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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8
  • 1998.10.10
  • 791

총 평



지난 7월에 발표한 사회보장발전 5개년 계획(안)의 주 내용은 첫째, 21세기 사회보장의 비전으로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의 현 위치, 향후 5년간의 복지수요 전망, 새로운 사회보장정책의 모색, 2003년 우리나라 사회보장의 모습을 담았고, 둘째, 정책과제별 추진계획으로 (1) 전국민 사회보험시대의 정착, (2) 국민기초생활의 보장, (3) 보편적·예방적 복지서비스의 확충, (4) 사회보장기반의 조성 등을 강조하였다.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진단과 향후 5년간의 복지수요에 대한 전망을 토대로 새로운 사회보장정책을 모색하여 2003년 우리나라 사회보장의 모습을 담은 보고서의 전체 틀은 짜임새 있게 갖추어져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향후 5개년 주요사업 추진개요를 통해 사업분야와 추진 연도를 명확히 제시한 것과, 사회안전망 확충방안에 대해 정리해 놓은 것도 기존의 보고서보다 충실을 기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하겠다.

그러나 복지이념 혹은 복지관을 볼 것 같으면, '균형적 복지국가'라는 이상한 용어를 사용하여 경제와 복지를 대등한 위치인 것처럼 썼지만 세부적인 정책과제별 추진계획의 내용을 보면 복지를 경제의 종속변수로 보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잔여적 개념의 복지를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사업내용을 보면, 각 사업에 대한 재원조달 방안과 정부 부처간 협의과정에 대한 언급이 나타나 있지 않아 선언적인 인상을 풍긴다.

 

 

사회보장발전 5개년 계확(안) 주요내용



▶ 전 국민 사회보험 실현 (2002)

▶ 연금제도간 병급조정 및 가입기간 연계제도 도입 (2003)

▶ 고용보험 : 최저 구직급여 확충

(최저 임금액의 50→70%) (1999)

▶ 4대 보험의 단계적 통합 실시 (2003)

▶ 최저생계비 부족분만을 지원해 주는 보충급여제도 도입 (2000)

▶ 주거보호제도 도입 (2000)

- 주거수당(거택보호,5만원 지급) 및 무주택 세대에 임대주    택 무상제공

▶ 일시적 긴급구호제도 도입 (1999)

- 가구원의 사망, 실직 등 생계유지가 곤란한 세대에 지급(1    인당 월 6만원, 3개월 이내)

▶ 생업자금 융자 확대, 정부보증제 도입 (2000)

▶ 경로연금 지급대상 및 지급액 연차적 확충 (658천명       →891천명, 2만∼5만→5만원) (2003)

▶ 저소득장애인 생계보조수당 확대 (2003)

- 대상 : 자활보호대상자 2급 중복까지 → 전체 생활보호 장    애인

- 지급액 : 월 4만5천원 → 11만원

▶ 18세 이하 저소득아동에 대한 아동수당 및 장애아동 부양 수당제도 도입 (2001)

▶ 장애인 범주를 대부장애, 정신질환까지 확대 (2003)

▶ 치매요양기관 확충 (60→ 90개소) 및 치매요양병원 설치 (시도별 1개소) (2000)

▶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확충 (설치율 : 98년 41.9% → 65%) (2003)
 



종합적으로 말해서 이 보고서는 전체적 짜임새는 잘 되어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서 성실성과 충분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선 사안별 추진계획이 우선 순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고, 각 사안별 구체적인 전략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도개선에 소요되는 추가재정이 얼마인지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부문별 평가

 

사회보장발전의 이념적 목표(균형적 복지국가)에 대하여

첫째, 균형적 복지국가의 달성이란 이념적 목표가 현 단계 우리나라 사회보장의 목표로서 적합한지 의문이 든다. 균형적 복지국가의 개념이 확실치 않고, 국제적으로 쓰이는 용어도 아니며, 오히려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줌으로써 전체적인 기조와 어울리지 않는다.

둘째, '성장과 복지'의 조화라는 용어와 '생산적 복지이념의 추구'라는 기조는 복지가 발달되지 않은 복지후진국에서는 교묘하게 복지를 억제하는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실업이 만연하여 공공부문의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한 우리의 현시점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용어이다.

셋째, 세계적 보편성과 한국적 특수성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발표문의 어디를 봐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우리 나라의 사회보장비 지출 규모에 관하여

첫째,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에서는 '사회복지비GDP 대비 5% 확보운동'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런데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사회보장비 지출이 1996년의 경우 GDP 대비 5.3%로 나와 있는데 산출근거가 무엇인가?

둘째, 지출규모 못지않게 수입구조도 밝혀야 한다. 정부와 개인, 그리고 기업의 사회보장비 수입의 분담비율이 밝혀져야 GDP 5.3%의 내용적 의미가 있다.

 

사회보험 부분에 대하여

첫째, 4대 사회보험 부문에서는 별다른 개혁방안이 나오지 않고 각 부처의 추진계획을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며, 전체적인 개혁 프로그램이 없다. 적어도 4대 사회보험 부문의 적정급여 수준과 적정보험료 수준에 대해서는 5개년 계획이니 만큼 구체화된 안이 나와야 한다.

둘째, 사회보험 운영 및 기금운용에 대한 가입자 참여방안이 빠져 있다. 적어도 사회보험기금(의료보험 적립금, 연금기금, 산재보험 기금 등)에 대한 가입자 통제와 재정운영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보험재정의 장기적 안정을 위해 재정추계모형을 개발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로 생각되나 좀더 구체화된 안이 제시되었으면 한다.

