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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위원회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를 만들어갑니다

월간 복지동향 200호 발행
  • 1999
  • 1999.01.10
  • 740
98년은 사회복지시설 분야만을 놓고 보면 암울한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에바다사건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양지마을, 구생원, 수심원, 뿌렌나 애육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의 부정, 비리와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권리가 침해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시설에서의 사고는 98년에만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이미 87년에 형제복지원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으며 그 뒤에서 유사한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였다. 이렇게 사회복지시설에서 부정적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이에 대한 행정조치나 법적 조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도·감독은 지방정부가 담당하고 있으나 담당 공무원의 비전문성과 무책임성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무마하기에 급급하며, 시설이나 법인의 임직원 임면에 대한 영향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법적으로 처벌받는 정도도 미약하다. 에바다의 시설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나와 법인과 시설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양지마을의 이사장도 재판중이기는 하나 기소된 내용은 실제의 문제보다는 매우 약한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러한 예들은 시설에서의 비리와 권리 침해가 기본적으로는 개별 시설 운영자의 비전문성과 부도덕성에 기인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개별적인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시설들은 폐쇄적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지역사회로부터 유리되어 있다. 설립이 오래된 몇 개의 시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설들이 지리적으로 지역사회와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설에의 입퇴소도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법인이나 시설의 운영, 임직원의 채용 등도 폐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주민들도 사회복지시설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시설에 대해서 혐오시설로 간주하여 배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행정 관청의 책임도 크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공무원의 무책임성과 비전문성은 시설에 대한 지도감독의 책임을 다 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복지사업법의 개정 이후 더욱 증폭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하면 사회복지시설의 설립이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된다. 즉, 시설의 설립에 대해 엄격하게 적용할 기준이 없어지게 된다. 물론 예산의 지원을 위해 시설에 대한 평가를 하도록 법에 규정은 되어 있지만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사회의 무관심과 배타성, 시설의 폐쇄성, 행정당국의 비전문성과 무책임성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사회복지시설의 사회적 책임을 담보할 방법은 단지 개별 시설운영자의 양심과 도덕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회복지시설 관련 사업은 사회복지시설의 개방성과 민주적 운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복지시설 입퇴소절차의 적법성, 시설 운영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시설의 운영, 행정당국의 적절한 지도감독, 지역사회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가능할 수 있는 조치들이 추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99년에는 사회복지시설 인권 옹호단(가칭)이 구성될 예정이다. 인권 옹호단은 양지마을 사건이 불거져 나온 이후 이 문제의 전개에 관심을 가지던 개인과 단체들이 일회적인 대처로는 사태의 해결과 예방에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구생원 등 유사한 사건이 계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사회복지시설에서의 인권 침해문제를 감시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구의 설립 필요성이 인식되면서 인권옹호단의 설립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였다.

인권옹호단은 사회복지시설 입소자의 인권옹호와 권익신장,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전문성과 윤리 확립을 통한 복지서비스의 질적 향상, 지속적·체계적 활동으로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인권침해 예방과 대처, 관계 당국의 인권침해 지도·감독 강화 촉구, 사회복지시설 서비스의 질 향상과 제도개선을 목적으로 활동할 것이다.

특히 사회복지시설에서의 인권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인권옹호단 산하에 인권옹호 신고센터, 지역위원회 등을 설치하여 문제 발생에 대처하고 지역사회의 관심을 촉구할 예정으로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 인권옹호단은, 시설의 문제가 단순히 개별 시설운영자의 비전문성과 비도덕성에서 발생할 뿐만 아니라 시설운영을 둘러싼 환경들 ― 시설 운영과 관련된 정책과 행정 당국과의 관계 등 ― 의 결함과 모순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시설 문제에 대한 개별적 대처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사와 정책제언에 더욱 많은 관심과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관심을 가진 분들의 지지와 참여를 기대한다.

김 종 해 /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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