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1 2001-09-10   1374

청주지역 재가복지는 우리의 힘으로!

아침부터 동네 통장님이 복지관으로 전화를 하셔서 김 00 할머니가 며칠 전 이사오셨는데 형편이 말이 아니니까 복지관에서 도와줘야겠단다. 새내기 복지사는 부랴부랴 기초 조사표를 들고 할머니 댁을 찾는다. 오는 길에 동사무소에 들러 할머니에 대한 자료협조를 받아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방문상담을 끝낸 현재 시간 12시05분. 점심배달 서비스에 만족하시는지를 알아보려고 가까운 이00 할아버지댁을 들렀다. 아니! 지역교회 소속 재가복지 기관에서 일주일 분량의 밑반찬을 드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기관 배달 봉사자의 말에 의하면, 한달 전부터 주1회 밑반찬이 제공되기 시작했단다.

원래 배달시간이 오후 4시 경인데, 오늘은 본인이 급한 일이 있어서 미리 가져온 것이란다.

진작 알았더라면 점심은 성00 할머니께 드리는 건데… 지금이라도 조정해야지. 마음이 씁쓸하다.

복지관으로 돌아온 새내기 복지사는 김00 할머니에 대한 기초 조사표와 상담기록서를 열심히 작성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던 오과장 왈…

" 이 할머니 ▲▲복지관 대상자셨던 것 같은데… 그 쪽에 연락해서 대상자 기록카드를 보내달라고 해봐 … 그리고, 장애우 수영교실 프로그램 진행할 장소 섭외 하는 것 서둘러 줘 "

새내기 복지사는 다음의 생각들을 떠올리며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복지관에서 대상자가 우리 복지관 쪽으로 이사를 했으면, 복지관으로 대상자 파일을 보내고, 서비스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기본적인 사후관리가 아닌가? 그리고, 밑반찬을 드리기 전에 복지관과 서로 연락이 되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수영교실 장소섭외는 어떻게 한다지? 누가 좀 도와줬으면…'

재가복지 업무 연계 절실

사실 새내기 복지사의 고민거리는 지역사회 내 재가복지 실무자들간의 모임이 만들어져 서로간에 업무협조가 이루어지고 있었다면, 상당부분 자신 있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일 뿐 아니라 대상자에게도 물론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청재모'가 만들어지기 전 청주지역에서는 동일한 재가복지 업무를 담당한 사람들끼리 업무협조나 연계는 고사하고, 각 기관의 실무자들이 누구인지 조차도 서로 잘 모르고 지내는 형편이었다.

이런 현실은 1)기관별 재가복지 영역 분할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관계로 발생되는 서비스 대상자의 중복 문제, 2)개별 기관의 규모 및 역량 한계로 인해 발생되는 재가복지 자원 발굴, 확보 및 관리부실의 문제, 3)대상자 파일의 공통양식 부재 및 기관별 대상자 연계 시스템 미비로 인한 대상자 이첩 등의 사후관리 소홀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야기시켜 지역사회 재가복지 사업의 비효율성을 가져오는 것뿐만 아니라, 상담 및 프로그램을 통해 대상자와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재가담당 사회복지사들의 소진(burnout)을 야기 시키게 되며, 궁극적으로 대상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 저하를 가져오게 된다.

청주지역 재가복지 실무자 모임 ('청재모')

지난해 11월, 상기의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해보자는 자발적 취지로 청주지역의 재가복지 실무자 14명이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첫모임을 가졌고, 이후 수차례의 정기모임과 임시모임을 통해 모임명을 '청재모'로 정하고, 회칙 제정을 통해 모임의 성격, 사업내용, 구조등 구체적인 모습을 갖게 되었다. 첫모임 이후 10개월이 경과된 지금 청주시내의 사회복지관 6곳, 노인복지관 2곳, 장애인복지관 1곳, 주·단기보호기관 4곳, 노인복지사업소 2곳, 자활후견기관 1곳, 기타 3곳 총 19개의 기관에서 30여명의 실무자들이 모인 현재의 '청재모'(표1-1)로 성장하였다. 청주지역 재가복지 실무자들은 이 모임을 통해 정기, 비정기적으로 회원상호간의 친목을 다지고 서로의 어려움에 대한 공유 및 수퍼비전 제공은 물론 현재 진행중인 각 기관별 재가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 공유 및 교류, 서비스 중복을 막기 위한 기관별 담당 지역분할 논의, 기본적인 상담 및 욕구사정표 양식의 통일, 지역사회내 재가복지자원 공동 조사, 회원들에게 필요한 업무 관련 교육 사업, 발굴 자원 공동 사용 등 다양한 사업들을 하였고 또, 실시 중에 있다. 현재 공동사업으로는 청주시내의 복지서비스 사각지대를 찾아 대상자를 집중 발굴하고자 "청주시내 복지 소외 동 찾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7월 모임에서는 동종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기관별로 4개의 분과모임을 결성하여 현안문제를 구체적으로 심도있게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였다. 이후 지속적으로 지역사회 재가복지 활성화를 위해 현실적인 대안들을 제시하며, 사람간, 기관간의 네트웍을 공고히 해나갈 것이다.

