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아시아 오세아니아 서울 국제노년학 대회 개최

대회 보고서

1999년 세계노인의 해를 맞아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에서는 지난 6월 8일부터 11일 까지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섬유센터에서 제6차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노년학 대회를 개최하였다. 금번 국제노년학 대회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노인관련 국제학술회의로 세계유수의 노인복지관련 학자, 정책수립가, 시설장, 실무자들이 모여 "21세기 가족제도의 변화와 노인부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현재 각국에 당면하고 있는 인구의 고령화와 이에 따른 문제들의 분석과 대책방안, 노화연구에 대한 최근 동향, 노인의 건강관리와 부양문제, 그리고 각 나라의 노인복지 정책 등에 관한 논문발표와 자유토론이 있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노년학회는 1950년에 창립된 국제노년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Gerontology)에 속해 있는 4개 지역학회(유럽, 남미, 북미지역 포함)중의 하나이며, 1981년 호주에서 열린 제1차대회를 시발점으로 매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제5차 대회는 1995년에 홍콩에서 열렸고, 제6차 대회는 서울에서, 그리고, 다음 제7차 대회는 일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금번 서울대회에는 29개국에서 온 1512명의 참가자들이 등록하였고, 969편의 논문(노화 및 노년에 관한 생명공학분야 논문 80편, 임상의학 74편, 행동 및 사회과학 315편, 사회정책 및 계획 60편 등)들이 114개의 분과회의(session)를 통하여 발표되었으며, 29개의 기업체에서 출품한 노인상품 전시회가 있었다. 대회기간 동안 1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성공적인 대회를 갖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에서 참석한 한국인(727명)보다는 일본(318명)과 중국(261명)을 비롯하여 미국(53명), 홍콩(41명), 호주(34명) 등 외국(785명)에서 참석한 등록자가 더 많았다. 본 대회에서는 외국인 참가자들을 위한 노인관련 시설견학, 서울시내 관광 및 판문점 방문, 그리고 대회 마친후의 설악산, 경주, 제주도 여행 등을 위한 편의도 제공하였다.

금번 서울국제노년학 대회의 명칭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대회이었지만 실제 참가자의 규모나 내용을 살펴보면 노년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이 대거 참여하여 세계대회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그 이유는 본대회를 전후하여 4개의 노인관련 국제회의가 서울에서 연달아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6월 3-6일까지는 한국노인복지회(HelpAge Korea)에서 주최한 재가노인복지서비스의 가정봉사원 파견사업(home help service)에 관한 국제연수회에 15개국에서 35명이 참석하였고, 6월 4-5일에는 아시아개발연구 포럼, 6월 4-7일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노인건강에 관한 회의가 있었으며, 6월 8-11일까지의 서울 국제노년학 대회에 이어, 6월 11-15일 까지는 UN에서 제시한 '세계노인의 해' 의 주제인 '모든 세대가 함께 사는 사회(Towards a Society for All Ages)'를 건설하기 위한 전문가 회의가 개최되었기 때문에 많은 노인관련 학자들과 정책수립가들이 서울에 집결하게 되었다.

본대회에서 발표된 주제강연중에서 몇가지 논문을 살펴보면, 먼저 미국의 노화생물학자 칼 바레트(Carl Barret) 박사의 '인간세포의 노화에 관한 분자생물학적 연구,' 영국의 노인복지정책 학자인 알렌 워커(Allen Walker)교수의 '노인부양을 위한 가정, 지역사회, 정부의 공동책임,' 등에 관한 발표가 있었고, 미국 영양학회장을 역임한 재미학자 유병팔 교수의 "영양과 노화,' 그리고 일본의 노인병 학자이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학회 회장인 하지메 오리모 박사의 '미래의 질병, 골당공증,'에 관한 논문과 한국노년학회장을 지내고 현재 미국 남가주 대학 초빙교수로 있는 성규탁 교수의 '한국 가족부양의 이상과 현실' 등의 발표가 있었다. 이외에도 호주의 노인병학자 콜린 메스터(Colin Master)박사의 '노화와 질병: 과산화의 역할'에 관한 발표와 미국 노인청장과 노인복지학회장을 지낸 UCLA의 교수 토레스 길(Fernando Torres-Gil)박사의 '21세기의 생산적인 노후생활', 노인가족연구 전문가인 미국 남가주대학의 번 뱅슨(Vern Bengtson) 교수의 '21세기의 노후생활과 세대관계,' 일본 마에다 다이샤구 교수의 '노인건강과 장기요양보호,' 그리고 노년보건학자인 미쉬간 대학의 저시 리앵(Jersey Liang) 교수의 '노인과 건강' 등의 발표가 있었다.

이와같은 주제발표나 자유논문 발표이외에도 고 윤진교수 추모 심포지움, 21세기의 여성노인 문제, 한일 노인수용시설에 관한 공동세미나 등 300명 이상의 참석자들이 모여든 발표회도 있었다. 고 윤진박사(전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1997년 작고)는 한국노년학회장으로 있으면서 제6차 아시아/오세아니아 서울 국제노년학 대회를 유치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국내외 노년학계에서 학문적 업적과 노인복지 발전에 크게 공헌한 교수이다. 윤진 교수 추모 심포지움에는 평소 가까이 지냈던 미국 남가주대학의 번 뱅슨(Vern Bangtson), 죠지아대학의 레나드 푼(Leonard Poon)교수들과 국내 이화여자대학 김미혜 교수와 차병원의 이영철박사의 논문발표가 있었다. 21세기의 여성노인 문제에 관한 심포지움에는 유엔, 미국, 호주, 일본, 싱가폴, 한국을 대표한 발표자들이 참여하여 현세대 여성노인들의 문제를 분석하고 21세기 여성노인 부양에 관한 의견을 서로 나누었다. 한국노인복지시설협회에서 마련한 한·일노인수용시설에 관한 공동세미나에는 양국에서 참가한 시설장들을 대상으로 노인수용시설의 현황과 미래방향(한국: 엄기욱 교수, 일본: 이시 다이조 교수)과 21세기 가족제도의 변화에 따른 노인수용시설의 역할(한국: 문선화 교수, 일본 오바야시 요시야키 교수) 등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금번대회에서는 동서양의 노인관련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대사회의 노인문제와 대응책에 관한 연구를 발표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예상되는 지구촌 인구의 고령화에 대비한 정책들을 의논하면서 21세기의 노인부양은 가족, 지역사회, 정부의 공동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만일 이들 3자간에 적절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노인부양의 지속이나 서비스의 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같이 확대된 개념에서의 부양책임은 앞으로 우리나라 정부가 수행해야 할 노인복지 정책개발에 반영되어야 하고, 장·단기 국가발전 전략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한 또 한가지 기쁨은 '99 서울 국제노년학대회' 조직위원장으로 수고해 오던 한림대학 차흥봉 교수가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취임에 이어 다시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되었고, 그 뒤를 이어 서울대학 최성재 교수가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이번 대회기간중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노년학회 차기 회장(2001-2004년)으로 선정되었다. 앞으로 한국 노인과학학술연합회는 금번 성공적인 국제학술대회를 통하여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오는 2000대에 가서는 세계 노년학대회도 유치해보려는 장기적인 포부와 각오를 가지고 있으며 아태지역은 물론 세계노년학계에서 인정받는 학술단체로 발전될 것이 전망되고 있다.

고양곤 / 강남대 노인복지학과 교수, 제6차아시아오세아니아서울국제노년학대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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