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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복지예산
  • 2000.09.15
  • 313
  • 첨부 1

2001년도 사회보장예산안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입장



정부와 민주당은 지난 주 새해 예산안에 대한 당정협의를 끝냈다고 발표하였다. 그 내용은 "내년 예산안을 정부안대로 올 추경안 95조보다 6% 늘어난 101조원 규모로 한다"는 것과 "국채이자 및 금융구조조정 이자비용을 낮추고 대신 사회보장 및 사회간접 자본 관련 예산을 6,759억원 늘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을 본다면 사회보장예산과 관련하여 추가조성된 것은 기초생활보장부문과 여성부문에 걸쳐 약 2,27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그 동안 시민사회단체가 내년도 사회보장예산의 확충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며 4개 부문 33개 핵심사업에 약 10조 5천억원이 배정되어야 함을 일관되면서도 줄기차게 주장해 온 것과 비교하여 당정협의의 내용은 실로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우리는 이러한 당정협의 결과를 접하면서 이제 집권여당인 민주당조차 정부와 마찬가지로 현실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안이하며, 특히 국민 대다수의 불안정한 생활기반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박약함을 확인하게 됨에 따라 실망을 넘어 향후 우리 국민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함께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시점에서 민주당과 정부가 지금의 우리 사회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 정부의 역할을 무엇이라고 보는지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지난 7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해 2사분기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작년 동기간과 비교하여 실업률은 6.6%에서 3.8%로 현격히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1인당 실질소득은 IMF 경제위기 이전인 97년 수준에 비하여 95.5%에 머물고 있으며 더욱 심각하게도 소득분배상태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작년 동기간에 비하여 악화된 상태임은 물론, 상위 10% 계층의 소득이 하위 10% 계층의 소득에 비하여 무려 9배나 많은 빈부격차의 격화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경기회복 추세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이러한 빈부격차와 소득분배의 불공평 현상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의지와 실효성 있는 정책수단의 동원을 통해서만이 해결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이러한 정책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집권여당조차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과 정부의 견인역할을 포기한 듯하다.

그 동안 대통령을 위시하여 정부와 집권여당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한 생산적 복지의 구현과 소득분배구조의 개선을 누누히 강조해 왔음은 새삼 재론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도대체 정부의 생산적 복지가 겨우 2,000억원 정도 늘어난 기초생활보장예산으로 구현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며, 또한 근본적인 세제 개혁과 정부재정지출 상의 변환 없이도 3년 내에 선진국수준의 소득분배구조가 달성된다고 보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이 정도의 예산배정으로 국정의 3대 지표로까지 공언해온 생산적 복지를 감당할 요량이었으면, 이는 국민 대다수에 대한 우롱이든지 아니면 집권당으로서의 정책 비전의 부재를 입증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시민사회단체는 그간 정부각료와 당 정책관련 인사들이 지난 경제개발시대의 논리에 젖어 재정적자의 균형회복에만 초점을 맞추어 예산을 편성하는 우를 범하고 있으며 진정으로 지난 시절의 경제논리에만 집착한 '개발재정'을 짜는 데에 급급함으로써, IMF 경제위기를 통하여 얻은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도록 우리사회구조를 변환시켜 나가고 그 견인차 역할을 국가예산이 담당하도록 하여 이른바 '사회재정'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이제 더 이상 정부각료와 당 정책관련 인사들로부터 이러한 방향전환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망한 것이 드러났으므로 이제 청와대가 응답할 단계라고 본다. 이들에 대한 임명권은 물론, 정부 예산안의 최종 재가권을 지닌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한 판단과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작금의 이러한 예산편성안이 현 정부와 집권당의 정책기조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수정을 가하여야 하며, 만일 부합되는 것이라면 이를 명확히 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현 정부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부이며 복지정책에 남다른 의지를 가진 정부라는 쓸데없는 환상을 접게 해 주어야 한다.

우리 시민사회단체는 이미 국회에 2001년 예산안에 대한 의견청원을 한 상태이므로 향후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도 현재의 여당과 야당이 진정 국가의 백년대계와 국민의 삶을 위해 올바른 예산편성이 되도록 노력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예의 주시할 것이며, 어쨌든 국회제출 전의 정부안에 대한 최종 확정단계에서 내년 예산안이 바르게 마련될 수 있도록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민주당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2000. 9. 15.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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