지역사회 안전망 위한 통합과 협력

재가복지 업무는 간단히 말해서 지역사회 내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재가 대상자(어르신, 장애우, 소년소녀가장 등)를 발굴하고 지역사회자원을 동원하여 이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지역사회 내에서 스스로 살아 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일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통합적 시각과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범시민적 이해와 협력속에 지역중심의 서비스 전달체계의 마련이 요청된다.

현재 재가복지 업무를 실행함에 있어 실무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걸림돌은

첫째, 대상자에게 문제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욕구가 파악되어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역 내 복지 자원의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과

둘째, 복지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지역 차원의 연계망 구축의 미비를 들 수 있으며,

셋째, 지역 시민들의 재가복지 대상자들에 대한 사회 통합적 차원의 이해와 협조의식의 미약을 꼽을 수 있다.

한 예로 재가노인 대상자의 병세가 악화될 경우 재가 대상자에 대한 각종 서비스 지원체계에서 주간보호 및 단기보호로, 이후 시설보호로의 연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되는데, 현실적으로는 제도적 장치나 마땅한 보호시설의 미비 등으로 재가 실무자로서는 이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세워 실행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지역사회 내에서 재가복지가 제대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청재모'와 같은 실무자 중심의 모임이 보다 활성화되어 대상자 및 지역자원 발굴, 재가 복지의식 강화 교육사업 등 다양한 공동의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지자체나 기관장들이 힘을 실어 주어야 하며, 더불어 시민사회단체나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과의 적극적 연계체계 구성도 우리 재가 복지 실무자들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내야 할 몫이다.

복지계 장벽을 허물 종사자들의 뜨거운 가슴

현재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현실이 산적한 문제들을 싸안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이러한 문제를 개별적으로 호소하는 기관, 단체 및 사람들은 제법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소리를 내야하는 사회복지계 지도층 인사들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문제의 현상을 이야기할 뿐이지 주체적으로 복지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실천적 의지는 보여주지 못해 왔다. 지자체와 민간 단체간의 나눠먹기 식의 위탁사업, 단체장 및 교수간의 알력, 복지재벌, 희생 운운하며 묵과해온 노동력 착취, 대상자 없는 복지행태 등 일련의 볼상 사나운 작태들은 사회복지계에 투신하고자 하는 예비 사회복지사나 일선 실무자의 진실과 의지를 무참히 꺾어 버리기 일쑤였다. 이제는 복지계의 최일선 현장에서 손발로 뛰고 있는 실무자들이 꺾인 진실과 의지를 다시 세워 잦아진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이다. 초심의 뜨거운 가슴을 당당히 펴고, 냉철한 문제 진단을 통해 복지 한국의 비전을 제시하며, 현 복지계의 기득권층들에게 무시 못할 강력한 단결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의 힘으로 우리나라 복지현실을 살맛 나는 곳으로 정화시켜야 한다. 이러한 의지들의 표현이 막 태동하려고 하는 사회복지노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표1-1. '청재모' 회원 기관 명단)

번호
기 관
담당자
사무실
1
서부종합사회복지관
이영민
236-3600
2
북부종합사회복지관
소현경
216-8001
3
용암종합사회복지관
변지영
293-9191
4
용암주간보호센터
송진옥
293-9191
5
청주종합사회복지관
김동숙
266-4761

6

현양노인복지사업소
김관성
266-0957
7
산남종합사회복지관
이종예, 박경순
288-1428
8
산남노인복지사업소
강신옥, 정미영
288-1428
9
청주사회복지관
김은수
256-4493
10
청주재가노인복지센터
최영애
273-4435
11
충청북도노인복지회관
김태순, 김영애
265-5305
12
은빛주간보호센터
석효진, 김정임
265-5305
13
청주시노인종합복지관
김창수
255-2144
14
주간보호센터(청노실)
이현정, 박진홍
 
15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곽재훈, 송민임

정선영, 한수임

295-2505
16
우암복지재단
엄재민
257-2497
17
청북사회봉사관

(청북교회)

이태호목사,

남순임

257-3527

255-9539

18
청주자활후견기관
이병하
288-1432
19
충북지역실업극복시민사회단체협의회
이현숙
283-8219
김창수/청주시 노인종합복지관 재가복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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