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2001년도 사회보장예산확보운동의 방향과 전략 공청회 개최

사회보장 관련분야 14개 시민사회단체 공개토론회

사회보장에 있어서 국가의 역할 강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요구

파행과 왜곡을 안고 고도성장을 실현해온 우리나라는 IMF라는 새로운 위기의 국면에 섰으며 이의 극복과정에서 사회안전망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발전을 위하는 길은 경제성장제일주의라는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한 편향적 정책추진이 아니다.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들이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안정된 생활환경아래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발전을 위한 전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보장에 있어서의 국가의 역할 강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2001년 사회보장 예산확보운동의 방향과 전략” 공개토론회

이와 같이 사회안전망의 필요성과 이에 대한 국가역할 강화라는 공통된 인식 아래 사회보장 관련 분야의 14개 시민사회단체(건강연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추진연대회의,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전국실직노숙자대책종교시민단체협의회,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종교계사회복지대표자협의회, 함께하는시민행동)는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사회보장 예산확보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이들 14개 시민사회단체는 예산확보운동의 방향과 전략에 대한 토론을 공개적으로 하기 위하여 자리를 마련했는데 이가 바로 7월 5일(수) 오후 2시, 흥사단 3층 강당에서 열렸던 “2001년 사회보장 예산확보운동의 방향과 전략”이라는 주제의 공개토론회였다.

이날 토론회는 김용익(서울의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이태수(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 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가 종합발제를 맡았고 건강연대 김창엽(서울의대) 교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추진 연대회의 문진영 정책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박하순 부장,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인순 총장,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정렬 소장, 함께하는 시민행동 오관영 국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하여 각 단체별로 예산운동에 대한 고민과 사업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종합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복지수요를 충족하고

소득분배악화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은 반드시 확보되어야

이태수 교수(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 현도사회복지대학교)는 발제를 통해 우리나라의 사회보장현실을 살펴보았다. IMF이후 저소득과 고소득층간의 소득 불균등 현상, 즉 부익부 빈익빈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고 확대된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아래 정부는 ‘생산적 복지’를 새로운 국가이념으로 세웠으나 원론적인 의지천명만이 있을 뿐 정책수단을 통하여 구체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가 재정적자에 대한 원인을 복지에 두고 복지축소를 통해 재정적자를 해소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비판하고 복지수요를 충족하고 소득분배악화 등의 문제를 대응하기 위하여 필요한 재원은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1년도 예산에 실제 국민의 생활과 관련된 필수예산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못해

정부의 2001년도 예산 편성의 기조에 대해서는 실제 국민의 생활과 관련된 필수예산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한 예산 편성이라고 비판하면서, 시민사회진영의 2001년도 예산책정의 기본방향과 4대 중점 추진분야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사회정책강화로의 전환’이라는 기본방향 속에서 설정된 4대 중점 추진분야는 (1) 빈곤계층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체계의 수립, (2) 여성, 장애인, 노인, 아동 등에 대한 사회안전망의 확충 및 내실화, (3)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의 추진, (4) 국민보건 및 의료보장의 충실이다. 시민사회단체가 산출해 본 4대 중점 추진분야의 소요예산 총액은 약 12조원 가량이다.

정부예산 집행상의 낭비분 제거와 음성탈루소득에 대한

철저한 징세 통해 재원 확보

사회보장관련 예산증대를 위한 재원확보 방안으로서는 정부지출의 우선 순위를 재조정해서 경제사업과 국방비 등에 치중되어 있는 국가예산을 소득재분배 효과가 강한 복지, 노동 등의 분야에 먼저 투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기존의 정부예산 집행상의 낭비분을 제거하고 음성탈루소득에 대한 철저한 징세를 통해 세수증대효과를 내고 이러한 세수증대분 등을 복지재정의 증대분과 연동시킴으로써 국가채무 해소라는 재정목표와의 큰 충돌 없이 소득재분배 효과를 제고시킬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회보장예산 확보위해 관련 각 시민사회단체 연대해야

