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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9
  • 1999.01.10
  • 455
주거복지정책의 중요성이 다시금 절실하게 인식되고 있다. 절대적인 주택부족 상황에서 그 동안 우리나라의 주택정책은 1가구 1주택을 목표로 양적 확대정책에 치중하였다. 이를 위하여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여유계층에게 주택구입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결과적으로 건설을 촉진하는 방식이 정책의 주조를 이루었다. 양적인 부족이 해소되면 그 혜택이 자연스럽게 저소득층에게 흘러내려 갈 것이라는 순박한 가정이 강조되었으며, 따라서 저소득층 대책이나 계층간의 형평성과 같은 복지적인 가치는 무시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양적 확대 위주의 주택정책이 얼마나 취약한 것인지는 IMF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주택문제의 악화는 실업에 따른 가정해체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고, 노숙자 문제 역시 주택문제의 또 다른 표현에 다름 아님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건설 자체도 금년도 건설 목표가 50만∼55만 호임에 비해, 10월말까지 실적은 전년 대비 46.6%가 감소하여, 절반 정도의 달성률을 보일 뿐이다. 물론 아직도 주택보급률이 100%에 못 미치는 상황(건설교통부는 92%로 추산)도 중시되어야 하겠지만, 복지정책적 고려를 결여한 그간의 주택정책의 결과, 전세가구가 전체가구의 46.7%에 달하고, 서울의 경우 월소득의 47%를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으며(선진국은 25∼30%), 단칸방 거주 가구가 159만 가구에 이르는 등 그간 형성된 왜곡된 주택소비 구조가 경제상황의 악화와 맞물리면서 중하층 서민들이나 중산층에게까지 엄청난 타격을 주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정부의 정책은 각종 규제완화와 인센티브 강화로 경기부양에 골몰하는 구태를 벗지 못하였고, 따라서 복지지향적 사회주택정책의 진전은 매우 부진하였다. 92년에 영구임대주택 건설이 19만 호로 종결된 이후, 우리나라의 사회주택정책은 침체를 면치 못하였기 때문에 영구임대주택 건설 재개와 최저주거기준 설정 등을 공약한 현정권의 주택정책은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임시방편적인 실업대책과 경기회복을 지상명제로 한 정책의 결과 사회주택정책의 본격적인 부활은 실현되지 않았다. 이제 복지지향적 주택정책을 새롭게 정비하여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 앞에서 99년을 맞이하여 추구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그 동안의 동향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주거기본법 제정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첫번째 과제는 모든 국민이 적절한 수준의 주택에서 거주할 권리를 법적으로 선언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거기본법의 제정이 선결 과제인데, 이는 96년의 세계주거회의(Habitat II)를 위시한 국제사회의 보편적 권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는 98년 3월 19일 서울시 주택조례를 통하여, 비록 지자체 수준에서지만 이러한 방향의 정책을 천명한 바 있으며, 11월 6일 도시연구소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국제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주거기본법 입법추진위원회를 결성하였다(월간《복지동향》3호 참조).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정부에서도 이를 전향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있다는 점이다.

공공임대주택의 확충

주거복지정책의 가장 강력한 수단은 무엇보다도 공공임대주택의 확충이라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임대주택은 모두 58만 호로서 전체 주택재고의 5.5%에 불과하다. 그나마 영구임대주택 19만 호를 제외하면, 5년 후 분양하는 임대주택이 27만 호로 다수를 차지한다. 현정권은 금년부터 5년간 매년 2만 호씩 총 10만 호의 영구임대주택 건설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대신 10년∼20년 임대주택을 2002년까지 5만 호 건설한다는 위축된 형태의 '국민임대주택' 건설계획을 10월에 발표한 바 있는데, 각각 소득 10분위 계층별 3∼4분위와 1∼2분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며, 이를 위해 건설비의 30%(8,100억 원)를 정부재정에서 부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공공임대주택의 확충은 시급한 정책과제로 남아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 경기침체에 따라 주택건설이 부진한 현재와 같은 시기에 공공임대주택의 활발한 건설은 시장의 결함을 보완하는 정부의 역할과 관련하여 많은 의미를 가질 것이다.

주거비 보조제도의 확충

다음은 주거비 보조제도의 확충을 과제로 들 수 있다.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비교할 때 이 제도는 수혜자 지원의 특성을 가지며, 초기 투자비용의 과도한 부담 없이 비교적 용이하게 주거복지의 향상을 꾀할 수 있어 확충이 시급한 제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영세민전세자금 융자제도(서울시 경우 매년 만가구 정도)와 주거환경개선사업 지구의 주택개량 보조제도가 일부 시행되고 있을 뿐이다. 이를 저소득 가구들의 주거빈곤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제도로 확충하기 위해서는 월세보조제도의 도입과 함께, 제도의 내용도 최저주거기준, 공정(표준)임대료, 최저생활비 등을 기준으로 하는 부족액 지원방식으로 개선하여야 한다. 따라서 공정임대료(또는 전세보증금) 산정, 최저생활비 계측, 최저주거기준의 설정, 주거관련 분쟁조정기구의 확립 등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특수 욕구 집단을 위한 주거서비스

마지막으로 노인과 장애인 등 특수 욕구 집단을 위한 주거서비스의 발전이 필요하다. 우선, 97년에 제정된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을 위한 법률'의 접근권 보장 정신이 주택과 보호시설의 기준으로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들을 위한 서비스는 선택의 여지가 극대화되도록 다양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즉, 적합한 주거시설(실버산업, 동거형주택, 노인 또는 장애인 전용주택 등) 공급을 위시하여 보호시설의 확대, 주택수당 지급, 기존 주택의 개보수비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공급되어야 한다.

이외에도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가족이 함께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주거의 보장은 기본적 인권의 차원에서 사회와 정부가 책임져야 할 과제라는 인식의 확립이 시급하다. 이러한 정신에 입각할 때, 노숙자 등 무`부의 과제가 될 것이다.

참고 문헌

교통건설부(1998), 보도자료(1998년도 주택건설 종합계획, 1999년도 예산안 ; 주택건설실적(1998, 1∼10월) ; 국민임대주택 5만호 건설계획)

서울시(1998.3.19), 서울시 주택조례.

도시연구소(1998), IMF시대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국제토론회 자료집.

이 영 환 /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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