을 16%까지 확대하고 이후 다음 5년 동안 추가확충을 통해 30%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지역거점 공공병원 확충하되 민간병원을 매입하여 기능을 보강하여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면 신축비용의 절반으로 공공병원 확충이 가능해진다. 2017년까지 약 2만 병상을 확충하기 위한 비용은 연간 4천억-6천억으로 추산되었다. 연간 1조 5천억원- 2조원을 향후 5년 동안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경우 공적 건강관리 및 예방체계 구축, 공공병상비율의 2배 확대 등이 가능해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민건강수준의 향상, 유병률 하락, 의료서비스 접근성의 계층별, 지역별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 노인요양서비스 공급체계에 대한 투입

노인요양서비스 공급 기관은 최근 5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하였다. 다만 장기요양시설 평가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요양시설은 3,195개로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제공기관 수는 많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통해 65세 이상 노인의 5.6%가, 노인돌봄바우처제도를 통해 0.3%가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석재은, 2010). 현재 서비스 수요 대비 공급이 과도하게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앞으로 표출될 사회적 수요를 고려한다면 공급 초과라 단정하기 어렵다. 즉 의료서비스 부문의 초과공급과 장기요양서비스의 초과공급은 그 성격이 다르다. 이는 장기요양서비스 공급능력의 상당 부분은 유지하되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서비스 공급체계 재편 방향이 잡혀야 함을 의미한다.

 

노인 장기요양 영역에서 연기금 투자는 일단 현존하는 요양시설의 매입과 운영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이어서 2단계로 노인인구 증가 속도에 맞춰 공적요양시설의 추가 신설을 도모한다. 2011년 말 기준 전체 3,195개 시설 중 10인 미만 시설이 1,136개에 달하고 있으며 10인-30인 미만도 915개에 달하여 소규모 시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두 차례 질 평가 결과를 볼 때 공공노인요양시설은 기관의 환경 및 안전, 직업 후생 등의 면에서 장점을 가진 중규모 이상 시설로의 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즉 중규모 시설들의 연합, 확장을 도모하는 것이 적절하다. 물론 소규모 시설은 서비스 제공에서 친밀함과 자율성 등 다른 장점을 가질 수 있기에, 일정 비율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국민연금기금이 수익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규모 시설들을 일부 매입하고, 이를 확충하는 접근을 취한다. 10인 미만 시설의 20%인 약 260개 시설과 10-30인 사이 기관 915개의 20%인 약 185개 시설, 30∼70인 사이 시설의 20%인 141개 시설을 매입하여 이 중 약 절반 정도는 퇴출하고 절반 정도는 재편하여 공공시설로 전환할 것으로 제안한다. 매입을 위한 연기금 소요 예산은 약 4천억 정도이다. 여기에 시설건립비용을 추가하면, 현재 70인 이상 시설 수의 약 40%에 해당하는 176개소 수준으로 장기요양시설을 새로 건립하면 약 3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70인 이상 시설은 439개에서 615개로 증가하며, 현재 미미한 수준인 공공시설 수는 총 중규모 이상 시설을 중심으로 338개 증가하여 공공시설 비율이 약 13% 수준으로 높아진다. 공급체계 변화 결과 전체 시설 수는 약간 줄어들지만 중규모 이상의 공공노인요양시설이 매입전환과 신축을 통해 큰 폭으로 증가한다. 소규모 민간 시설은 상당 수 존재하면서 고유한 장점을 실현할 수 있다.

 

보육, 보건의료, 노인요양서비스의 공급체계 개편을 위한 향후 5년 동안의 연기금 투입액 총 규모는 18조에 조금 못 미친다. 공공사회복지서비스 인프라 구축을 위한 매년 신규 투입액은 2012년 현재 기준 전체 기금자산의 1% 정도이다. 순조로운 기금 투입을 가정하면 2017년까지 누적 총액으로 전체기금 대비 비중은 더 커지지만 5% 미만이다. 이에 기금의 작은 일부가 기존 금융투자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에 의한, 다른 방향의 투자로서 금융적 수익과 전혀 다른 사회적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복지국가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 이러한 방향의 연기금 운용의 가치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V. 맺음말

국민연금기금의 대안적인 투자, 즉 공공사회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성도 높이고, 시장화의 함정에 빠져있는 한국 사회복지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다. 게다가 한국 국민연금기금의 축적과 급격한 소진의 리듬을 고려할 때 이러한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더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사회서비스 인프라 투자가 창출하는 수익의 장기화 및 시점에 따른 수익의 분산 실현은 국민연금기금이 단기 수익률보다는 기금 후반기에 집중적으로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한 국민연금기금의 순환 리듬에 부합한다.

 

이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안적인 국민연금기금 운용이 다양한 측면에서 사회적 효용을 창출할 것이라는 점이다. 보건의료, 보육, 노인요양 부문의 서비스 확충 및 공공성 제고로 인한 건강수준 향상, 출산률, 경제성장률, 노동시장 참여율 향상이라는 사회적 효용은 사회성원들의 삶의 질을 제고시민다. 또한 이는 사회의 지속가능성 및 안정성을 높인다. 더욱이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및 안정성 제고는 궁극적으로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성에도 기여한다. 국민연금기금의 안정성은 무조건적인 기금 수익률 향상보다는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노동인구 확충 및 사회전체의 부의 양에 달려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오히려 수익률 향상만을 추구하는 투자는 그만큼의 리스크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흔히 국민연금기금 복지부문 투자에서 문제는 낮은 수익성이라고 한다. 많은 이들이 수익성이 낮은  복지투자는 최소수준으로 억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복지투자는 반드시 수익성을 포기하는 투자가 아니다. 사회서비스 투자 수익률을 채권수익률에 맞출 경우 안정적인 수익률과 낮은 위험, 그리고 높은 사회적 편익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대폭 확대된 국민연금기금 해외주식투자의 지난 5년간 수익률은 채권투자 수익률을 밑돌았다.

 

또 하나의 오해는 국민연금기금의 복지투자가 일반예산에 의한 복지시설 투자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의 사회서비스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우 국가는 국민연금에 대해 기금의 복지투자 부문에 대해 장기적으로 이를 상환해가는 책임을 진다. 채권투자 형태이든, BTL 방식이든 마찬가지이다. 또한 국가는 확충된 공공 사회서비스 부문을 직접 유지, 관리하는 책임을 지고 상당한 수준의 자원을 투여해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의 공공 사회서비스 투자는 국가의 직접적인 자원 투입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서비스 제공에 대한 국가의 더욱 강력한 책임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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