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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9
  • 1999.01.10
  • 546
98년 말에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확정되면서 근 1년간 논란이 되었던 급여수준 조정, 전국민연금 확대 시기, 그리고 연금기금운용 개선이 이루어졌다. 개정 국민연금법은 그 동안 국민연금시행 10년 동안 나타난 문제점을 상당부분 개선한 측면이 있으나, 세부적인 제도를 시행하는 데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99년에 중요하게 부각될 과제로는 새로운 기금운용방식에의 적응, 도시지역 연금 확대를 위한 행정체계의 정비, 그리고 세계은행과 합의한 공·사 연금제도의 개혁문제이다.

새로운 기금운용방식에의 적응

국민연금기금운용방식은 개정 국민연금법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 부분인데, 핵심적인 것은 그 동안 공공자금관리기금법에 의해 기능이 사문화되었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이하 기금운용위) 자금배분 결정 권한이 대폭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즉, 기존에는 공자법에 의해 기금운용위의 자금배분 결정권이 박탈당했으나 공자법에 의한 강제예탁이 폐지됨으로써 기금운용위가 전적으로 기금운용 및 자금배분 권한을 갖게 된다(물론 기금운용계획 과정에서 기금관리기본법에 의해 재정경제부와의 협의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는 사실상 정부에 의해 주도되던 기금운용권한을 가입자대표들이 상당부분 공유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정 국민연금법에는 20명의 기금운용위 위원 중 복지부장관 등 정부부처 당연직 위원 6인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을 노동자, 사용자, 농어민, 시민단체 등 가입자대표가 차지하게 됨으로써 이전보다 가입자 대표의 참여가 대폭 강화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입자대표의 기금운용에 대한 책임성 문제이다. 대부분의 가입자대표들이 사실상 전문적인 기금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초기에는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정부가 마련한 기금운용계획에 도장을 찍어 주는 형식적 위원회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관련 단체들간에 올바른 기금운용을 위한 기금운용위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겸허하고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이다. 또한 기금운용과 관련하여 '기금운용위'의 하위기구로 개정 국민연금법에 신설된 '국민연금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이하 실무위)도 그 기능이 제도화될 때까지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다. '실무위'도 '기금운용위'와 마찬가지로 정부대표 6인 외에 가입자 대표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은 '기금운용위'와 '실무위' 그리고 재경부와 복지부 및 국민연금관리공단 사이에 적절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나 관행에 익숙해 온 정부의 태도, 그리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하는 가입자 대표들의 미숙함으로 당분간은 적응의 시기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파열음이 들릴 수도 있다. 정부의 개방적 태도와 가입자대표의 원숙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될 것이다.

도시지역 연금확대 문제

99년 4월로 예정된 도시지역 연금확대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또 한번의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연금의 도시지역 확대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의 자영자 소득파악, 그리고 적절한 행정관리인력 두 가지 요소가 갖추어져야 한다. 그러나 자영자의 소득파악 문제는 여전히 신뢰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현재의 인력으로 850만 명에 달하는 자영자의 관리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자영자 소득파악 문제는 국세청이 참여하는 별도의 소득파악기구를 설치하기로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가 되었으므로, 이전보다는 개선될 소지가 존재하고 있으나, 그 동안의 국세청의 관행을 볼 때 획기적인 개선책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또한 부족한 연금관리 인력의 충원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4대 사회보험의 통합 문제와 맞물려 있으므로 운신의 폭이 적다고 할 수 있다. 결국 99년에도 적정한 보험료 부과체계의 개발과 관리인력의 부족이 여전히 국민연금분야에서 큰 쟁점으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공·사연금제도 개혁문제

세계은행과의 구조조정차관(SAL) 협상과정에서 합의한 공적 연금 및 사적 연금 제도개선 문제도 99년에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다(SAL 협상 중 연금관련 내용은《복지동향》2호에 실린 논문 참조). 우리 정부가 세계은행과 합의한 연금제도 개선 내용은 기금운용의 민간 위탁, 4대 공적 연금의 통합 문제, 퇴직금과의 조정문제, 공적 연금의 사적 연금으로 전환 등 사실상 연금제도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내용을 논의하게 되어 있다. 물론 이 작업을 위해 한국측에서 개혁 초안을 만들고 이를 세계은행과 협의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되어 있으므로, 세계은행의 요구대로 연금제도의 개편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세계은행은 칠레식의 강제민간연금제도를 가장 이상적인 제도로 설정하고 있으며, 세계은행이 개입하는 국가마다 칠레식으로의 연금제도 개편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 연금개혁백서 초안을 만들기 위해 복지부산하에 '공사연금개혁실무위원회'가 구성되었으며, 이 위원회에서 개선작업을 논의할 예정에 있다. 그러나 이 위원회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눈초리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병존하고 있다. 일종의 통과의례의 형식이 아닌가 하는 의문에서부터 이번 기회에 한국의 복잡하고 정돈되지 않은 공적 연금제도의 개혁과 사적 연금(혹은 퇴직금)의 역할분담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 군인, 교원, 노동자, 자영자, 기업인 등 각계각층의 이해관계가 예민하게 얽혀 있는 만큼, 제도의 조정과정에서 상당한 논란과 갈등이 예상된다. 공사연금의 개혁은 결국 연금의 민영화를 강하게 요구할 세계

은행, 공적 연금제도를 고수하게 될 정부, 그리고 보험료와 급여수준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가입자 등 3각의 축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그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여기서 변화의 폭을 결정하게 될 중요한 변수는 역시 가입자들이다. 그러나 가입자들이 단일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집단이 아니며, 또한 연금문제에 대해 일반국민들의 인식이 크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군인, 공무원, 교원의 목소리는 강하게 반영되고, 일반국민의 목소리는 적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99년은 98년 국민연금법 못지 않게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연금문제에서 정부와 가입자 간에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측면은 이번 국민연금법 개정을 계기로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공적 연금제도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의 개방적 태도와 가입자의 책임성이 절실히 필요로 되는 시점이 바로 99년일 것이다.

김 연 명 /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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