마지막으로 제 시민사회단체를 향해 사회보장 예산확보운동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과제와 전략으로서, 사회보장제도를 위한 부담 증대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하고 예산기획과 집행담당자들의 사회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노력과 함께 조세제도 및 재정지출 제도 전반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감시를 더욱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이를 위해 각 분야별 및 제도별 투쟁을 총괄적인 예산확보운동과 연계할 것과 시민사회단체 간의 예산운동을 위한 공조시스템을 구축할 것도 제안했다.

지정토론 : 앞으로 예산확보를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연대운동에 대한 이해 함께

이태수 교수의 발제 이후, 참석자들의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추진연대회의 문진영 정책위원장은 한 국가의 예산은 사회적 자원의 할당으로서 사회세력간 power의 정직한 반영이자 이념지향의 표출이라고 예산의 의미를 재정의했으며 건강연대 김창엽(서울의대)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사회보장에 대해 민간이 이를 담당하는 것을 전제하고 최소의 부분만 국가가 담당하는 식 즉, 보완적 최소주의를 일관해 왔음을 지적하고 보건복지 각 분야의 시민사회단체는 이를 막기 위해 장기적, 지속적으로 연대하며 예산편성에 대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박하순 부장은 노동자만이 최저생계, 안전망, 기초생활 등에 해당되어야 하는 불평등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모든 사람들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위해서는 사회보장 예산확보운동을 포함한 모든 운동에 대해 계급 운동이 선행 혹은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인순 총장은 그동안 여성운동계가 법관련 개정혹은 입법 운동에 중심을 뒀었기 때문에 예산관련운동에 대해 소홀히 했던 점을 인정하며 예산 편성이나 사용, 관리 등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과 보다 효율적이고 영향력 있는 활동을 위해 각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할 것에 동의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오관영 국장은 예산의 확보의 문제에 못지 않게 예산 감시의 문제도 중요함을 주장하며 두 운동의 연계를 제안했다.

종합토론 : 사회보장 예산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기대와 예산확보 방안

김창엽 교수는 정책과 예산편성에 있어 각 부처와 기획예산처 사이에 아무런 사전이해나 합의없이 부처의 power에 따라 정해지는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탐구할 필요성에 대해 제기했다. 이태수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예산편성에 있어 기획예산처 중심의 항목별 예산편성 방식은 지난 개발독재 때와는 변화된 시대적 국민적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에 개혁을 촉구하기 위한 연대를 통한 시민사회단체의 지속적 활동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체들의 예산확보운동은 지금까지의 로비중심의 기존 예산증액 투쟁방식이 아니라 시대적 요구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마련과 정착에 중점을 두어야 함을 역설했다. 남인순 사무총장 역시 예산 편성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며 전체 예산 편성방식의 변화가 있어야 내부에 항목별 예산확보에 보다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시민사회단체의 연대활동을 제안했다.

예산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앞에 있었던 이태수 교수의 발제내용과 같이 기존의 정부예산 집행상의 낭비분을 제거하고 음성탈루 소득에 대한 철저한 징세를 통해 세수증대효과를 노리는 등의 방안이 논의되었다. 이 가운데 음성탈루 소득의 경우 GNP의 10%이상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지하경제의 규모를 생각할 때 제대로 징세만 이루어 진다면 최소 10조원이상의 세수증대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의지의 중요성이 또한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날의 공개토론회는 예산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운동을 결의하고 새 패러다임에 대한 요구, 예산확보의 방안 등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한 공식적 첫 모임의 자리였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예산편성은 의례히 정부의 몫인 양 내버려뒀었던 데 반해 이렇게 예산확보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고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하겠다.

예산확보운동은 2001년 예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인 사회보장관련 예산의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겠으며 이를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예산확보운동을 위한 역량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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