셋째, 4대 보험을 통합할 때, 행정관리기구를 일원화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분립된 행정체계를 그대로 둔 채 보험료 부과기준이나 보험관리단위 등을 통일하여 연계만을 강화할 것인지 명확한 원칙이 없다. 사회안전망으로서의 보험급여체계와 적용범위를 정비하려면 행정관리기구를 일원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넷째, 보험급여 부문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의료보험의 상병수당, 출산수당, 아동수당 등 세 가지 급여에 대한 언급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임시직, 계약직 노동자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건설·일용직 노동자 등 불완전 고용층을 어떻게 사회보험내로 편입시키고, 자격관리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전혀 나타나 있지 않다.

다섯째, 사회보험의 정보공개와 서비스 증진에 대한 대책이 제외되어 있다. 따라서 사회보장기본법에 사회보장제도의 정보공개 및 대국민 정보공개서비스, 정보공개청구권 등의 내용을 규정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개별 법률에 관련 규정을 신설하여야 한다.

여섯째, 이번 안에 민영보험의 도입을 지원한다는 정책방향이 있는데, 과연 우리나라 사회보장의 발전단계가 지금 정부가 민영보험을 육성할 정도로 성숙되어 있는지 의문이다. 민영보험 도입은 각종 세제혜택 등을 통해 중·상층 이상의 계층을 도와주는 것인데 지금 그 단계는 전혀 아니다.

일곱째, 사회보장에 대한 국제적 기준으로 널리 원용되는 ILO의 102호 조약(사회보장의 최저기준에 관한 조약) 등 사회보장조약을 5년 내에 비준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4대 사회보험제도의 급여 종류, 적용범위, 급여수준, 자격조건 등을 ILO의 각종 사회보장 관련 조약 수준으로 맞추어야 한다.

 

국민기초생활의 보장 부분에 대하여

첫째, 생활보호대상자수와 관련해 볼 때, 현재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한계계층 실업자가 100만 명 정도로 추산되며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인데, 보고서에 있는 1999년 4.6%, 215만 명은 너무 적은 수다. 1999년은 현재의 148만 명과 추정치 100만 명 등 적어도 248만 명은 되어야 한다.

둘째, 주거보호수준은 최소한 총생계비에 대한 임대료의 비율을 기준으로 30∼35% 정도로 책정해야 한다. 그리고 식구수와 지역에 따른 최저주거기준을 적용시켜 각 지역의 임대료 및 주거 상황에 맞는 주거보호가 필요하며, 금융보조도 필요하다.

셋째, 일시적 긴급보호제도로서 일인당 일률적인 월 6만 원 정도의 식품비는 개인의 처지에 따라 달라야 한다. 유아는 분유값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 한창 자라는 청소년들은 이보다 더 필요하며 임산부, 수유부, 노약자의 영양필요량이 다르며, 노동강도가 높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나마 3개월만 보호한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가?

넷째, 자활보호대상자에 대한 생계보호 실시계획은 전혀 없는데, 앞으로 자활보호 대상자에 대한 생계보호가 실시되어야 한다. 자활보호대상자가 단지 노동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생계보호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노동의 의사와 능력만 있으면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고성장·저실업의 시기에 타당한 것이지, 현재와 같이 저성장·고실업의 경제 상황에서는 설득력이 없다.

다섯째, 생활보호대상자 선정을 위한 재산기준을 정할 때, 저소득층 대부분이 전세금이 전 재산인 경우가 많으므로 지역별 저소득층의 실제 재산상태를 반영하여 차별적으로 적용하여야 한다.

여섯째, 현재 있는 생계, 주거, 의료, 교육, 자활, 해산, 장제보호 외에 결혼보호가 추가되어야 한다. 즉, 혼례보호제도를 신설하고 혼례시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공공시설의 설치, 혼례보조비, 혼례 시 주거마련 보조를 위한 금융보조 등의 제도가 추가되어야 한다.

 

보편적·예방적 복지서비스의 확충에 대하여

첫째, 가족과 지역사회에 대한 예방적 서비스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은데, 전체적으로 물질중심이 아닌 생명(인간)중심의 복지서비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복지서비스는 여전히 양적인 면에만 치중하고 있고, 소비자(클라이언트) 입장에서 필요한 질적 측면의 개선방안은 제대로 나와 있지 않다.

셋째, 복지서비스와 관련하여 전문인의 양성, 배출, 재교육 등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전문인 자격제도와 연관지어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복지서비스를 전달하는 종사자에 대한 획기적인 처우개선에 대한 언급도 미흡하다.

넷째, 자원봉사 협의체를 구성하여 수요와 공급을 조정한다고 하였는데 자원봉사자 또는 단체의 협의체가 수요 공급의 조정, 개발, 교육 등 직접적인 봉사활동을 담당할 수는 없다. 자신이 자원봉사를 하는 것과 다른 사람을 지도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보장기반의 조성에 대하여

첫째, 복지공동체에서 가족-이웃-지역사회-국가간의 책임분담의 문제가 불명확하다. 잘못하면 가족과 이웃에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

둘째, 복지자원의 다원화부문에서 기업, 민간단체, 지역사회, 가족 등 공급주체를 다원화함으로써 복지공급체제의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계획에는 국가의 책임을 우선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민간 자원은 잔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국한되어야 하며, 국민의 보편적 욕구충족 자원은 국가가 동원해야 한다. 그리고 민간자원 동원시 세제혜택 범위 확대 등 국가의 보조역할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셋째, 시민영역의 활성화를 위하여 현재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을 폐지하거나, 상당히 완화해야 한다. 이는 민간의 선의를 조직화하는 데 중요한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국가와 시장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영역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애가 되고 있다.

넷째, 일반국민과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사회보장 정책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한 언급이 없다. 우리나라 사회보장정책 운용에서 중요한 것이 관리운영의 민주화와 수급권자 참여구조의 확대이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 및 사회보장 운영과정에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적 장치의 구축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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